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in #kr6 years ago

어제가 기숙사 마지막 날이었듯이, 오늘은 제가 홀로 선 첫번째 날입니다.

기숙사 비용이 자취보다는 비교적 싸서 계속 기숙사에 눌러붙어있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학교 기숙사가 여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남자 기숙사에 비해 현저히 작고
신입생 위주로 선발하다 보니 성적이 우수하지 않은 헌내기는 나가라 ^^ 해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딘 성격에 털털한 편이라 기숙사에서 생활한 근 1년간의 생활은 별 탈없이 흘러갔습니다.
4인실도, 2인실도 이용해봤는데요. 사실은 불편하긴 둘 다 마찬가지였습니다. 거의 모든 시설이 공용이라는 점에서 오는 불편함과 위생 문제, 룸메들의 생활패턴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 여학생들이 생활하는 방에 노크도 없이 마스터키로 아무때고 출입하시는 배려 없는 남자 사감님 등..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 받아왔던 일들이 많아 요새 예민해졌던 것 같았는데요, 어쨌거나 정들었던 기숙사에서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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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가 살았던 자리를 깨끗이 비우고 짐을 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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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 ;

박스가 터졌습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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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테이브로 덕지덕지 붙여주고 짐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평일에 바쁘셔서 제가 다니는 학교까지 와주시지 못했어요.
처음에는 혼자 어떻게 이사를 하나 ..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다들 도와준다고 난리네요 !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무사히 짐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과 사람들, 같이 일하는 언니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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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집은 4층이에요. 뭐 숫자에 대한 미신은 믿지 않는 편입니다!
사실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건물의 꼭대기 층은 로얄 층이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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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길래 뭔가 했더니 엘리베리터에 이렇게 예쁜 디퓨저가 있네요.
관리를 정말 꼼꼼히 하시나 봅니다. 이렇게 섬세하게 신경써주시는 관리자 분이 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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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러왔을 당시 사정이 있어서 급하게 계약해버렸거든요. 제 기억 속의 제 집은 조금은 좁았는데,
띠로롱 문을 여니까 그렇게 좁진 않았어요. 오히려 혼자 살기에 넓다고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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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공간이 많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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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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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도 잘 드네요. 만족합니다.
TV가 있었는데 안 그래도 좁은 책상을 더 좁게 만들어서 오히려 거추장스럽네요.
공부하는 저에게는 필요 없는 것 같아 조만간 관리인분께 빼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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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충 짐을 밀어넣고 도와준 감사한 사람들에게 맛있는 밥을 샀습니다.
돈가스, 매운탕, 설렁탕을 파는 맛집에 가서 거하게 대접했습니다.
이사한 날은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 건데, 실수했네요. ㅎㅎ
괜찮습니다.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네요!

짐을 푸는데 너무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짐을 다 풀고 스팀잇을 너무 하고 싶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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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용.
인터넷이 안 됩니다!!!!!!!!!!!! 이건 비상이에요 ..
그래서 카페를 왔답니다 ..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즐티밋 중이에요.
밤 늦게 커피를 마셔서 오늘은 늦게 잠이 들 거 같네요.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해와서 저만의 공간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의 감사한 지원 덕분에 이런 과분한 집에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매달 나오는 가스비랑 전기료라도 제가 지불할 생각입니다. 그렇게라도 아버지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네요.
더욱 열심히 살아 꼭 보답하고 싶습니다.

기숙사에서 짐을 싸서 나오면서 두고 온 것이 있습니다.
전공 서적들과 족보, 그리고 사소한 추억들인데요.
기숙사 앞을 지나갈 때마다 제가 두고왔던 추억들이 저를 간지럽힐 것 같네요.
책들은 친구에게 받아 다음에 후배들에게 물려줄 생각입니다.

아, 그리고 추억과 마음을 두고 온 곳이 또 한군데 있는데요.
기숙사 바로 앞에 자리한 편의점입니다!
공부하느라 자주 밤을 새면, 혼자든 친구과 함께든 그 편의점에 가 야식을 먹곤 했습니다 ㅎㅎ
거기서 항상 "어서오세요"라고 친절히 맞아주시던 아저씨와 어제 긴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제 좀떨어진 곳에서 자취해서 저번보다는 자주 못 올 거 같아요."

