[간호사일기] 오늘. 사직했다. 1년, 중환자실 간호사의여정을 돌아보다.
오늘. 공식적으로. 사직이 되었다. 난 이제 대한민국이 인정하는백수이다.
"저 사직하겠습니다. "
약 1주일 전, 난 부서에 사직의사를 밝혔다.
모두가 놀랐고, 갑작스런 나의 결정에 부러움과 아쉬움의 분위기가 공존했다.
사실 동료들은 이 또한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곳은, 간호사 세계는 이직이 밥먹듯이 일어나는 곳이기에
그들도 사직 이야기를 들으면
"한명이 또 나가네. 또 누가 들어오려나."
인 것이다.
그래도 사직의사를 밝히고 1주일간 더 근무하면서
어짜피 갈사람이라 무시하고 없는사람 취급 한다던데, 그정도는 아니었다.
덕분에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 마지막 근무가 끝나고 간호관리자분들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나오면서, 참 후련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새가 된거같아 너무 홀가분했고, 날씨도 참 아름다웠다.
병원의 후문을 딱 나오니
그동안 내가 이 길을 다니며 있었던 1년간의 짧다면짧고 길다면 긴 일들이 쭉 생각났다.
제일처음.
처음 이곳에서 신규간호사 교육을 받았던 때가 생각났다.
별로 잘난것 없는 내가 신규 간호사들 대표가되어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주제에 신규들의 리더가 되었다.
욕도먹고 칭찬도 먹고 가지가지로 다먹었었다.
60명에 달하는 신규 간호사들을 데리고 회식하려고 여기저기 발로 뛰어댕기는것도 생각났다.
신규 교육이 끝난 후
모든게 끝난 줄 알았지만 발령받은 부서로 들어간 것도 생각이 났다.
마치 신병교육대를 졸업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군 복무를 하는 자대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정말 이느낌과 똑같다.)
그렇게 중환자실로 첫 발을 들였고, 내 1년의 한발자국을 떼었다.
프리셉터를 지정받고 본격 교육시작.
내가 처음보는 사람들과 처음보는 환자들. 익숙하지만 처음다뤄보는 기계들
그곳은 정말 신세계였다.
내가 4년간 공부했던 내용들은 실무에선 말그대로 '이론'일 뿐이었고, 그닥 쓸모가없었다.
예를들면, 혈압의 정상수치는 수축기압 90~120mmHg 이완기압 60~90mmHg 이다!
라고 배웠다면 여기서는 어떤환자는 혈압을 150/90정도로 유지 해야했고, 어떤환자는 120/80정도로 유지해야했다.
모든것을 거의 새로 공부해야했으며, 임상은 노동과 공부의 연속선상이었다.
모르면 무시당하는 곳.
심지어 장기요양환자의 보호자들은 우리보다도 해당환자의 질병에대해 더 세세하고, 잘 알고있다.
한번 모르는게 들통나면 그뒤론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시가 무한반복된다.
그렇게 약 4주간의 프리셉터 교육을 마치고 바로 독립.
이제 날 보호해주던 프리셉터 간호사가 없어졌다. 내가 단독으로 책임을지고 내 환자를 봐야한다.
이때부터
지옥신세계가 펼쳐진다. 그동안 프리셉터가 뒤에서 백을 봐주며 나름 할만하다 느꼇는데
이제 내가 환자들의 0~100까지 모든걸 다 봐야한다.
내시간안에 일을 다 못끝내니 초과근무 연장연장연장...
하루 15시간근무가 현실화되는곳이다. 물론 무보수.. 근무연장은 내잘못..
온갖 욕을 먹어가며 탈탈 털려도보고. 잘했다고도 들어보고.
정말 잘했다는 한마디가 정말 고마웠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인간은 칭찬이 필요하다.
아무튼 그렇게 어찌저찌 독립 후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1년을 보냈다. 어떻게 1년을보냈지 ㅎㅎ..
내가보던 환자가 죽음을 맞이했을때 펑펑 울어도보고
환자가 회복되어 병동으로 올라갔을때 하이파이브하면서 다시는 여기서 보지말자.
