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캠페인] 이중주차시 확인을 잘 합시다!

in #kr7 years ago (edited)

오늘도 아침부터 전쟁이다. 신랑과 둘이 아이들 챙겨서 나가려고 서두른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우리 둘은 아침에 각자 해야할 일이 정해져 있다. 나는 아이들 먹일 아침을 준비하면 신랑은 아이들을 깨우고 씻겨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식탁까지 데려다 준다. 그리고는 본인의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들 감기약을 챙긴다.

신랑은 항상 자고 있는 아이를 한명씩 안아 창밖을 보게 하면서 아이가 잠에서 깰수 있도록 얘기거리를 만든다. 무조건 빨리 일어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나와는 사뭇 다른, 우리 신랑만의 아침 기상법이다.

지웅아~ 오늘은 밖에 눈이 엄청 많이 왔네. 우리 지웅이 오늘 장갑끼고 유치원에 가야겠다. 눈이 많이 왔으니 빨리 준비해서 나가야해~ 어서 일어나자.

눈이 많이 왔다는 소리에 아이가 잠을 깨 창밖을 봐라본다. 나도 그 소리를 듣고서야 밖에 눈이 많이 왔구나를 안다. 눈이 많이 왔다는 소리에 나의 준비하는 손길도 더 바빠진다. 게다가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중요한 회의가 잡혀 있으니 늦으면 안된다. 신랑이 먼저 첫째를 데리고 출근한다. 나보다 직장까지의 거리가 더 머니 신랑은 나보다 훨씬 먼저 출근을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빠랑 등원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아들 녀석 때문에 아침이면 첫째를 꼭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려고 노력한다. 아빠의 이런 마음을 아들은 알까.

아들과 남편이 출근하고 나도 딸과 함께 집을 나섰다. 내가 빠른 걸음이니 엄마 손을 잡은 우리 꼬맹이는 거의 뛰다시피해서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저만치 주차되어있는 내 차가 보이고 내 차를 가로 막고 있는 다른 차량들이 보인다. 연달아 주차가 되어있어 머리로는 두개의 차를 다 밀어야겠다는 계산을 한다. 아이의 손을 놓고 첫번째 차를 밀고 나서 내차 바로 뒤에 있는 차를 밀어 보는데 움직이지가 않는다.

어..이러면 안되는데...

아무리 해봐도 차는 움직이지를 않고 차량에 비치된 연락처에 전화를 걸어 봤지만 전화가 꺼져있다. 순간 머리가 하애진다. 아파트 출입 스티커도 없어서 몇동 몇호 거주자인지 알 수가 없다. 눈도 많이 온데다가 중요한 회의까지는 이제 1시간도 채 남아 있지 않았다. 갑자기 울고 싶어진다.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방송을 한다고 해도 달리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더 지체할 수가 없어 택시라도 탈 생각으로 아이를 데리고 뛰기 시작한다. 우리집에서 아파트 정문까지는 200미터가 족히 넘는데다 비탈길이다. 눈이 와서 아이가 걷기에는 너무 힘든데다 아이의 바지와 신발이 눈으로 덮히며 서서히 옷에 젖어든다. 나의 손을 잡은 아이가 자꾸 넘어진다. 한손에 든 짐 때문에 아이를 업고 뛰기도 힘들다. 순간 너무 너무 화가 났다. 나도 나지만 가뜩이나 감기에 걸린 딸이 추운 날씨에 힘들게 걸어가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싶었다. 그분이 나중에라도 알아야 할 것 같은 마음에 문자를 보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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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회의시간 10분전에 도착했다. 물론 출근시간은 이미 훨씬 지났지만 말이다. 나름 중요한 회의라 긴장했는데 회의는 다행히 별문제 없이 끝났다. 사실 아침을 안 좋게 시작해서 안 좋은 기분이 하루 종일 이어질까봐 속으로 더 걱정이 되었었다.

회의가 끝나고 신랑과 통화하면서 사과 문자도 없다고 한마디 했더니 신랑이 전화를 해보겠다고 한다. 그냥 두라고 했지만 신랑이 전화를 했다. 이중주차시 부주의로 아내와 어린 딸이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며 앞으로는 주의를 해 주십사 말씀을 드렸단다. 그분도 미안해 하며 문자라도 보낼려고 하고 있었다고 하셨다고 한다. 미안한 마음에 택시비라도 물어 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이웃사촌끼리 무슨 그런 것을 받느냐고 사양했다고 해서 잘 했다고 말해줬다.

