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사명감] 나의 과외 이야기, 과외전단지? 자랑전단지!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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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훈하니 @hunhani입니다.

오늘은 대학생 시절 용돈 벌이로 시작하여 깨달음을 얻고 사명감까지 갖게 된 제 과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역시나 동기는 경제적 문제 때문

대학생이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늘 돈이 부족합니다.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언제까지나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는 없었지요. 다행히 대학생 내내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닌 덕분에 학비는 들지 않았지만 생활비는 어떻게든 마련해야 했습니다. 친구들과 모임에서 술을 마시더라도 떳떳하게 내 돈을 내면서 즐기고 싶고 때로는 과감하게 친구들에게 한 잔 사주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외동으로 자라오면서 여러모로 말썽을 피운 적이 더 많았기에 효도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저 하나를 뒷바라지 해오시면서 온갖 고생을 하신 부모님께 언제까지고 신세를 질 수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경제적으로 독립할 때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난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게 되었죠.

나도 아직 배우는 학생

그러다가 시작하게 된 과외, 처음에는 분명 서툴렀습니다. 저 역시 갓 고등학생 티를 벗어나지 못했기에 선생님으로서 지도한다기보다는 동급생이나 후배를 비슷한 눈높이에서 알려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제가 공부했던 방식대로 교재를 사서 하나하나씩 짚어가며 무식하게 가르쳤습니다.

나의 무식한 공부 방법

저는 고등학교 시절 따로 과외를 받거나 학원을 다니지 않아서 제가 고등학교 시절 수학 공부를 할 때, “정석은 역시 정석이다”라는 신념을 갖고 수학 정석 기본편을 사서 혼자 주구장창 개념을 익히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개념을 이해할 때까지 연습장에 옮겨 적었고 기본 문제, 예제 문제, 연습 문제 등 차례차례 말 그대로 정석처럼 공부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어려워서 다시 몇 번을 반복했지요. 처음 공부할 때는 정독하면서 모든 문제를 풀면서 다졌고 복습할 때는 따로 표시한 문제만 골라서 봤습니다. 고1 때 봤던 내용을 고3 되어서도 다시 보고 그 때 그 느낌을 살렸습니다. 여러 번 보게 되니 완벽히 아는 내용, 애매하게 아는 내용, 미처 몰랐던 내용이 구분되어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그래서 수학의 정석 기본편은 각 파트 별로 졸업 전까지 20번 정도는 돌려 본 것 같습니다. 양장본 책이 닳아 너덜너덜해졌고 페이지가 새까매져서 친구에게 저기 손닿으면 병균 옮겠다는 소리까지 들었지요. 정확히 그 공부 방법을 제 과외 학생들에게도 적용했습니다.

모두가 나 같이 못 한다? 아니, 나처럼 하면 안 된다!

사실 이 방법을 제 과외 학생들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게 잘못된 지도 방식이라는 것을 처음 맡았던 서너 명을 거치면서 깨닫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학생들마다 개인 편차를 넘어선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비싼 돈을 내면서 과외를 받는 이유가 그냥 공부를 하려고가 아니라 좋은 공부 방법으로 지도를 받기 위함임을 느꼈습니다. 정말 고객을 응대하듯이 과외 지도 방식을 체계화할 필요를 느꼈고 수학, 물리 교육에 있어서는 저만의 교수법을 갖게 되었죠. 단순히 내용 요점 정리하는 정도가 아니라 가장 쉽고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과학기술원, 사관학교 등 각 입시 조건에 맞춰 기출 문제를 따로 선별해서 자료화하는 것은 기본이고 학생들을 대할 때도 어떤 학생에게는 나긋나긋 천천히, 다른 학생에게는 불같이 무섭게 다그치며, 학생 개인에게 맞는 지도 방식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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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과외왕?

어설픈 선생님이 전문적인 선생님으로 거듭나게 되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가르치는 맛을 깨닫게 되면서 점점 돈 때문만이 아니라 저를 통해 학생이 성장하고 저 또한 자극을 받는 것을 즐기게 되었죠. 물론 완벽히 순수하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과외 제의가 빗발쳤고 저와 잘 맞고 성적을 효과적으로 올려줄 수 학생 중에서 과외 금액, 시간, 거리 등을 선별해서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제 개인 스케줄 관리도 중요했기에 한 번에 최대 5명 학생까지만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룹과외를 하게 되면 학생 입장에서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1명씩만 가르쳤지요.

