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미 죽어있다.' : 스티미언 일대기 2-1화

in #kr6 years ago (edited)

2화 어느 청년의 반항기 ‘넌 이미 죽어있다.‘

스티미언 일대기.jpg

한 청년이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올라가고 있다. 오똑한 코와 꽉 다물어진 입매, 그리고 종이에 먹물을 찍어 놓은듯한 검은눈동자를 가진 청년의 모습은 이제 갓 약관을 넘어선 듯 얼굴 한 구석엔 아직 앳된 구석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어깨까지 늘어트린 긴 은발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검은 눈동자와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던 청년이 어느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몇몇 동물들만이 경계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 청년을 바라볼 뿐 사람의 흔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청년은 허리에 메고 있던 칼을 풀어 옆에 내려 놓고는 한차례 심호흡으로 가쁜숨을 몰아내었다.

“정말 귀찮단 말이야, 아버지는 왜 검술 수련을 꼭 이런 곳에서 하라고 하는 건지. 아무래도 수상하단 말이야!”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주위를 한번 둘러 본 청년은 가문의 검술을 익히기 시작하고 어느정도 익숙해질 즈음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불러놓고 했던 이야기를 떠올려 보았다.

“스팀, 이제 검술이 어느 정도 몸에 익은 것 같구나.”
“당연하죠. 지금껏 얼마나 열심히 수련했는데요. 검에 마나를 입히기 위해 부러뜨린 검만해도 아마 수백자루는 될 겁니다.”
“검에 마나를 입히는 게 뭐 그리 힘든 일이라고 수백자루나 부러뜨려. 어쩐지 요즘 저녁 반찬이 부실하다고 했더니 그게 다 네가 부러뜨린 검때문인 거로구나..”
“아니! 왜 이야기가 그쪽으로 가요. 나야 아버지가 하라는 대로 죽어라 수련한 죄밖에 없구만.”
“흠흠. 뭐 그건 그렇다치고 요즘 검술이 더 이상 늘지 않지.”
“역시 알고 계셨네요.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실력이 늘지 않더라구요. 아무래도 좋은 검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은데, 이참에 창고에 있는 검 하나 꺼내 주세요.”
“아서라. 지금 내 실력으로는 창고에 보관된 그 검들 중 무엇 하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 까닥 잘못했다가는 네 목이 몸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생길수 있으니까.”
“그럼 어떻게 해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좀 가르쳐 달라구요. 그렇게 잔소리만 늘어놓지 말구요. 아.버.지.”
“ 너 상당히 반항적이다. 오랜만에 대련이나 한번 할까?”
“아닙니다. 아버지! 반항이라뇨. 절대 아닙니다. 어찌 제가 감히 하늘 같으신 은빛의 전신 스티미언 공작에게 반항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속상한 마음에 털어 놓은 넋두리를 오해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 알겠다. 인심써서 내가 너에게 길을 알려주마, 너의 검술이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은 우리 가문 비전의 검술 수련을 위한 장소가 잘못된 탓이기 때문이다.”
“장소가 잘못되다뇨. 그런 얘기는 금시초문인데요.”
“너 지금 이 아비를 의심하는 것이냐.. 응”
주먹을 말아쥐는 아버지를 본 청년 스팀은 금세 꼬리를 내리며 아니라고 항변한다.
“오해십니다. 아버지. 그럼 어디에서 검술을 수련해야 하는 것인지 길을 알려주세요.. ”
“알았다. 우리 가문의 검술은 깊은 자연속에서 수련을 할 때 그 효과가 배가 된다. 특히 깊은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수련하면 그 속도가 배가되지..”
“에! 그게 무슨 말뼈다귀 같은 소리에요. 깊은 산속에서 수련하는 것이라니..”
‘쿵’
“악!”
지금까지 아부성 발언으로 자신의 머리를 지켜왔던 스팀이었지만 순간 울컥한 탓에 속마음 그대로를 표출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당연하다는 듯이 아버지의 주먹이 스팀의 머리에 와서 부딪쳤으니 뒤따르는 악 소리는 아버지가 내리는 사랑의 주먹질이 부른 소리라 할수 있겠다.

“아이 진짜. 왜! 때려요..”
“음, 한 대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구나..”
“아닙니다. 아버지 이미 정신은 멀쩡해졌으니 산속으로 수련을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 같구나. 산은 저기 보이는 차트 산맥에 10번째 봉우리에서 하도록 하거라. 내가 몇차례 돌아보니 저기가 자연의 기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것 같더구나. 저기에서 하루에 딱 6시간씩 수련 하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예~~ 차트 산맥 10분봉 이라구요. 여기서 저기까지 거리가 얼만데, 오가는데만도 4시간은 걸린다구요.”
“허허, 잘알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확인해 보았다지 않더냐. 수련은 내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피곤할터이니 어서 들어가서 쉬거라.”

쉬라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스티미언 공작의 어깨가 조금씩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소리 죽여 웃음을 짓을 때의 떨림처럼 말이다.

“역시 뭔가 있어, 아무래도 아버지한테 당한 것 같단 말씀이야. 그나저나 이제부터 수련을 시작하면 돌아갈 때 즈음엔 해가 완전히 떨어지겠는걸. 빨리 수련을 끝내고 돌아가야지 그래야 어머니가 걱정하지 않으실테니.어서 서두르자.”

스팀은 그때부터 자신의 몸속의 마나를 모두 동원해 가문의 검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스티미엄일대기의 두번째 이야기. 네이버 웹소설에 글을 다시 쓰기전에 연습삼아 적는 글이어서 설정이나 여러부분에서 부족하지만, 차츰 다듬어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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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 10분봉 4시간봉.. 은빛의 전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번째 편도 보러 왔어요:)
아 너무 웃겨요. 중학교 때 진짜 판타지 소설 많이 읽었는데 떠오르네요.

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때 생각하면서 열심히 쓰고 이있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아핫,,,,, ㅎㅎㅎㅎㅎ

하하하... 처음보는 분들의 반응이 모두 똑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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