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이 잘못한게 무엇인가?

in #kr7 years ago

작년 9월 브런치에 올린글을 이곳으로 옮겨둔다.
Sep 12, 2017


며칠새 최영미 시인이 호텔에게 보낸 "제안"메일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내용인 즉슨,

  1.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이!계약이 끝나서 나가야하는 시점이고,

  2. 자세한건 모르나 딱히 엄청 부유하지 않는 자산을 가진 듯 하고,

    (궁금해서 찾아보니, 생활보호대상자 지정되 된적이 있다고 한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18/2016051801639.html)

  3. 도로시 파커(난 누군지 모르지만 미국 유명 시인이라 한다.)처럼 호텔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었고,

  4. 그래서 평소에 좋아라 하던 호텔의 좋은 방을 제공 받는다면,

  5. 자신의 명성, 브랜드를 활용해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6. 호텔방을 주면, 자신의 IP(포괄적이고 아직 정의되지 않은)를 사용할 권리를 주겠다라는 제안을 했다.

  7. 그리고 이를 본인 Facebook에 기재했다.

개인적으로 파악한 Flow는 위와 같은데, 사실 어느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대중들은 6번을 가지고, "최영미"라는 브랜드가 특급호텔 1년 투숙이라는 가치가 있느냐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듯 하다. (그러면 처음 메일 쓰는데, "제일 나쁜방이라도 상관없어요." 라고 쓰면 이런 딜이 되겠는가?)

나는 저분의 시를 읽은 적이 없고, 사회적 지명도를 모른다.

단지 "최영미"시인께 느낀 점 두가지가 있는 데,

하나는 예술가 특유의 Naive함... 그리고 예술가 정신(보통 예술에 대한 가치 판단 기준이 일반인 보다 훨씬 높다라는 당연한 의미에서)이 느껴진다. 둘째는 딜을 주도하는 모습과 외부에 알리면서 더 많은 기회를 모색하는 사업가 정신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나의 분석도 과하게 느껴진다.

힘을 가진 기관이나 정부에서 호텔방을 주라고 제안한것도 아니고,

누가봐도 누구나 거절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First Proposal을 한건데,

오히려 생각의 전환을 일으킨 일에 감탄해야 하지 않는가?

누구나 그렇게 살고 싶은데 그럴 능력이 없는데, 하는 꼬라지를 보니 벨이 꼬이는 거야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제안정도(?)까지는 할 수 있는 삶을 살아오신 분이 고작 제안(?)을 하셨는데 굳이 이리 깔일인가 싶다.

오히려 대중의 반응이

"신박한데!"

요렇게 나올 수 있었으면 어떨까.

나와 다른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새로운 일을 할때, 조금 더 편하게 받아주면 어떨까 싶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http://www.nocutnews.co.kr/news/4844854

시인 최영미, 유명 호텔에 룸 요청…네티즌 갑론을박
1994년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화려하게 데뷔한 시인 최영미(56) 씨가 한 고급 호텔에 객실 1년간 무료 제공을 요청한는 사실을 스스로 밝혀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 씨는 10일 오전 자신의..

www.nocutnews.co.kr
덧)

CVC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많은 투자 요청을 받게 되는데 첫 미팅은 대부분 유사한 느낌을 받는다.

"이거 모야?"

하지만 이걸 가지고 어떻게 요리할까를 잘 고민해야 좋은 딜을 가져갈 수 있다.

호텔 입장에서도 누구나 하는 옥외 광고가 아닌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던져 줬으니, 첫 제안을 바탕으로 여러 방법을 고민해볼 가치는 있어보인다.

반값에 방을 내준달지....3개월만 살게 해주고 연장할지...호텔과 관련된 시를 쓰게..(이건 아닌가..ㅋ)

덧2)

몇몇 기사를 읽어보니 아래의 기사가 시인을 잘 투영하는 것 같다. 시인을 모르니 이런 말도 웃기지만..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21894&yy=2008

[인터뷰]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시인
최영미 시인이 1994년 펴낸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50만부나 팔렸다고 한다. 시집으로는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다. 사실 시집이 아니라 소설도 1만부 팔리기가 무척 어렵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성공은 시인에게 많은 팬과 많은 적을 남겼다. 어..

www.imaeil.com
덧3) 그래도 대표작이라는데 읽어는 봐야지

최영미.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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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네요.........

스잔한 일이죠

자본주의에서는 명성에 걸맞는 자산을 지녀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요.
한때 인기가 있던 사람이라도, 그 인기 만큼의 자산을 벌지 못하거나
번 것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딘가 부족한 사람으로 여겼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스팀잇에서도 명성보다는 그 명성에 걸맞는 지갑의 파워를
지녔나를 볼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당시 50만부 판매이면, 그리고 이 후로도 꾸준히
수입이 있었을 텐데 어째서 생활보호대상자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의구심을 갖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다른 유명작가들이 생활고에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는 없으니까요.
왜냐면, 그런 유명세와 실력이 있다면
생활고를 호소하기 전에 그 인기와 글실력으로 책을 내서
많은 돈을 버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지나간 이름 값을 호소하기 보단
신작을 써서 대박을 내는게 어땠을까 싶습니다.
프로 작가라면 그게 당연한 발상이겠지요.

각자의 아픔이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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