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손

in #kr8 years ago

제 아버지는 기술자 이십니다.
건축쪽에서 상수도쪽에서 다방향으로 많은 기술을 가지셨었죠. 나름 능력있는 가장이셨습니다. 아주 좋은 기술로 없어서는 안될 기술을 가졌음에도 하루 13000원의 임금을 받고 일하셨다고 하십니다.

그 시절이 아마도 70~80년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가 90년도에 태어났습니다. 작고 뽀얀 그 작은 고사리손을 가지고 제가 세상에 눈을 뜬 90년도에 햇빛을 보며 세상에 출생 신고를 한 것 입니다.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시며 가정을 돌볼때 전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고 작은 고사리 손으로 무엇인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거나, 연주하거나 다방향쪽으로 괜찮은 재능을 타고났었습니다.

그게 다 아버지의 영향이겠죠. 그래도 제일 잘하는 것은 노는 것과 먹는 것 이었습니다. 하지만 97년도 IMF의 시작으로 아버지가 근무하던 회사가 나라에 팔려나가고 저희 집안에도 막대한 손해와 빚이 생겼습니다. 당시의 얼마 안되는 금액도 굉장히 큰 금액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아침에 전 제대로 된 끼니도 먹지 못하게 되었고 흔히 말해 거지가 되었던 것 입니다.

그 후로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생긴 버릇이 있습니다.걷다가 땅만보고 다니며 떨어진 동전이 없었는지 찾으며 매번 땅을보게 되었죠. 그러다 동전을 줍게되면 100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분식집의 계란튀김을 먹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시절이기에 허겁지겁 먹다가 목에 계란이 걸려 식도가 막혀 죽을뻔한 경험도 했었습니다.

그리고는 평생 안고가야 할 거북목이 되었습니다.
교정하면 차츰 괜찮아지지만 아직까지도 교정이 잘 안되는 편입니다.

공부도 재밌을 만큼 배우는 것도 제게는 즐거웠습니다. 경쟁심도 강하고 욕심도 강하여 뒤처지거나 지는 것을 싫어했기에 늘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있는 사람들에게 이길 수 없다는 현실에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전 노는 것을 더 좋아했나봅니다...

유일하게 있는 집안보다 이길 수 있던 것은
타고난 손재주였습니다. 과학경시대회때
비행기의 원리를 응용한 부메랑을 만들어 학교에서 수상을 한 경험도 있었습니다.제 자신이 손재주가 좋아 무엇이든 잘 할 것이라 생각했고 제 고사리 손을 보며 많이 아끼고 아끼고 소중하게 관리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제 지나친 생각과 오만이었습니다.

가난했던 저는 학교도 시골로 옴겨야했고 아버지는 시골에서 빚을 갚아나가며 살아오셨습니다. 많은 불화도 있었고 저 또한 아버지에게 많이 혼나며 하루하루 흔히 불량아로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뭐든 욕하고 대들고 화내고 공부를 잘할 수 있었음에도 처다보지도 않는 교과서는 늘 그자리에만
자리를 지켰고 놀러다니며 유일하게 학창시절에도 재능을 보이는 것은 그림그리기, 악기다루기, 경시대회였습니다. 이 고사리 손으로 학창시절 첼로와 피아노를 연주했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표로 연주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17살의 깨달음

17살 무렵 전 스스로 판단했습니다. 부모님이 이끌어줄 수 없이 바빳기에 제 스스로가 학업에 단념해야했고 사회에 뛰어 들어야겠다며 판단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예쁘게 다저진 제 고사리 손은 기술과 노동 거친 상처와 아픔으로 노랗게 굳은살로 쌓여갔으며 더이상 제 꿈과 이상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내색하지 못하는 침묵