20살부터 경제적 독립을 해내다

과외를 ‘잘’만 하면 대학생 신분에서 상당한 벌이가 됩니다. 어떤 일이든 다 그렇듯 ‘잘’ 해내기가 힘들지만 제 경우에는 지금 돌이켜봐도 운이 좋았습니다. 학비는 장학금으로 해결되었기에 과외를 통해 번 돈은 생활비를 벌고 저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기도 하고 특히 당시 아버지께 최신 노트북을 선물해드린 적이 있는데 그 때 아버지 표정이 아직도 생생히 그려집니다. 사실 과외왕(?)이 되면서 그러고도 차곡차곡 모아 유니세프에 기부도 하고 기숙사를 탈출하여 보증금으로 원룸 계약을 하여 자취 생활도 시작했으며 대학원에 진학할 때쯤 아반떼 AD 신차가 출시되자마자 일시불로 사버렸지요.

가르침 주는 것은 나도 발전하는 계기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게 된 것이 있습니다. 어떤 분야든 간에 관심만 가질 뿐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은 드물고, 노력만 할 뿐 그에 알맞은 적당한 방법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는 것입니다. 이런 깨달음은 제 학업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제 과외전단지에 자랑하듯 이력을 써놓았다시피 제가 학업에 열정을 갖게 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가르친 50여 명의 학생들이 모두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학생마다 말 많고 탈 많은 적도 많았지요. 분명한 것은 과외 지도가 저와 학생 모두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대학원 학업과 연구에 집중해야할 시기이기도 하고 제 개인 생활이 더 중요해졌기에 과외를 더 이상 하고 있지 않지만 이전에 지도했던 학생들이 연락이 오면 열심히 과외를 하면서 지냈던 시절이 문득 문득 생각이 나면서 지금도 한 두 명 정도의 학생을 가르쳐볼까 욕심도 나긴 합니다. 과외 지도를 그만둔 상태라 그런지 저 역시 요즘 학업과 연구에 대한 흥미가 비례해서 줄어든 것 같기도 하네요.

과외 이야기? 자랑 이야기! 를 마치면서

지금까지 제 과외 선생님 시절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너무 제 자랑만 늘어놓은 것 같군요. 앞으로 가끔씩 공부 자극이 되는 자료, 저만의 공부 방법 노하우 등에 대한 내용의 글도 작성해볼까 싶기도 하네요. 관심 있으시다면 써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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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완전엘리트셨어..............

훨씬 뛰어나신 분들이 많은데 엘리트라고 하기엔 부끄럽습니다~

Nice post. I just Followed you. Please follow me.

Thanks for following

저도 대학시절에 과외 정말많이했었는데 ㅎㅎ 글쓰신 내용보니까 정말 과외 잘하시는 선생님이라는 느낌이 팍팍드네요^^

저보다 훨씬 전문적이신 분들이 많을텐데 너무 자랑처럼 늘어놓지 않았나 싶어 부끄럽네요 ㅎㅎ

정말 과외왕이시군요. ㅎㅎ
앞으로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지금은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때 느끼고 깨달은 것들이 큰 원동력이 된것 같습니다 ㅎㅎ

허걱이네요 역시 내용이 남다르다싶었습니다 ㅎㅎ 자랑도 멋져보입니다.

다시 봐도 이건 대놓고 자랑하려고 쓴 글이니 부끄럽습니다...

하하하 자랑하실건 하셔야죠~~ 든든합니다. 좋은 정보 많이 부탁드려도 될 듯 해서 믿음직 스럽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를 부탁하실 때 혹여나 잘못된 정보를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아 네 역시 꼼꼼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엄청난 이력의 소유자시군요 ! ㅎㅎ 멋지십니다 열심히 사시는 모습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홍보를 위해 이것저것 다 쓰다보니 이력이 길어졌을 뿐입니다 ㅎㅎ 과거의 전 분명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현재의 제가 왜 이렇게 나태해보일까요~ 아마 요즘 과외를 하고 있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외가 대학생에게는 큰 용돈벌이죠 그래도 열정이 보이셔서 더 멋져보이네요^^

용돈벌이가 목적은 맞지만 가르치면서 함께 자극을 받으니 일석이조인듯 합니다 ㅎㅎ

훈하니님 엄청난 엘리트셨군요 ㅎㄷㄷ 똑똑하신건 알고 있었지만... 약력이 장난 아니십니다 ㅎㄷㄷ

홍보를 위한 것이라 이것저것 다 써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요 엘리트라니 당치 않습니다~

크.... 수포자 1인은 그저 감탄만 나옵니다.... 멋지세요!ㅎㅎ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는 것이지요~ 제 경우에도 수학은 큰 재능이 없어 순전히 노력파일뿐입니다 ㅎㅎ

수학쌤이셨군요~~! 저도 쌤이라 반갑네요 ㅎㅎ 과목이 달라서 서로 소개도 해주고 윈윈한 경험이 많았던지라 수학쌤들 보면 더 반갑더라고요 ㅋㅋ

수학/물리 위주로 과외를 했지만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듣기에는 부족합니다 요즘에는 과외를 하고 있지도 않구요 ㅎㅎ 서로 윈윈하는 경험이 참 소중한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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