아침부터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어서 순간 짜증이 나긴 했지만 잘 생각해 보면 나도 비슷한 실수를 많이 하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무슨 일이든 화가 나는 순간만 잘 참으면 그 이후에는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하가 쉬워지는 것 같다.

나조차도 앞으로 이중주차를 할 때 확인을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면서 스티밋 캠페인으로 차량을 보유하신 모든 분들께 겨울철 유난히 지하주차장 혼잡으로 인해 이중주차할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당부의 말씀을 전해 본다.

주차 에티켓

  1. 이중 주차시 중립상태와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려 있는지 확인한다.
  2. 차량의 잘 보이는 곳에 연락처를 반드시 남겨둔다.
  3. 만약을 대비해 전화대기 상태를 잘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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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곤욕치르셨군요 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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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모르시는분들 있을까 올립니다 ㅋ

시동끄고는 저런식으로 중립으로 옮길수있습니다!!

사실 저도 중립으로 이중 주차할 일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신랑이 가르쳐 줘서 얼마전에 알았거든요. 이렇게 상세한 그림 설명까지.. 감사합니다. 오늘 그분은 중립은 잘 해 두셨는데,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워 놓으셨더라구요...ㅠ.ㅜ

중립에 사이드 브레이크라니!!!

아침부터 엄청 고생하셨네요 ^^
그래도 회의에 안늦으셨다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중주차 특히 아침에 바쁠때 브레이크 걸어 움직이지도 않고
전화도 않받으면 으~윽 그기분 말로 표현못하죠....
운전하시는분들은 주차에티켓 필수인거 같아요..
아침부터 고생 많으셨네요..
워킹맘님 좋은글 잘보고 갈께요~^^

남편분께서 정말 스윗하세요 ㅠ 온국민이 따라해야할 아이들 기상법인 것 같아요 ㅎㅎ 그나저나 세상에는 별 희안한 사람들이 많네요ㅜ

아이들한테만 스윗하니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그분도 어쩌다 실수로 그러셨겠죠. 정상적인 분이라면 문자 확인하시고 엄청 미안해 하시지 않으셨을까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면 저는 진짜 에휴 ㅎㅎ그래도 잘 참으셨네요 앞으로 이중 주차는 안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눈이 오는바람에 지하주차장의 이중주차난이 훨씬 심해졌어요. 아무래도 지상에 주차시켜 놓으면 아침에 출근하기가 더 힘드니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내릴 때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것 같아요.

조만간 차를 살 예정이므로 에티켓 잘 배우고 가겠습니다.

와우.. 생애 첫차는 아니신건죠?? 아이작님의 새차 구매를 응원합니다. 좋으시겠당...^^

제가 다 화가 나네요.
참 속상하고 억울한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몇몇 자기위주로 사는 분들 때문에요.
아침부터 고생많이 하셨네요.

자기 위주보다는 내리실때 무의식적으로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신 것 같아요. 아침부터 고생하긴 했지만 회의가 잘 끝나서 그나마 화가 참아 지게 되었네요. 만약 회의 때 엄청난 지적을 받았다면 그 분을 엄청 원망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같이 화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침부터 예상외의 상황을 만나면 당황하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회의에 안늦으셨다니 불행중 다행입니다.

네... 첫 이미지가 중요한데 오늘은 우리 부서에서 제일 높으신 상사 분이 새롭게 발령나서 처음 하시는 꽤 큰 회의여서 첫날부터 찍히는 것이 아닌가 엄청 걱정했거든요. 잘 넘어가서 그나마 너무 다행이더라구요. ^^

안녕하세요 happyworkingmom 님, 정말 어떤날은 하루 일상이 아침부터 전쟁일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짜증나시는 하루 기분 푹~~ 푸시고 좋은 밤 되시길 바랄께요^^

어떤 날은 이었으면 좋겠네요.. 육아전쟁이... 매일같이 이어지는 육아전쟁.. 휴전이 필요합니다...ㅎㅎ
기분은 다행히 별로 나쁘진 않았네요. 성민님도 좋은 밤 되세요.^^

네 ㅎㅎ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저희 아파트 주차예절은 애저녁에 포기한 1인입니다.
사소한 것부터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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