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알바 였던 편의점 알바 : 허니버터칩, 담배, 진상
스라벨을 맞춰야하는데
스팀잇이 너무 재밌어서 계속 스팀잇만 하게 된다.
큰일난 것 같다....
사실 내가 쓰는 글들이 그 동안은 #kr-youth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태그를 걸기가 조금 그랬는데 이번 글은 알바 이야기니깐
이 태그를 걸어도 될 것 같다는 판단하에 #kr-youth 태그도 글에 삽입해보았다.
이 글은 내가 처음 해봤던 알바에 대한 그냥 간단한 신변잡기이다.
나는 20살, 2014년 겨울 무렵떄 처음 알바를 해봤다.
사실 그때는 알바 경험이 전혀 없던 터라 그냥
편의점이 제일 만만하다고 생각해 편의점 알바로 골랐던 것 같다.
근데 멋모르고 번화가에 있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해서 별 이상한 일을 다 겪었다.
사람 없는 한산한 곳에 있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해야지 그래도 좀 편하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편의점 알바 이후로 몇개의 알바를 더 해봤지만
편의점 알바 할때 워낙 다이나믹한 일이 많아서,
편의점 알바 이후에는 최대한 서비스 업종은 피했던 것 같다.
일단 내 편의점 알바를 3개 정도의 키워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허니버터칩, 담배, 진상(취객)
허니버터칩
내가 알바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14년 겨울쯔음이였다. 다들 아시겠지만, 당시에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는 SNS마케팅의 성공으로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어느정도냐면 어떤 소매업체든지 허니버터칩을 진열하자마자 동이 나버리는 정도이고, 1500원 짜리 과자 한봉지가 중고나라에 몇만원에 거래될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그것을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아니면 정가에 사서 중고나라 같은데서 팔아서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먹어보니 맛있지도 않더만 그게 대체 뭐라고..
이런 허니버터칩 대란속에서 나는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십(과장하자면 거의 백명)명이 와서 허니버터칩이 있냐고 물어봤다. 어떤 사람은 창고에 허니버터칩을 숨겨놓고 있다는 것을 다 안다면서 창고를 보자고까지 하기도 했다. 이 말듣고 기가 찼다. 지가 뭔데 창고를 보자는거야..... 온갖 핑계를 대면서 안된다고 하긴 했다.
몇몇 사람들은 매일 저녁 편의점 물건을 가져다주는 트럭이 들어오는 시간대를 알아내가지고 그때마다 찾아와서 허니버터칩 상자가 들어왔는지를 마치 무슨 자기가 편의점 본사 감독관이(용어가 이게 맞나?)라도 되는 것 마냥 들어온 물건들을 쓱쓱 살펴보기도 하면서 허니버터칩이 들어왔냐고 묻기도 했다.
사실 허니버터칩은 있을때도 있긴 했는데 점장이 숨겨놓으라고 해서 항상 숨겨놨었고 집에 가져가서 동생을 줬다. ㅋㅋ 이 허니버터칩 열풍은 다행히 2월쯤이 되면서 어느정도 사그라들었다. 근데 한창때는 이 허니버터칩에 트라우마가 생겨 허니버터칩의 'ㅎ'자만 들어도 바로 '다 팔렸어요'라는 소리가 파블로프의 개마냥 자동반사적으로 나왔다.
담배
2014년 12월 말은 허니버터칩뿐만 아니라 담배 대란의 시기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2015년 1월 1일부로 담배 가격이 일제히 2천원 이상 상승한다고 예고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 편의점 알바로서 허니버터칩 대란과 담배 대란을 동시에 겪어서 거의 죽을 지경이였다. 사람들은 가격이 오르기전에 담배를 미친듯이 사려고 했다.
12월 중순쯤에 사람들이 담배를 3-4보루 많이 사가는 사람들은 5보루씩 미친듯이 사가니까 편의점의 모든 인기 품종 담배가 공급 주기를 맞추기도 전에 동날 지경에 이르렀고, 편의점 점장은 12월 말에 이르러서 담배를 1인당 3갑 이상 절대 팔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점장의 근무시간은 내 근무 시간 바로 다음이여서 내가 담배를 어떤식으로 팔았는지 다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가 내 파트 시간 동안에 다 동나버리면 할 말이 없어져버리니 나는 어쩔 수 없이 점장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근데 거기서 모든 비극이 시작되었다.
새해가 가까워지자 담배값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담배를 미리 사놓으려는 사람들이 더욱더 미친듯이 담배를 찾기 시작했는데, 그 날부터 담배를 1인당 3갑 이상 이상 팔지 않으니깐 카운터 앞에서 온갖 실랑이를 해야했다. 화를 내는 아저씨들 할아버지들도 많았다.
에쎄 수 0.5미리 5갑 주세요.
죄송한데 저희 3갑씩 밖에 안돼요..
아니 왜요 장난하나. 물건 파는 가게에서 물건을 안판다면 어쩌겠다는거야
이런식으로.....
그냥 수긍하고 가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가끔씩 꼭 3갑씩 밖에 안 판다고 하면 꼭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힘들었다. 왜 3갑씩 밖에 안되는지 한 사람 한 사람한테 일일히 설명을 해야했다.
