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을 위해 쓰는 편지 4. 진주에 있는 내 동생.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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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진주에 있다. 동생이 진주에 이렇게 빨리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진주가 아니라 논산으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옆에서 닦달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늦게 논산으로 갔을 것 같다.

진주. 내가 20개월 전 있던 곳이다. 20개월이나 지났지만 그 곳에서 6주간의 기억은 또렷이 남아있다. 오늘 동생이 뭘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6주 동안 지금 즘 동생이 무엇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 누가 훈련소 기억이 좋겠냐만, 나 역시 진주에서의 기억이 썩 좋지는 못하다. 난 무릎이 다친 상태로 훈련소에 입소했다. 2015년 10월경으로 기억한다. 그 때는 한창 런닝머신을 뛸 때였다. 3일을 연달아 6km, 8km, 8km를 뛰었던 게 원인이었다. 평소 3배에 가까운 거리를 뛰니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무릎 연골이 상했다. 계단 내려가는 것만 해도 무릎이 쑤시는 바람에 정말 고역이었다. 병원에서는 퇴행성관절염 초기증상이라고 얘기했다. 치료법은 딱히 없었다. 그저 쉬면서 물리치료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그 뒤로 런닝머신을 뛰지 않았고, 내 무릎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되었다.

착각이었다. 무릎은 정확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나았다. 그리고 내 무릎은 훈련소를 수료하는 날까지 날 괴롭혔다.

이런 부분에서 동생이 걱정되지 않는다. 동생은 체력이 너무 좋다.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신체조건이 너무나 차이난다. 부모님 말씀으로는 나는 친가 유전의 영향이 크고, 동생은 외가 유전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훈련이 동생 체력에 부칠 정도라면 누군가가 이미 쓰러졌을 것이다.

동생의 훈련소 생활이 시작되었다. 낯선 환경에서 6주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난 몸이 아픈 바람에 훈련소에서 상당히 까칠해져 있었다. 내 몸을 돌보느냐 주위를 둘러볼 여유라곤 없었다. 결국 훈련소에선 난 혼자였다.

훈련소 친구. 나는 못했지만 동생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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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헐 벌써 퇴행성 관절염 이라니 ;;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ㅜㅜ

저도 세자매중 둘째인데

언니 동생은 운동신경이 좋은편인데

혼자만 운동하고는 담 쌓았네요;

그래도 동생분이 체력이 좋으신편이시라니

다행인것 같아요

그래도 형이 이렇게 든든하게

뒤에서 바라봐 주는데 잘 하시고 오실꺼라

믿습니다^.^!!!!

이제 무릎엔 문제가 없답니다. 관절은 어쩐지 몰라도 근육이 무릎을 잡아주고 있다고 해야하나(?), 아프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운동을 안하게 되면 무릎이 다시 말썽일 것 같습니다.

동생분은 잘 해내실거라 생각이 됩니다. 나중에 멋진 군인으로서 만나게 되는 날이 기대가 되네요..

아플때 만큼이나 서러운게 없죠.. 걱정입니다. 동생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수 있어야 한텐데요.. 형이 걱정하는만큼 분명 잘 해내겠지만.. 그래도. 걱정입니다.. ㅠㅠ

저도 진주에서 훈련 받았더라죠. 좋은곳으로 자대배치 받았으면 좋겠네요.

무사히 훈련소를 잘 마치고 나올겁니다 !! 나왔을때 맛있는 소고기를 드시는 걸 생각하면서 ~

저는 16년 1월 6일 논산훈련소를 입소했었습니다. 훈련소 친구라 해봤자 같은 분대 였던 애들이지만 '전역하고 꼭 만나자!' 이 말은 절대 안지켜지죠 ㅋㅋ전국 각 지에서 모이기도했고 자대가서 바쁜 생활 하다보면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16년 1월 이시면 아직...... ㅎㅎ. 저는 '16년 1월 11일이었습니다. 아마 비슷한 시기에 때굴때굴했겠네요.

하루 하루 동생분이 @ioc님이 하셨던 길을 그대로 걷고 있는것을 생각하면
묘한 기분에 사로 잡힐것 같아요 ^^ 그래도 아마 잘해내실거라 믿습니다. ^^

진주면 해군이나 해병대로 간 건가요? 동생분이 군에 입대하셔서 걱정이 크시겠지만 더 멋진 남자가 되어 돌아올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근데 사진 속의 형제가 너무 귀엽네요. 우리 두 아들도 사이좋은 형제로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갑니다~^^

어디인지도,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렸을 적 동생과 찍은 몇 안되는 사진이에요. 왼쪽이 동생. 오른쪽이 저랍니다. 왠지 수원화성에 찍은 사진 같은데 어머니께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맞다. 진주는 의뢰로 공군이랍니다.

저도 형하고 같은 장소로 군대를 갔었습니다.
군대가기전에 형이 이야기해준 이야기가 많이 떠오르더군요
군대에서 아프면 정말 서럽죠 ㅠ
동생은 잘 해날수 있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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