17살부터 아르바이트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 일한 이곳은 악덕사장이었고 전 6개월간 누군가와 말해본 적도 없이 일만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저를 벙어리라 하였고 누군가는 저를 장애인이라 하였습니다. 그저 전 현실을 깨닫고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아이였을 뿐입니다. 12시간 일하고 받는 35000원이 제게는 큰돈이고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보탤 수 있는 제 노동의 댓가였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전 학창시절을 후회합니다.
좀 더 열심히 할 것을 불량해지지 말았을 것을
잘사는 애들이 부모님에 대해 물으면 창피하기도 했었던 철없는 어린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현재의 전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철없던 어린시절도
이제는 과거일뿐 좋았던 손재주나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이제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모든 아픔을 짊어졌던 고사리손은 이제 쭈글쭈글하고 거친 한 남성의 손으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제 손에게 많이 미안하고 더 큰 세상을 보여주지 못한 제 자신에게 실망했었기에 스스로 단념합니다.

이제는 힘든 과거도 형편도 많이 사그라 들었습니다. 제가 부모님대신 조금만 더 고생하고 아프다면 이 형편이 조금은 빠르게 시간을 되찾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저는 이러한 부모님에게도 제 자신에게도 불만을 가지지 않습니다. 무엇을 탓하기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더 나아진 삶을 위해 전 오늘도 최선을 옆에 두고 있습니다.

미안했고
후회했고
힘들었고
오만했던

나의 과거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앞에서 잠들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야기를 여러분 앞에서 묻을 수 있기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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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글쓰신다고 지난 기억이 다 사라지진 않겠지만, 글쓰는 순간은 되짚어보고, 글 다쓰신 순간 한숨 다 쉬셨길 바래요.
저도 조만간 쌓인 마음 좀 덜어내야겠습니다.

카일의 보팅이벤트 1차수 4일차 보팅 남기고 갑니다~^^

4일차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한숨쉬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철드셨네요! ㅎㅎ
이런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놓는 것을 보니 어쩌면 어릴 때의 상처와 힘들었던 게 이제는 거의 다 치유되고 오히려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 게 아닐까 싶네요.
재벌집 막내딸로 태어나도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도 하잖아요.
고난과 고생은 누구도 좋아하지 않지만, 그를 통해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성숙해지고 남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요?
이 포스트를 보고 호감 뿜뿜! 했네요^^

언제나 깊이있는 생각으로 바라봐주시는 우리 수지님^^왠지 이런 따뜻한 댓글에 우유한사바리 땡기는 날 입니다. 아 . 참고로 전 우유를 좋아합니다.
저도 수지님에게 애정애정 뿜뿜^^

이런 진정성 고백도 참 좋은것 같습니다.
나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 .^^

진정성있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열심히 사셨어요! 과거를 돌아볼줄 알기에 밝은 미래가 있을거라 믿습니다 :)

어느 역사속에서나 들을법한 이야기네요 ㅋㅋ
과거를 돌아보는 자 밝은 미래만이 열릴 것이다!
오늘도 핸섭한 우리 펫님 고마워요 :-)

잘 살고 계십니다.
흘러간 세월의 무상함은 나이가 들어야 아는 것이고,
자신이 타고난 것은 바꿀 수가 없음이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힘들어도 살만한 곳이기에, 지금도 최선을 다합니다.

저도 마찬가지 아직도 힘이 듭니다.
같이 갑시다.

좋은 저녁 되세요.
괜히 읽었나 봅니다. 맥주 생각이 납니다.

같이 맥주한사바리 땡겨드리고 싶네요 ㅠ.ㅠ 어찌 답글을 시쓰듯 이래 잘써주시나...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반갑습니다 포스팅 잘읽었어요^^
팔로우 하고갑니다~~
시간 나시면 맞팔 부탁 드려요^^

힘들었던 과거 경험은 앞으로의 삶에 큰 버팀목이 될 거라 봅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이네요.

청소년들에게 이런 글이 통할까요?방황하는 아이라면 한없이 삐뚤어져 있을텐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본문 글중에..
"모든 아픔을 짊어졌던 고사리손은 이제 쭈글쭈글하고 거친 한 남성의 손으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제 손에게 많이 미안하고 더 큰 세상을 보여주지 못한 제 자신에게 실망했었기에 스스로 단념합니다."

단념하지 마세요....
응원합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주의 시작!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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