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허리케인에 날아가는 중간 매개자

in #kr6 years ago (edited)

블록체인 허리케인에 날아가는 중간 매개자

허리케인

하는 일이야 어찌 되던, 저는 아직까지 금융회사에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카드사에서 꽤 오랜 시간 일을 했고, 지금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일을 하고 있지요.

카드업과 은행업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한가지를 꼽자면, 두 산업 모두 지불결제서비스를 주요 비즈니스 중 하나로 가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카드는 메인, 은행은 서브이긴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지불결제산업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걸리적거리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을 없애는 방향으로 발전을 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신용카드는 현금을 없애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다음에는 들고다니는 실물카드가 번거로우니, 플라스틱 카드를 없애려는 시도로 모바일카드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그 다음 단계로 계속 시도되는 것은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하는 VAN을 없애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VAN이 중간에서 가져가는 수수료 비용을 줄여, 소비자와 카드사, 가맹점 모두 추가 이익을 얻기 위함이지요. (카드사들은 아직 계속 시도 중이지요)

그 다음으로 등장한 개념은 바로 카드사 자체를 없애려는 계좌 기반 앱투앱 결제 입니다. 체크카드 결제를 예로 들 경우, 현재 '은행 - 카드사 - 밴 - 가맹점' 의 연결고리로 되어 있는 부분이 '은행 - 카드사 - 가맹점' 으로 하는 VAN-less 의 시도가 진행되면서 동시에 '은행 - 가맹점' 으로 직접 이어지는 Card-less 의 시도가 등장한 것이지요.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결제가 크게 성장하면서 그 가능성이 점점 더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Card-less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가기도 하였습니다.

✔︎ 카카오뱅크, ' 앱투앱' 결제서비스 준비...태풍될까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바로 Bank-less 입니다. 지금까지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를 함에 있어서 은행 또는 카드사가 없다면 그 거래가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서 여러 사업자들이 수수료를 받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것이지요. 하지만 판매자(가맹점) 입장에서는 그 수수료도 아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계좌 기반 앱투앱 거래를 한다고 하더라도 판매자는 은행에 수수료를 지급해야하니깐요. 그 동안은 그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은행에게 줄 수수료도 없애버릴 방법이 생긴 것이지요.

바로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입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노코미를 활용하여 구매자와 판매자가 거래를 할 경우, 판매자는 기존에 비해 훨씬 많은 수준의 거래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 절감된 비용이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또 다른 혜택으로 적용될 수 있겠지요. 결국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보다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 음식배달 앱에 블록체인 적용…"하반기 가상화폐 결제"

그럼 그 다음은 무엇이 될까요?



앞서 언급한 내용들도 아직 모두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상황에서 그 다음을 이야기하는게 다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으나, 누군가는 항상 다음의 상황을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 다음 단계는 바로 거래소의 붕괴입니다.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가 거래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의 기술과 서비스로는 구매자가 가지고 있는 현금을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로 교환하여 판매자에게 제공을 하게 되고, 판매자는 이를 다시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는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지요. 물론 van사와 카드사와 은행에 지급하던 수수료 보다는 훨씬 낮은 수수료일 수 있긴 하나, 그래도 돈은 돈이니깐요.

그 다음의 타겟은 그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챙기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될 것입니다.



물론 그 방식이 어떤 기술과 서비스로 구현될 수 있을 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카드가 생기고, 계좌기반 앱투앱 거래가 생기고, 블록체인이 등장하면서 가상화폐 거래가 생긴 것 처럼, 거래소 없이 이용자의 현금과 가상화폐의 상호 가치가 교환될 수 있는 방법이 머지 않아 등장하리라 예상합니다. 혹은 저희가 그 방법을 찾아야 하겠지요.

6-less.png
(Payment 6-Less Stage Theory by @jayden.yoo)

10년 뒤 20년 뒤에도 잘 먹고 잘 살려면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정신줄 똑바로 잡고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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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체인지리스를 보고 '교환 없음' 으로 해석해버려서 순간 웃어버렸는데, 잠깐 다시 생각해보니 거래소 없는 거래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거래소는 은행같은 곳이니 은행과 거래소가 동시에 수요가 있으니 미래에도 존재하겠지만 그것을 통하지 않는 거래가 충분히 기술적으로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가능해도 국가가 허락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요.

거래소가 필요한 이유는 현재의 실물 화폐와 암호화폐 두 가지 화폐 사이에서 아직 실물 화폐의 영향력이 매우 더 크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건 아직 현금이 진짜 돈인 세상이니깐요) 하지만 암호화폐의 실질 가치가 기존의 국가 발행 통화와 유사하게 되거나 혹은 다른 화폐 가치 교환 방식(또는 기술)이 등장한다면 거래소 없는 거래가 등장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거래소는 코인 안전금고같은 역할도 겸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탈중앙화 가치와 관련없이도 거기 넣느니 개인지갑이 백배 안전하다고 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지만요. 미래에는 코인 안전금고 역할밖에는 하지 못하더라도 존치되리라 생각합니다.

거래소 자체의 존치와 관련해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네요~

다만, 현재도 bitshare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지향하는 서비스들도 나오니, 거래 자체는 exchange-less로 가는 게 맞다고는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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