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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오스트리아 학파 이론 I] 카를 맹거의 주관주의 가치론

in #kr6 years ago (edited)

꼬리를 문 댓글에서 논의가 여러 갈래로 진행되어 정리를 위해 별도의 댓글을 다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자님의 진정어린 답글에 감사드리면서, 그 답글에 응하는 것이 예의이고 몇 가지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필자님 고유의 취지를 가진 연재 포스트에 제가 무한정 댓글을 달아 흐름을 흐뜨러뜨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따라서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한 저의 의문 제기는 제 블로그에서 제 나름의 흐름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뜻에서, 댓글 상의 논의는 이 정도로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부디 일방적인 결렬 선언(?)으로 오해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ㅎㅎ 혹여 댓글상의 논의를 계속 진행하시길 원하신다면 기꺼이 답글 드리겠습니다. 어제 새벽부터 이 시점까지 논의가 건강하게 진행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이에 필자님께도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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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제가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건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한 반론은 아닌 거 같습니다. 오스트리아 학파는 "합리적인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주류경제학과 오스트리아 학파를 헷갈리시는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반론은 다셔도 됩니다만. 사실 하시는 반론이 주관주의 가치론에 대한 반론도 아닐뿐더러.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한 반론도 아닙니다. 그냥 지금 하시는 반론은 시카고, 오스트리아, 신고전, 고전학파에 대한, 그냥 자유시장에 대한 반론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텐데요. 그리고 오스트리아, 시카고, 신고전, 고전학파 다 추구하는게 다른데.. 그냥 시장에 대한 반론을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한 반론이라고 하시면 조금 답변하는 입장에서 난감하긴 합니다.

댓글상의 논의를 마무리 했으면 하는 말씀을 드린 상태에서 필자님 말씀에 답을 드리는 게 옳은지 아닌지 한참 고민을 했네요. 일단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다소 혼란스레 진행된 논의를 하나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제 생각에 주류, 비주류 라는 표현 자체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 관행이 혼란스럽긴 한데, 주류에 도전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학계의 풍토 때문인지, 오스트리아 학파, 행동경제학파, 심지어 마르크스학파까지 다들 국가, 행위의 과정 또는 결과, 시장에 대한 태도 등 각자의 기준으로 '비주류'를 자임하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2. 합리적 개인과 관련해서는 개념의 외연을 어디까지 둘 것인가 하는 차원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시는
    '주류' 경제학이 정의하는 '합리성'과 오스트리아 학파의 '목적합리성'은 분명 다르지만, 제가 보기에 어떤 맥락에서든 '합리적으로 행위하는 개인'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기에 드린 말씀이었습니다.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해서만 폭을 좁히자면 '각각의 주관적 가치 기준과 목적에 맞게 합리적이고 일관되게 행위하는 인간'이라는 공리가 적절하냐라는 의문이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겠네요.

  3. 시장의 본질에 관한 질문입니다. 필자님의 말씀에서도 '판매자가 있고 수요자가 있으면 시장이 된다' '돈이 없어도 재화가 교환하면 시장이다' 사이에는 약간의 불일치가 보입니다. 전자, 즉 판매-수요(구매?) 관계에서는 화폐의 존재를 상정하시는 듯한데 후자에서는 '돈이 없어도'라는 단서가 있어서요. '자발적 교환'만 이루어지면 (이를테면 물물교환 행위까지도) 시장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의미이신지...

  4. '오스트리아 학파가 인간 행동을 예측하거나 예상하지 않는다'는 말씀에 대한 것입니다. 오스트리아 학파는 하나의 공리를 정점으로 개별 사안들을 추론하는 '연역'을 학문적 방법으로 취하고 있습니다. 계량화라는 표현이 걸리신다면 '수학화'로 바꾸어도 저로선 무방합니다. 어떻든, 연역은 하지만 예측은 하지 않는다는 건 모순 아닌지...

  5. '공공단체/국가가 시장참여자가 아닌 건지', '아니라고 간주하는 건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마땅한 건지' 불분명합니다. 필자님 댓글에서도 참여자가 아니다'라고 하신 부분이 있고 '자발적인 질서를 무너뜨리는 참여자'라고 하신 부분이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사실 진술과 가치 진술은 염연히 구분되어야 할 듯한데요...

