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 우리 가족들이 죽어서 갈 집!
벌써 7-8년 전의 일이다.
통화를 하던 중에.. 엄마가 말했다.
“이제, 우리 가족이 죽어서 갈 집을
마련해 놨으니.. 맘 편히 살아라.”
놀란 내가.. 물었다.
“엥??? 그게 뭔 소리야?”
이야기인즉슨...
엄마가 오랫동안 열심히 부어오던
적금이 만기가 되어, 목돈이 생겼는데..
그걸로 뭘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셨단다.
평생 동안,
가족들이 살 집을 마련해주고..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고생 많이 했으니까..
당신이 죽어서 갈 집은,
내가 마련해주겠노라고..
그런데, 정작 아버지는..
경산의 선산에.. 가족,
일가친척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고...
그런 아버지에게, 엄마는..
자식들 고생시키지 말고, 가깝고
편리한 납골 공원으로 가자고...
안 해도 되니까.. 일단 한 번,
같이 가서, 구경이나 해보자고...
그렇게, 아버지를 애써 설득해서..
엄마가 미리 봐두었던 납골 공원에
두 노친네가 같이 가보셨더란다.
그리고, 막상 가보니..
카톨릭 교인들을 위한 납골 공원의 시설이
아버지의 마음에도 쏙! 들었고..
특히, 가족들이 모두 함께 있을 수 있게
세팅되어 있는 가족실이 너무 좋아보였단다.
그러고 나니.. 일파만파.
이혼하고, 홀홀단신..
맏딸인, 내가 눈에 밟혔고..
이어서, 자식도 없이 둘만 사는..
둘째 딸네 부부가 눈에 밟혔고..
셋째 딸은, 장손의 아내에..
자식들까지 있으니.. 패스~
넷째는, 아들 내외이니..
죽어도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지.
그런데, 맏딸이 앞으로..
혹시 재혼이라도 하면 어떡하지?
그리하여...
총 8명이 들어갈 수 있는..
납골 공원 가족실을 덜컥!
계약을 하고 오셨다는 거다. ㅠㅠ
전화를 끊고..
정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평생을 속만 썩이고, 무능해서..
지금껏 부모님께 기생하며(?!) 살아왔는데..
부모님이 죽어서 갈 집을
마련해주는 딸은 못 될지언정..
죽어서까지..
부모님께 기생(?!) 해야 하는...
이 못난 자식에게 밀려오는 죄책감에..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던 것 같다.
그 후로, 우리 부모님은..
조금씩 삶을 정리하면서..
하나씩 무언가를 하고 계신데..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하겠다.
훌륭하신 부모님이시네요
그렇죠^^ 여러모로 존경스런 부모님이세요!!
다만, 자식들이 발톱의 때 만큼도 못 따라
가는 것 같아서..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