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022.0513 선학원 설립조사 만해스님 아니다

in #kr2 years ago

“만해는 선학원 창건 및 운영의 동참 인물로 설립조사나 주체로 보는 것은 무리이다.” 재단법인 선학원이 만해 한용운 스님을 설립조사로 내세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는 5월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선학원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덕숭총림 수덕사(주지 정묵스님)가 주최하고 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삼혜스님, 총무원 총무부장)와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소장 주경스님)가 주관했다.

김광식 교수는 이날 ‘선학원의 설립 주체와 노선에 대한 재검토’라는 주제발표에서 “1921년 10월 선학원 창건 당시 만해는 3·1운동으로 옥중에 수감되어 있었으며, 창건 상량문에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만해를 설립조사로 보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최종진(법진스님)이 1954년 2심 판결문을 근거로 제시한 만해스님의 선학원 설립조사 주장에 대해 김광식 교수는 “판결문은 일제하에 생산된 자료가 아니라 3차 자료로 유의할 점이 많다”면서 “대법원 판결문도 확인하고, 판결문 내용이 객관적 사실로 부합되는지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대법원 판결에서는 선학원 창건 및 만해 행적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서술을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2심의 일부 문장만 적출하여 논고를 서술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김광식 교수는 선학원이 펴낸 <선학원 100년의 기억>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특히 설립조사 및 중흥조 편에 나열된 인물의 편중을 지적했다.

김광식 교수는 “한용운을 송만공의 2배 이상으로 서술한 것은 지나치고 몰역사적”이라면서 “만해가 1922년부터 1924년까지 선학원 활동의 구심적 역할을 잠시 한 것은 인정하지만, 창건 주체라는 없었던 사실을 만들고 선학원 활동의 중심으로 만들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광식 교수는 <선학원 100년의 기억>에 실린 수덕사 내용에 대해 “편파적이고 감정적이며, 일방적으로 선학원 입장만 나열하고 감정적 단정적 서술까지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발표가 끝난 뒤 서재영 성균관대 초빙교수,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조기룡 동국대불교학술원 교수는 “김광식 교수의 주장은 타당하며 의미 있는 접근”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성수 불교신문 부장은 ‘일제강점기 한국불교 자주화 및 정체성 구현 활동’이란 제목의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논문 발표 앞서 진행된 세미나 개회식에서 조계종 총무부장 삼혜스님(선학원정상화추진위원장)은 축사에서 “최근 선학원이 발간한 <선학원 100년의 기억>이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후 “선학원정상화추진위와 종단 소임자로서 선학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총무부장 삼혜스님은 “선사(先師)들의 뜻을 받들고 한국불교 법맥을 이어야 하는 사명이 있는데, 오늘 세미나가 그러한 의미에서 역사를 바로 아는 중요한 자리”라면서 “종단과 선학원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덕숭총림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한국불교 파괴 정책에 맞서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해 만공스님과 성월스님 등 선사들이 선학원을 설립했다”면서 “(그럼에도) 오늘날 선학원은 부끄러운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어 스님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은 “선학원 설립조사에 첫 번째로 꼽힌 만공선사를 뒤로 하면서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역사왜곡까지 벌이고 있다”며 “덕숭총림 대중은 만공선사의 위법망구한 설립 정신을 유지 계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주경스님은 기조발표에서 “선학원이 발간한 <선학원 100년사>의 왜곡된 역사를 밝혀야 한다는 취지에서 세미나를 마련했다”면서 “오늘 발표되는 논문들은 조계종과 선학원은 물론 근현대불교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경스님은 “선학원은 일제하에서 청정한 수행가풍을 유지하고 수행자들의 복지와 수행환경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이익 집단화된 이사회에서 현실적, 제도적, 정치적으로 장악하고 있다”면서 “조계종과 선학원 주요 소임자들이 부처님 근본 가르침과 선학원 설립의 초심으로 돌아갈 때 선학원이 본래 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는 일제강점기 선학원의 설립 목적과 설립조사에 대한 역사적 규명과 더불어 한국불교 정통성 수호에 동참한 스님을 자료에 근거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출처_불교신문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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