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Blue Bottle)의 한국 런칭, 그리고 그에 대해 거는 기대

in #kr7 years ago
블루보틀(Blue Bottle)의 한국 런칭, 그리고 그에 대해 거는 기대

샌프란시스코 지역 유명 로컬 로스터였던 블루보틀(Blue Bottle)의 성장세는 사실 굉장히 급작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블루보틀이 현재의 명성을 얻는데 걸린 시간이 불과 5년여 남짓으로 사실 그 배경에는 다양한 구글 벤처스와 더불어 다양한 벤처 캐피탈의 투자와 언론의 관심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필자가 처음 블루보틀 커피(개인적으로는 블루바틀이라고 읽는데 더 익숙해져 있지만)를 처음 접했던 2011년도에는 사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뜨고 있는 제3의 물결의 소규모 로스터들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 예전 블루보틀의 웹사이트 모습

당시 블루보틀의 모습을 생각해보자면 핫했던 다양한 인디,마이크로 로스터들 사이에서 블루보틀이 이렇게 큰 규모로 발전하여 자리잡을 줄은 사실 예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 나름 품질로는 어깨를 나란히 했던 베어풋(Barefoot coffee)나 리츄얼 커피(Ritual Coffee)등의 현재 모습을 고려해 볼 때 확실히 블루보틀의 성공은 "커피"에만 초점을 맞출 수는 없을 겁니다.

플리마켓에 자가 로스팅한 커피를 내다 파던 현 CEO 프리먼에 대한 스토리가 이같은 블루보틀의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 성공의 이면에는 굉장히 여러가지의 상황들과 투자배경들이 존재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글을 빌어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성공" 측면의 내용이 아닙니다.


▲ 2011년 당시 블루보틀과 인텔리젠시아의 커피 패키지

필자가 처음 블루보틀의 커피를 접했던 2011년도는 당시 미국의 3대 로스터였던 스텀프타운, 인텐리젠시아, 카운처컬쳐커피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부흥을 이끌었던 시기였으며,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이미 이같은 메이저 커피 로스터들은 큰 성공 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으며, 그 당시의 커피들은 굉장히 좋은 품질로 많은 매니아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사실 여담입니다만, 이 당시 인텔리젠시아의 찰스 바빈스키는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얻었고 또한 인텔리젠시아 출신의 챔피언 마이클 필립스는 이후 핸섬 커피를 설립했고, 핸섬 커피는 블루보틀에 인수 됩니다.)

이 당시의 블루보틀은 이러한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과 비교해 굉장히 높은 품질의 커피를 선보이던 로스터는 아니었습니다. 정말 좋은 품질이라기 보다는 좀 더 소비자 친화적인 네이밍과 깔끔하고 소박한 브랜딩으로 조금씩 성장하던 브랜드였죠.

그리 특별할 것은 없던 커피의 품질이었지만, 참신한 몇몇의 시도와 성실하게 다진 브랜드 이미지로 블루보틀은 점차 이름을 알리며 결국은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얻어 한단계 더 큰 브랜드로 도약하기에 이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블루보틀의 가장 큰 성공의 배경에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의 이미지의 대중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당시 힙스터 커피 문화가 스페셜티 커피씬에서 주도적으로 자리잡았지만, 이는 커피 매니아들의 문화에 더 가까웠고 그들만의 축제에 더 근접했습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후발주자였지만, 이같은 스페셜티 커피를 친근한 이미지로 만들어 대중에게 다가갔습니다. 출근길 직장인들이 스타벅스의 커피를 사는 대신 줄을 서서 블루보틀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게 만들었고, 과하지 않고 정제된 이미지로 고급의 커피 이미지를 너무 "Geek"스럽게 만들지 않으면서 좋은 커피의 이미지를 브랜드에 녹여냈습니다.