웃으면서 아쉽다고, 그래도 가끔씩 놀러 오라고 하시는 아저씹니다. ㅎㅎ
그리고 "집이 얼마나 좋느냐 보다도, 얼마나 깨끗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하시네요.

위 사진을 보면 기숙사에서 신발을 신고 방에 들어가는 구조로 돼 있어서 청결이 유지되기 힘들었고 그래서 그런지 자주 아팠었는데, 이제 새 시작이니까 깔끔하게 살면서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아무쪼록,
자취를 시작한만큼 나만의 공간이 생겨서 더 좋을수도,
그래서 오히려 더 외롭고 힘들 수도 있겠죠.
어찌됐던 더 나은 방향으로 홀로 설겁니다.

끝은 또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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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독 보고 놀러왔습니다 ㅎㅎ
기숙사 생활 마치고 자취를 시작하시는군요!
개인 공간이 생기는게 가장 큰 장점인것같습니다
응원합니다! 자주 봬요

나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져야할 때가 온 거 같습니다!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소통 자주 해요~

오오!! hazzys님 자취 시작하셨군요. 축하드려요 ㅎㅎ
왜 인터넷이 안될까요.. 보통 설치되어 있지 않나요??
추억이 담긴 기숙사를 떠나 아쉬우시겠지만
새로운 곳에서 더 많은 추억 생기길 바랄게요!!

인터넷은 설치돼 있는데 렌선이랑 공유기가 없네요.
계약하기 전에 꼼꼼히 못 본 제 탓입니다 .. ㅠㅠ
내일 관리자 분께서 와서 봐주신다니 다행이에요.
더 좋은 추억을 위해서 저도 노력해야겠죠 ㅎㅎ 감사합니다!

반가워요!! 자취시작이시군요!
저도 자취 9년차로 궁금한게 있으면 제가 아는한 도와드릴게요~
팔로하고 자주 구경올게요!~🤠

자취 9년 차라면 어마무시한 자취 산배시네요 .!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지 물어봐도 되지요?
벌써부터 든든하네요 ㅎㅎ 자주 봬요 !

hazzys님도 홀로서기를 시작하셨군요!
저도 새학기는 기숙사를 들어갈수없어서
자취를 하려하는데 부모님과 조율하기가
쉽지않네요.
스팀잇을 열심히해서 한달 월세라도 낼수있다면
부모님께 부담을 크게 덜수있을텐데 말입니다 ㅎㅎ

스팀잇으로 월세를 직접 내신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과연 저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부모님이 기특해하시겠어요 ! ㅎㅎ

끝과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

@julianpark 님 응원과 홍보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나네요!

@hazzys님 안녕하세요. 하니 입니다. @julianpark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시크하게 이삿짐 쌌던 테이프와 칼이 마지막을 장식하네요.ㅎㅎㅎㅎㅎ
멋진 집에 자취 시작하신 걸 축하드립니다.^_________^
자취하는 여성은 인기가 많다고 하더군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 인기가 많아진다니 .. 그랬으면 좋겠네요 ^^
축하 감사합니다! 사실 마지막 사진 야심차게 올렸는데
알아봐주시니 뿌듯하네요 ㅎㅎ

글을 읽으면서 학부 시절 고시텔-하숙-원룸으로 시작해 친한 형과의 빌라 동거 생활로 이어졌던 제 과거가 떠오르네요...ㅎㅎ 처음 고시텔에서 나오면서 앞으로 절대 고시텔에선 살지 말아야지 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련한 추억이군요 :)

새 집이 깨끗하고 좋네요-!! 좋은 집에서 좋은 포스팅 기대해봅니다ㅎㅎ
팔로우하고 갈게요!

포스팅하기 딱 좋은 집입니다 ~ ㅎㅎ
아련했던 그 시절이 지금은 추억으로 아름답게 남았네요.
힘들었을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 아닐까요? ㅎㅎ
자주 뵙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기숙사나 하숙같은 건 못하겠던데...얽매이는 것 같아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취 등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더 자신에게 엄격해지더라구요.
믿고 내보내주신 부모님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겠죠?
자취 첫 걸음 축하드립니다.
집이 이뻐요~~~^&^

믿고 맡겨주신 부모님이 실망을 하신다면 저도 저에게 너무 속상하고 실망할 거 같네요. 엄격해져야 할 때라면 그렇게 하려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자주 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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