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소카 대표가 말하는 한국의 승차공유 시장

in #kr5 years ago (edited)

지난주 금요일에 경기도 창조경제진흥센터와 서울신문이 공동 주최한 '공유경제 국제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이 포럼에 여러 발표와 토론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공유경제 사업을 직접 하고 있는 이재웅 소카 대표 겸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의 공동본부장의 진솔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 분의 생각 중에 몇 가지는 공론장에서 좀 더 부각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제가 요약하고 리라이팅을 해도 되지만, 되도록이면 이 분의 발언 그대로를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 간추리고 다듬은 부분이 있지만, 되도록이면 이날 발언한 내용의 전부를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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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화면에 띄워진 인물이 플랫폼 협동조합 운동을 하는 트레버 숄츠 뉴욕 뉴스쿨 교수이고, 가장 오른쪽에 앉은 인물이 이재웅 소카 대표임.

다 읽기 힘든 분들을 위해 일단 살짝 요약을 해볼게요.

  • 공유경제 기업의 플랫폼들은 기존의 중간자들을 압축시켜 하나의 레이어로 만들었다. 그래서 공유경제보단 플랫폼경제라는 특성을 봐야.
  • 보수적으로 예측해도 2030년이면 자율주행의 시대가 열린다. 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시장의 거대한 변화가 예상됨. 총체적 변화가 오고 있는데, 현재는 총체적 난국 상황. 사회적 타협을 해서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야 함.
  • 어떻게 플랫폼을 통제해 노동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함. 카풀 서비스의 경우 운전서비스 공급자를 협동조합해, 공급자 협동조합이 회사의 지분을 어느 정도 가지고 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 공유경제 기업은 기존의 산업을 파괴하는 성향이 있음. 사라지는 일자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부분을 정부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변화할 산업이 같이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저는 이재웅 대표의 발언을 듣고서, 국내에서 공유경제가 제대로 활성화되려면 기업이 선제적으로 어떤 사회적 책임을 하겠다고 제시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럼 이제 발언록 공유.


이재웅 소카 대표이자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공동위원장
오늘 말씀은 기재부 본부장으로서가 아니라, 투자자이자 사업가로서의 관점을 말씀드리겠다. 공유경제는 예전부터 있었다. 여러 교통수단과 지역 기술적 한계 등으로 100년 전엔 공유경제 시대가 있었는데, 시대가 가면서 산업화되면서 그게 저물게 됐다. 많이 생산 많이 소비. 공유경제 달성이 어려워지고 마이카 시대로, 소유경제의 시대로 가게됐다. 그렇다면 다시 공유경제가 각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공유경제를 플랫폼 경제로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이란 공유경제를 활성화하는 장. 사람들이 소유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할 수 있고, ,소득화할 수 없었던 자산을 사용해 만들면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생기게 된 것. 실제 여기서 보면 공유란 것이 핵심이 아니라, 효율화 최적화 가능한 플랫폼이 만들어져서 공유경제 시대가 빠르게 다가왔다. 협력소비의 시대가 온 것.
사람들이 소유해야지만 소비할 수 있었던 자산을 네트워크 기술과 최적화 기술로 인해 공유하면서 소비가 가능해졌다. 이전엔 차를 가지고 있어야지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차를 공유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과거엔 자동차를 30분 마다 나눠서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모바일과 인공지능 기술로 그것이 가능해진 것. 과거엔 그렇게 하려해도 중간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존의 중간자를 줄였다. 하나의 레이어만 있다. 우버 소카 에어비앤비 등은 하나의 레이어로 중간자들을 압축시켜 효율성을 증대시켰다.
플랫폼은 수요와 공급을 알 수 있다. 수요를 예측하고 적절한 공급량을 매칭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플랫폼이 되면서 투명성도 증대되고, 관리감독도 훨씬 유용해졌다. 과거엔 여러 민박집들에서 나오는 소득을 파악하려면 일일히 알아봐야했지만, 지금은 플랫폼하고만 얘기하면 된다. 남아도는 잉여물과 수요와의 매칭, 공급의 최적화가 가능해졌다.

저는 교통의 문제를 보려한다. 우리나라 차 1800여만대. 3명당 한대씩. 다 필요한 차인가. 환경문제 주차장문제. 그런데도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보장되나. 여전히 그렇지 않다. 수요와 공급 보조금이 다 엉켜서 노력하지만 문제 해결되지 않는 현상황. 조금 더 미래를 보면,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의 시대가 곧 온다고 알려져있다. 아주 보수적으로 봐도 2028년이면 자율주행차들이 사람 태우고 다닐 것. 아주 빠르면 2023년. 엊그제 실제로 자율주행차가 새로운 운행허가를 받았다. 유비에스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2030년이면 전체 차량 구매의 12%는 로봇 자율주행 택시라고 한다. 이게 어떤 수치냐면, 국내에서 연간 신차 구매가 150만대니, 12%면 17만대. 이 숫자는 현재 전국 택시차량의 숫자와 비슷. 그리고 이렇게 자율주행차들이 일반화되면 개인차의 50% 정도는 없어질 것. 1800만대 가운데 900만대가 없어진다. 이럴 경우 생기는 문제는? 기사 일자리, 택시업, 주차와 정비의 문제, 자동차 보험 등등 모든 분야가 바뀔 것이다. 이건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라, 다가오고 있는 미래다. 아주 총체적인 변화가 오는데, 지금은 총체적 난국이다. 택시요금의 70%가 인건비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택시요금의 30%로도 이동이 가능해진다. 차 한대가 있으면 주차면이 평균적으로 두 대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900만대가 사라지면 도로와 주차면이 주는 공간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토지가 된다.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질 것.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12년 뒤면 저렇게 될텐데 지금 어떻게 현명하게 정책 만들고 사회적 타협을 해야 저것에 대비할 수 있는가. 이런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차량소유의 비효율성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승용차 한 대당 평균 운행거리가 30키로. 하루 중 한 시간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당 평균 유지비용은 연간 932만원. 주유비 보험료 세금 감가상각비 주차비 등이 포함된 가격. 승용차 한 대 생산하면 CO2가 17~20톤 발생한다. 차량공유는 차량 소유를 없애는 것이 초점. 현재 국내에 1800만대의 차가 있는데, 10% 줄면 180만대가 줄어든다. 거칠게 계산해 180만대 곱하기 천만원하면 18조원. 이 차가 줄어드면 18조원의 가계 가처분 소득이 증대한다. 그러면 그 돈을 어떻게 쓸거냐. 택시도 타고, 이동도 할 것. 만일 저 중에 60%를 이동에 쓴다면 10조원의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이 형성된다. 지금까지 렌터카 카쉐어링 다 합쳐서 연간 10조원 시장인데, 10% 차 줄면 이 10조원 시장이 두 배가 된다. 이게 다 가정입니다만, 10조원 시장이 커질 때 새로운 일자리도 10만~20만개가 생긴다.