일본 블루보틀 키요즈미 지점이 오픈을 하며, 일본인들을 줄 서 커피를 사마시게 했던 것도 이같은 "좋은 커피"의 이미지로 한번쯤은 마셔봐야 할 카페로 소문났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블루보틀의 커피는 굉장히 특별난 커피가 아닙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많은 매니아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크게 자리잡은 "스페셜티 커피"의 카테고리를 대중들에게 편하고 적당히 고급스럽게 전하는 그 중간지점에 있는 곳이랄까요. 사실 이미 한국에서도 좋은 스페셜티 커피를 전하는 로스터와 카페들이 즐비하고, 이 곳이 결코 블루보틀 커피에 비해 아쉬운 커피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아직 입지와 명확한 시기가 구체적으로는 전해지지 않았습니다만, 제가 블루보틀의 한국 런칭에 거는 기대는 딱 그 지점에 위치합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선한 보편성", 매니아들의 문화로만 남지 않고, 이같은 커피를 한번쯤은 모든 대중들이 마셔보게 하고 가지고 있던 커피들의 편견들을 깰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합니다.

여전히 신맛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젠 그 신맛이 이질적이지 않고 한번쯤은 받아들여봄직한 열린 마음을 대중들에게 갖도록 해주는 것. 또 커피는 굉장히 많은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고 알게 해주는 것. 그게 블루보틀이 한국의 커피 대중들에게 전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블루보틀이 한국에서 성공을 한다면 이어 한국의 많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과 카페들 역시 대중들에게 주목받게 되어야 합니다.

블루보틀의 한국 런칭이 이미 좋은 커피를 만들어내는 곳이 한국에도 이미 많았음을 알게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그것이 블루보틀이 미국의 다양한 메이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로부터 얻은 가장 큰 혜택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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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제발 너무비싸지만 않기를....

비싸면 저부터도 못 사마십니다. ㅠㅠ

thats right and i think a bigg succes need many hard working and some time in many situations

저도 커피 좋아하는데, 블루보틀에서 내린 커피 맛 보고 싶네요.

너무 흥미롭습니다👍

^^ 감사합니다.

너무 즐겁게 잘 읽었어요!
블루바틀이 이렇군요

개인적 경험으로 그 중간 어느 지점에서 테라로사나 프리츠 같은 몇 브랜드가 떠오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어느정도 수준의 커피를 선보일지.. 사실 저는 기대보다 수준이 낮음에도 블루바틀의 브랜드파워가 쉑쉑버거처럼 먹힐것같단 생각입니다. 삼청동에 들어선다면 접근성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는 지역이라 홍보 목적 내지는 말씀하신 어떤 상징성을 갖고 들어오는거겠구나 싶습니다.

네 정확히는 어느 곳인지는 아직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조율 중인 것 같구요. 그런데, 블루보틀은 일본 입점 당시에도 철저히 로컬의 느낌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아마도 한국적인 장소를 찾으려 노력할 것 같습니다.

프릳츠 같은 곳은 사실 지금도 굉장히 해외에서 유명합니다. ^^ 머잖아 더 유명해질 것 같기도 합니다. 커피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커피는 제게 마이소중합니다 ㅎㅎ 프릿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곳은 아닙니다만 대중에게 어필이 꽤 되는 스페셜티로 보였는데 해외진출도 했군요. ㅎ잘모릅니다.. 관심은 많고요..포스팅 감사히 보고있습니다 ^^

2년 전 도쿄에 갔을 때 오모테산도에 있는 블루보틀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일본 지사 분들이 요즘 트랜드를 알려면 가야 할 곳들 중 하나로 적어줬었는데 이렇게 유명한 곳인지는 다녀오고 나서야 알았습니다.ㅎㅎ
한국에도 들어오는 군요. 기대 되네요~

^^ 이미 다녀오셨군요. 블루보틀의 일본 진출은 정말 이웃나라로서 너무 부러웠었죠. 소문만 무성했는데 이제 정말 진출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일본여행에 사람들이 꼭 블루보틀에 들르는걸 보고
처음에 블루보틀을 일본 고유 브랜드로 알았던게 생각나네요 ㅎㅎ
한국에 들어온다니! 꺅 너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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