  6. 모든 권력은 강제력입니다. 정당성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데요. 로스바드가 주장하듯이 국가를 대신해서 '자발적인' 민간기업이 강제력을 행사한다고 해서 그것이 정당성을 보장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조금 거칠게 도식화하자면 자발성=정당성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의문의 요지입니다.

끝으로 저는 일정한 경제학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반론'이라기 보다는 '의문'으로 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의문에 대한 해답 자체 보다는 해답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진정성 있는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네 선생님. 하나도 실례 아니고, 미안해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달아주신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의문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도 배워가는 학생의 신분입니다(뭐, 죽을 때 까지 배우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이런 반문이나 의문을 가진 분들과 대화를 함으로써 저의 생각도 다시 정리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제가 '비 주류'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 오스트리아 학파는 경제학계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어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마르크스주의 보다도 학계에서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알리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는 것이고요. 저는 오스트리아 학파가 '비주류'인 것에 자랑스러워 하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지금 주류학계가 아니라는 것, 오스트리아 학파가 주장하는 바가 정설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주류라고 말씀을 드린것이죠!

  2. 사실, 오스트리아 학파는 말씀하신 거 처럼: "각각의 주관적 가치 기준과 목적에 맞게 합리적이고 일관되게 행위하는 인간"이라는 가정을 한 적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주관적 가치와 목적에 맞게 행동하긴 하지만, 그 목적을 이룰려는 과정속에서 '합리성'을 주장하진 않습니다. 그냥 미제스가 말했듯 '인간은 행동하고, 그 행동은 반드시 목적을 가진다.' 라는 공리만 주장할 뿐입니다. 오스트리아 학파가 말하는 인간은 합리적인 인간이 아닙니다. 목적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생물이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점은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3. 판매와 구매는 화폐가 없어도 가능한 행위입니다. 단지 화폐가 있어야 될 거 같이 보이는 것 뿐이죠. 우리는 A씨와 B씨가 있다면, A씨는 B씨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B씨는 A씨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교환 과정에서 B씨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자기가 원하는 것을 받으면서 판매한 것이죠. 굳이 교환의 매개물인 화폐가 없어도 구매 판매 행위는 이루어집니다. 자발적 교환은 돈이 있어도, 없어도 이루어 집니다. 재화만 있으면 이루어지는 일이고. 사실 돈 자체도 재화입니다.

  4. 오스트리아 학파는 경제가 개인들이 세계에 관해 선호하고, 평가하고, 의도하고, 믿는 것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개인의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오스트리아 학파는 그 공리를 바탕으로 연역하여 인간 선택들을 설명하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개개인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이 아니라, 정부의 인위적인 강제력이 들어간 것이라면 '시장에 해롭다'는 예측은 하는 것이죠. 개개인의 활동이 아니라 집단의 강제력이니까요.

  5. 제 글에 혼선이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는 국가나 공공기관 자체를 시장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봅니다. 공공기관과 국가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조차 적용되지 않으며, 그 외에 경쟁이라든지 자유로운 진입도 막기 때문이죠. 시장에 가장 반대에 있는 개념이라고 보고있습니다.

  6. 라스바드는 절대로 민간기업이 행하는 '강제력'을 옳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국가이든 무엇이든 자발적이지 않은 모든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모든 권력은 강제가 아닙니다. 삼성은 저에게 강요한 것이 없습니다. 여타 대기업들도 저에게 강요한 것은 없죠. 만약에 대기업이 박근혜 정권에서 처럼 정부의 힘을 빌려 카르텔을 형성하고 독점권을 부여받는다면, 그것은 강제겠지만, 그 외에 시장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경쟁하고 하는 행위에서 강제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전 여태까지 어느 기업에도 강제력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만, 정부에겐 늘 받죠. 소비할 때 소비세, 월급날엔 소득세, 전력을 쓰면 누진세, 양도할 때 받는 양도세 등등. 저는 한번도 동의하지 않은 세금들을 가져갈 뿐만이 아니라, 남성들의 경우 의지와는 상관없이 군대로 징집해버리죠. 심지어 내가 원하지도 않은 빚을 져버려서 대신 내달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일도 허가없이는 불가능하죠. 심지어 내 화폐 재산도 자기들이 찍어내고 인쇄시켜서 그 가치를 떨어트립니다. 내 재산을 내가 원하지 않은 곳에 쓰기도 하고요. 이게 바로 강제입니다. 정부는 그래서 강도일 수 밖에 없고요.

