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찻집-화가 story]-라울과 @madamf 의 맥주파티

in #kr7 years ago

쥔장: 라울! 요즘은 어때요? 얼굴빛이 뭔가 달라졌는데?

라울: 격렬한 변화가 있었다오. 쥔장! 저...그림은...앙리의 것이 아니요?
[사치, 평온, 쾌락]! 왜 저 그림이 여기에?

쥔장: 어제 폴과 앙리가 다녀갔죠. 폴의 욕녀를 보고 미쳐버린 앙리가 저 그림을 그렸다고 하더군요.
라울! 당신도 저 그림을 보고 뭔가를 느꼈나요?

라울: 내가 저 그림을 처음 본 것은 앙데팡당 전에서였소. 그 때까지의 내 그림이 갑자기 혐오스러워 졌어.
난 색에 눈을 뜬거요! 그리고 이런 그림이 나왔지.

뒤피Posters_at_Trouville.jpg

트루빌 거리의 포스터라오! 두꺼운 선! 그리고 다른 색을 튀게 보이기 위한 검은 색조를 강하게 때려주기 시작했소!
어떤가요? 쥔장..아...손님이 오셨군요. 아니...왠 날개?

꾸미기_마담플3.jpg

쥔장: 어서 와요. @madamf 마담플로라! 많이 보고싶었어요. 소개해주고픈 사람도 있고.

마담플: 저도 쥔장 보고싶었어요. 무엇보다도...이 곳에 온다는 화가들이 궁금했죠. 아...오늘 오신 이 젊은화가님!
같이 앉아도 되죠? 난 마담플로라라고 해요. 당신은?

뒤피초상-.jpg

라울: 라울...그런데 당신은 천사요? 날개가...

마담플: 후훗 라울! 짓궂군요? 누구나 자기 보고싶은대로 보는거니까. 기분 좋으니 내가 술 한잔 살게요.
쥔장 여기 맥주 있나요? 아! 이거 당신의 그림?

쥔장: 글찮아도 사다놨어요. 세계맥주 6캔에 9천원 세일하더라구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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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깃발...! 그리고 사람들은 하체상실! 라울도 마셔요. 음...당신은 음률을 캔버스에 옮기려 했군요!
무중력의 리듬만이 흐르는 공간을 창조하려고 했네요. 매력적인데요?

라울: 당신....마담플로라! 어떻게 한 눈에 내 속을 꿰뚫어본단 말이오?
혹시....내 안에서 지나간 상처를 볼 수 도 있는거요?

마담플로라: 그건 당신의 눈빛 속에 드러나 있네요. 당신은 난해한 운명의 실 위에서 어려운 춤을 추고 있군요.

뒤피초상---.jpg

라울: 난해한 운명? 그렇소. 난 출발부터 그랬지. 지독하게 가난한 음악가 아버지 밑에 9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니..난 두려워요. 남자로서 할 소린 아니지만...삶은 내게 너무나 어둡고도 무겁게 다가오고 있소. 매일...

마담플로라: 그 운명! 당신의 욕망이 선택한것 아닌가요?

라울: 무슨 소리야? 이 따위 힘든 삶을 내가 선택? 내 욕망이 뭐길래?

마담플로라: 완벽해지고 싶은 욕망! 하지만 틀렸어. 당신은 애초부터 완벽한 존재가 아니거든. 알죠?
여기 자주 오는 파블로는 완벽을 포기했지. 하지만 당신은 포기하지 않았네요?
이글이글 타는 눈빛은...아직도 최고가 되려고 해.

라울: 난....내 깃발을 세상에 보란듯이 걸고 싶단 말이요. 그저 세월의 바람에 쓸려지나가는 화가이고 싶진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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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플로라: 아...미치겠다! 당신..도발적이네? 보는 이의 가슴에 끌로 새기듯이 칼라링했어.
치명적인 도발....
그런데 이거 알아둬요. 완벽한 아름다움은 매력없어. 당신이 첫눈에 날 보면서 내 등에 날개를 보았죠?
내가 완벽해서가 아냐. 난 스스로의 젊음에 취해 질풍노도에 휩쓸려 살아왔고 지금...
불안의 대지 위에 서있는 여인이죠. 라울, 당신도 그래요. 맥주가 혀에 차악 감기네요 쥔장!