그리고 무슨 나와 협상을 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담배를 1보루 팔면 한 보루당 5천원씩 정도를 더 쳐서 나한테 개인적으로 주겠다는 것이였다. 사실 5천원이면 당시 1시간 시급과 비슷했기 때문에 눈 딱 감고 한번 팔았던 것 같다.
취객
앞서 말했듯이 내가 일하던 편의점은 번화가 한 가운데에 있었고, 주변에 술집들이 굉장히 많았다. 나는 야간 타임이였는데 그래서 취객도 진짜 많이 왔다. 그때 경찰에 신고를 두번정도 했었던 것 같다.
한번은 어떤 할아버지가 담배 한라산을 편의점에서 팔지 않는다는 이유로 편의점 물건을 다 때려부수려고 해서 경찰을 불렀다.
그리고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 편의점에 테이블이 세개 정도가 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취객 한명이 술에 꼴아서 테이블에 엎드려있었고,(나는 취객들이 뭘하든 그냥 무시가 최고의 답이라고 생각해서 내버려뒀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여자 한명과 술에 꼴아서 엎드려있는 여자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그날따라 물건이 하도 많이 들어와서 손님이 있지만 그래도 여자가 물건을 훔치고 그럴 사람 같지는 않아보여 그냥 창고에 들어가서 물건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슨 도와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이상해서 창고에 나와보니 아까 말했던 술에 꼴았다는 아저씨가 일어나서 막 여자를 만지고 있었다.
일단 아저씨를 떼어놓으니깐 여자는 당황했나본지 그냥 고맙다는 말을 하고 남자친구를 데리고 사라졌는데 그 아저씨가 갑자기 가게 물건을 죄다 때려뿌수려고 하길래 경찰을 불렀다.... 경찰에 두 번정도 신고하면서 깨달은 건데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들이 너무나도 늦게 오는 것 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 순간들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내 체감상 엄청나게 길게 느껴졌던것인가.. 경찰을 두 번 불렀는데 두 번 다 내가 느끼기에는 너무 한참 뒤에야 와서 힘들었다. (물론 경찰분들을 비하하고 이럴려는 목적은 아닙니다. 뭐 사정이 있었겠죠 ㅠㅠ 아니면 실제로는 빨리 왔는데 제 체감상만 그렇게 느꼈을지도)
위 두개는 크나큰 것만 말한 것이고 짜잘한 취객들은 정말 날 힘들게 했다. 자기 입냄새를 맡아달라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부탁을 하는 취객과 가게에서 아예 뻗어서 잠을 자버리는 취객도 있었다.. 뭐 그밖에 내가 겪었던 진상 취객의 유형을 다 줄줄 쓰자면 안그래도 재미없는 글이 더 지루해져버릴 것 같으니깐 이쯤에서..
편의점 알바는 3개월 정도 한 뒤에 학교 문제로 그만 두었고.
나는 이때 잠깐 한 일로 하도 진절머리가 나서
그 뒤로 가급적이면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알바는 하지 않았다.
그냥 누가 허니버터칩 이야기를 스팀잇에 올렸길래
갑자기 허니버터칩에 관련된 악몽이 떠올라서 글을 끄적여보았다....
누군가에겐 추억이고
누군가에겐 안좋은 기억이네요
좀 과장해서 악몽이라고 표현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허니버터칩 열풍 나름 재미도 있었네요.
지난 일은 추억으로 남는 거겠죠 기억도 못하는 취객들 빼구요 ㅎㅎ
헝 ㅠ 취객들은 .. 더 화난다는
취객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술을 마셨다는게 모든 진상들의 비슷한 공통점이였습니다..
저도 어려서부터 집안이 어려워 별별 알바를 다 해봤는데, 편의점 알바는 안 해봤네요... 아마도 제가 어렸을 때는 편의점이 별로 많이 않아서 였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가장 짜증나는 알바는 주유소 알바였습니다. 시근 1700원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하네요... 1700원..
1700원.... ㅠㅠ
너무 하네요.
ㅋㅋ 지금 생각하면 너무 하죠... 20세기에 있었던 일이니 뭐... 그렇게 나쁜 추억은 아닌 것 같습니다..^^
허니버터칩 저도 맛 없었습니다................
그냥 딱 평범한 과자 수준이더라구요 ^^;;
허니버터칩 한국에서 보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궁금했었는데
저도 그냥 그랬습니다. 요즘엔 한인마트에서도 재고가 쌓여있더군요.ㅎㅎ
ㅎㅎ 그런가요? 예전에는 진짜 원정대처럼 동네 온 마트를 돌아다니면서 허니버터칩을 구하려는 사람들도 있어서 진짜 재고가 부족했죠..
어쩌면 편의점 알바가 사람을 배우기 가장 좋은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사람의 밑바닥 본성을 볼 수 있는...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을 읽고나니 저도 한 번 편의점 알바를 해보고 싶어지는데, 저같은 아저씨가 지금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겠죠 ㅎㅎㅎ
30-40대 분들도 많이 하시더라구요..
^^... 해보고 싶으시면 잠깐 경험삼아 해보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부업으로 한 번 도전해볼까 싶네요 ㅎㅎㅎ 아직은 생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