저는 일정한 경제학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지 않으신 분의 피드백이 좋습니다. 여러방면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그런 탐구속에서 저는 더 고민하고 더 발전할 것이라 믿으니까요 :) 언제나 이런 피드백은 대환영입니다. 팔로우 하고 갑니다.

이제 논의가 정리되어가는 느낌입니다. ^^

  1. 특정학파(^^) 외에는 모두 비주류로 취급받는 현실인 것에 동감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2. 이 부분은 고민을 좀 많이 했습니다. 둘 사이의 논의가 왜 이렇게 미끄러질까 싶어서 미제스의 <인간행동>영문판을 다시 훑어보기도 했구요. 제 생각에 미끄러짐(?)의 원인은 이게 아닌가 합니다. 인간의 행동과 관련하여 미제스가 핵심 개념으로 삼은 것은 목적론teleology과 인과율causality입니다. 목적에 맞게 행동한다는 것은 행위가 낳게 될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간이 인식할 수 있음을 전제합니다. 다시 말해 합리적 판단 능력, 즉 인간이라는 주체가 갖는 이성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한다는 거죠. 제 의문의 대상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3. 시장의 본질은 '자발적 교환'이라는 입장이시군요. 이해했습니다.

  4. '자유', '자발성', '개인'의 개념에 대해서는 실로 거대한 이견 또는 의문이 있습니다만, 이건 말 그대로 철학적 논의라 논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듯합니다;;;

  5. 필자님의 관점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6. 권력의 정의에 관한 문제인데... 이 또한 학자마다 학문 분야마다 달라서... 저는 정치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경제학도이신 필자님과는 기의가 확연히 다를 수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니체 연구자와 이야기를 나누면 또 달라지겠죠.^^ 국가에 대한 관점은 필자님과 아무래도 많이 다를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제 말씀은 여기까지입니다.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끼리 꽤나 즐거운 토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기회에, 또 다른 주제로 또다른 즐거운 대화와 소통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와... 미제스의 인간행동을 정독하셨군요. 저도 못한 것을 하시다니 어떻게 보면 저보다 더 오스트리아 학파에 전문가 이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학파가 맞으시든 아니시든 인간행동을 읽으셨다는 점에서 매우 반갑네요!

정치학 전공이시군요! 저도 원래 정치학을 했다가 제 사상이 너무나도 불순(?)하여 교수님들께 미움을 받는 바람에 전공을 철학과 경제학으로 바꿨습니다. 맞습니다. 선생님과 저는 관점이 많이 다른데서 나오는 의견차이인 거 같습니다. 누가 틀리고 맞고를 할 수 없을 거 같은데.

사실 선생님께서 가지신 의문에 대해서 나중에 저를 멘션해주시고 블로그에 자세하게 글을 써주신다면 저도 그 의문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전 선생님이 저와 다르다고 해서 멀리할 생각 1도 없습니다. 다만 같이 고민할 수 있는게 있다면 고민해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선생님 글 기대하겠습니다!!

아하~ 그러셨군요. 정독까지는 아니구요;; 호기심 만발한 성격이라 인터넷 돌아다니며 필요한 책들 PDF로 수집하는게 일종의 취미... 게다가 인간행동 같은 고전들은 저작권이 만료되었으니 저 같은 사람에겐 인터넷이 축복이죠.ㅎㅎ 개인적으로 진지한 글을 쓰면 에너지를 지나치게 쏟는 타입으로 두통이 심해져서 두어 주 전에 유시민에 관한 글 쓰고 난 다음부터는 자제하는 중입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짧게 나누어서 써볼 생각은 있습니다. 이제 전 이만 가봐야겠네요. 봄맞이 대청소 중에 여왕님 잠시 출타하신 틈을 타고 이러고 있던 터라, 빨래 널러...ㅋㅋ 반갑고 즐거운 토론이었습니다. 그냥 끝내긴 허무하니 댓글마다 미력한 뉴비의 보팅 남기고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스바드의 이름을 알고계신 한국분이 많이 안계신데~^^ 오..유시민에 대해서 쓰신 글이 있군요. 바로 정독하겠습니다. ㅎㅎ 여왕님! 훌륭한 남편이시군요 ㅎㅎ 앞으로 인생에 대해서도, 그리고 헤르메스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정치관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저도 매우 감사하고 즐거운 토론이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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