당신은 도발적이야. 알아요? 도발도 타고나야지. 그거 아무나 도발하나?
완벽해서 도발하는게 아니라 치명적인 한 방을 가지고 있으니 도발할 수 있거든!
보는 이의 딱딱한 벽을 뒤흔들고 깨부실 수 있는 치명적인...라울! 당신의 한방은 뭐죠?

라울: 우리...오늘 처음 만난거 맞죠? 마담...그런데 왜 오래 전에 오랫동안 만나왔던 사람처럼 느껴지죠?
혹시 당신의 옛 기억 속에 나같은 사람이 있었나요?

마담플로라: 아! 난 머릿속에 기억의 해마가 날아가버렸어요.

마담플2--.jpg

라울: 무슨 소리죠? 기억의 테이프가 끊겼다는거요? 쥔장 맥주가 바닥났어요.

마담플로라: 기억이 날아감을 기념하여 내가 읊었던 시의 조각만이 기억나는군요.
나는 나의 해마를 사랑했어.
깊은 블루로 음울한 빛을 내며
가끔 허밍을 하곤 했지.
나는 그의 비음 섞인 낮은 음색이 좋아
노래를 불러 달라 조르곤 했지.
그럴 때마다 그는 기억의 한 챕터를 펼쳐
세월의 멜로디에 시를 붙여 허밍 했어, 음음.
취하거나 아니거나 똑같은 생,
어느 푸르고 투명한 날,
부서진 나의 해마는 페가수스가 되어
날개를 달고 천상으로 날아올랐지.

라울: 아...기억의 해마가 날아가버림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마담은 상실마저도 아름다운으로 승화할 수 있는
여인이요! 당신의 시를 듣기 위해서라도 자주 이런 자릴 만들어야겠어!

마담플로라: 우리 뒤는 아무 것도 없어. 그러므로 나와 라울....이제 새로운 기억의 날이 시작되는거요.
우리의 우주에서 우린 오늘 처음 만난거 맞잖아요?

쥔장: 이미 두 사람 열캔씩은 마신 것 같은데...이제..

마담플로라: 그만 마시라구요?

쥔장: 아니! 이제부터 나도 끼어 달라구욧! 아직 오십캔은 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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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같이 재미있게 읽히네요 ㅎ 그런데 왜 전 마지막 맥주 50캔에 더 시선이..!

그죠! 다양한 세계의 맥주 50캔을 밤새 친구와 마셔본 기억이 있어요.
다시 재생해보고픈 꿈 ^^

재밌는 이야기 잘보고 다녀갑니다 : D

루브민님 와주셔고 고마워요. 팔로합니다. 언제나 재밌을거에요.

50캔이라니 배불러욧!

나중에 황진이도 합세하고 개대리도 합세하여 깔끔하게 새벽까지 먹었답니다.^^

즐거운 수다네요~ㅋㅋㅋ잘 구경하고 갑니다~:)

네! 아코님! 이 수다 속에 아릿한 무엇도 심어뒀는데....^^

이런 단편 희극을 멋진 그림과 함께 남겨주시다니 놀랍습니다 ^^

케인님 어서 오세요. 운남커피와 다이제스티브 단골용과자를 준비했어요.^^

홀짝홀짝 우걱우걱 ^^ 빙긋

미드나잇 인 파리의 화가특집판같아요
근데 6캔에 9천원. 그곳은 어디인가요

ㅎㅎㅎ 멋진 표현 고마워요.^^ 심슨님! 저거 파는 곳은 마담플께 들은거에요. 블로그에 나오더라구요.

여전히 재밌는 한편의 희극 잘 보고 갑니다 : )

오옹! 피넛버터님 어서오세요. 여기 따뜻한 자리에서 운남커피와 함께 지난 회도 천천히 감상하세요.^^

재밋게 잘 보고 가요.ㅎ
편안한 오후 되세요^^

네! 팁이요님 봄이 선뜻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님의 집 뜨락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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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스팀잇 밋업 장소이군요 ㅎㅎㅎㅎ
ㅋㅋㅋㅋ해마가 날아가도록 마시다니 ㅋㅋㅋㅋㅋ
오십캔 마시면 어떻게 되는건가요 덜덜..

네 이곳이 바로 글로벌 밋업장소입니다.ㅎ
오십캔을 마시면 아주 돈독해 지죠.^^ 체험해볼만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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