약속도해보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1년간.
원래 목표는 3년 근무였지만.
계속되는 3교대 근무. 한달 휴일 9~10일. 그중 1~3개는 교육.
제대로된 휴일이 없고, 잠도 잘 못자고. 바쁘고. 그렇게 내몸은 지쳐갔다. 건강도 망가졌다.
1년동안 내 삶의 중심엔 '나'가 없었고, 병원이있었다.
이 생활이 3년이 지속된다면 결국.
@jellypark 의 중심엔 '내'가 사라질것 같았다. 그래서 과감히 1년을 찍고 사표를 던졌다.
이제 난 공식 백수다.
사실 막막하다.
하지만 활 시위는 당겨졌다. 어디가서 꽂힐진 모르겠지만 일단 날아가 봐야겠다.
글을 한번 쓰고 다시 읽어본다.
글의 두서가없고 그냥 막 휘갈겨쓴 느낌이다. 그래도 난 글을 배워본적이 없으니
어쩔수 없지!라고 생각해야겠다. 독자들에겐 미안하지만.ㅎㅎㅎ
스팀잇을 전보다 좀 더 열심히 할수있을것같다! 아님 더 못하려나..^^;ㅎㅎ
jellypark님 글 읽으면서 저도 퇴직할 때가 생각나는군요.
8년을 일했던 응급실에서의 생활들...
jellypark님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응급실에 계셨었나봐요! 8년을 하셨다니 ㅠㅠ 대선배님이시군요. 사실 관두고 나와서 뭘할지 정말 막막하긴하지만 뭐라도 해보려고요!
Amazing idea of the post
Nice to meet u~.:D
전쟁터 같은 곳에서 1년이나 버티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저 같으면 한달도 못 버텼을 것 같은데ㅠㅠ 그런 곳에서 1년이나 버티셨는데 뭔들 못하겠어요! 앞으로 승승장구 하실겁니다ㅎㅎㅎ
그동안에 휴가 보낸다 생각하고 푹쉬세요. 고생많았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앞으로 무슨일인듯 못하겠냐!! 이런마인드입니다ㅎㅎ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당분간 차분히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네요. ^^
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늦잠이란걸 자보았네요!
ㅎㅎㅎ 늦잠 좋지요. 저는 새벽에 늦게 잤는데도 평소 출근하던 습관대로 일찍 일어났네요. 모처럼의 주말인데 ㅠㅠ 이제 더 이상 잠이 안와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간호사되기도 힘드셨을텐데
고생하셨어요!!
네 정말 간호사가 되기뮈해.
그리고 좋은병원? 돈많이주는병원!에 가기위해노력했었던 시간이 있었는데 다 부질없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ㅎㅎ
그동안 고생 많았다! 이제 새출발이네? 축하해~ ^^
이야아아아아아아아~~~~
다시 시작이다아아아~~~~ 소리지르고있어 맘속으루 ㅎㅎㅋㅋ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돛을 올렸는데 이게 이리 절 설레게할줄은 몰랐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몸과 마음 많이 상하셨을 텐데 조금씩 회복하길 바랍니다. 저녁이 있는 삶으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ㅠㅠ 저녁이 있는 삶....
ㅠㅠ 저녁이 있는삶...
별건 아니지만 별거아닌게 아닌...
이제 오랜만에 저녁에 가족과함께 저녁식사를 할수있게 됬네요!
응원해요 보팅 팔로우하고 또올게요^^
감사합니댜! 또오세요~~^^! ㅋㅋ
맞팔하겠습니당~
저는 방사선사라 매일같이 중환자실 포터블을 올라가는데 중환자실 간호사분들은 항상 힘들어보였고 바빠서 그런지 예민하더라구요...ㅎㅎ 1년 못버티고 나가는 분들도 여럿본거같네요 ㅎㅎㅎ
수고하셨습니다"~~!!!!!
한동안 푹 쉬세요!!★★
오오! 방사선사님이셨군요!
저도 1년을 못버틸 뻔? 했지만 정말 이악물고 1년을 어떻게 했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