그렇다면 차량 공유가 차량소유의 편의성을 제공할 것인가. 미세먼지 있거나, 비오거나 이럴 때 집 앞 혹은 지하주차장서 차를 타고 가고 싶은데, 그게 가능할까. 이런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서 차량 소유가 줄어들면 여러 면에서 이득이 되고, 10년 뒤면 모두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어떻게 이걸 연착륙 시킬 것인가. 지금 이미 공유경제로 가는 움직임이 많다. 지자체와 협력하는 사례들만 정리해보면, 집카는 카쉐어링으로 시카고의 관용차를 다 대체함. 주차 문제 심각한 뉴저지에선 우버나 리프트가 주차 안하고 자사의 서비스 이용하면 쿠폰 주겠다고 해서 주차 문제 해결하고 있다. 런던에선 우버가 3000억원 들여 차량들을 전기차로 돕겠다는 프로젝트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차량 공유를 꼭 플랫폼으로 해야하는가라는 의문. 협동조합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저는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현재의 기술과 상태로는 개인이나 작은 협동조합이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효율적이고 안전한가가 의문. 효율화를 위해선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데, 그게 플랫폼이 아니고선 가능하겠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성남과 파주의 차량공유 플랫폼이 다르면 과연 이게 작동할까. 수요와 공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까. 도시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상구조가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잘 보완하고 이익을 나눠가질 수 있을까. 이런 고민. 플랫폼 회사들도 해야할 고민.

조금전 뉴욕 뉴스쿨의 숄츠 교수는 platform cooperatism을 얘기했는데, 나는 거꾸로 cooperative platformism을 얘기하려 한다. 기존의 기업형태론 공정한 생산과 분배가 되지 않는다. 독점 추구하고, 관리 감독도 안 하려하고, 그래서 부가 집중된다. 페이스북 시가총액이 400조원에 저커버그 재산이 70조원. 이게 과연 정당한가. 우리에게 좋은 플랫폼을 제공해주긴 했지만, 과연 저커버그가 70조원 가져가는 것이 옳은가. 우버 역시 노동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가. 질문을 바꿔 노동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게 하려면 우버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플랫폼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의 형태의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지금 라이드쉐어링이 택시 만원 정도의 거리를 8천원 받고 간다. 그러면 그 중에서 20%인 2천원 정도 플랫폼에서 떼가면, 운전자에겐 6천원이 남는다. 이 6천원이 정당한 보상인가. 카풀의 경우엔 운전 서비스 공급자를 협동조합화하고, 공급자 협동조합이 전체 회사의 지분을 어느 정도 가지고 가는 모델이 더 맞지 않을까.

기업 협동조합과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하이브리드 모델.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을 제대로 보상하는 그런 플랫폼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미국의 경우 42%가 프리랜서. 곧 50%가 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고 하지만, 이미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기술도 바뀐다.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체. 미국 가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무인자동차 타는 것이 가능한 시대. 한국에 언제 올 것인지는 시간문제. 서비스도 변화. 택시는 지난 몇 십년간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서비스가 생겼다. 기다리다 안 잡히면 밤 새는 이런 일이 없어졌다. 자동차 산업도 변한다.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사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면허도 안 따고, 차도 안 산다. 2030년이면 택시기사의 일자리 숫자는 제로가 될 수도 있다. 택시기사분이 20~30만명인데, 수행기사 대리기사 등을 다 합치면 100~200만명의 일자리다. 그러면 10년 남은 이 시간 동안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지금은 변화의 시기를 어떻게 늦출까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사회 전체적인 효용이 증대되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질의응답 때 나온 이야기

"공유경제에 있어선 서비스 모델이 잘 안 나오고 있는데, 저도 책임이 있지만, 정부가 촘촘히 규제를 많이 만들어놨고, 그래서 사용자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소유경제를 전제로 한 규제라서 거기서 공유경제를 하기가 어렵다."

"사회는 변화하고 있는데, 기득권이라고 표현하기도 좀 그렇지만 작은 기득권이나마 가진 사람들의 삶을 정부가 많이 걱정하고 있다. 한편으론 정부가 그분들을 도와드릴 역할도 있겠지만, 변화할 산업이 같이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냥 못하게만 하면 될까. 이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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