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딸 키우는 소소한 재미 : 우리 딸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온건가요?

in #kr6 years ago

요즘 말문이 트여 딸과 대화가 되다보니 이래저래 딸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세살 딸과의 에피소드 #1.

아이에게 자주 읽혀 주는 책중에 벨소리가 나는 버튼을 누르고 입체형으로 붙어 있는 문모양을 열면 피자를 배달하는 곰아저씨, 세탁소 펭귄아저씨, 꽃을 배달하는 악어아줌마 등이 나오는 그런 책이 있어요. 그 책에

딩동딩동! 누구세요?(문을 열면) "우유를 배달하는 젖소아줌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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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며칠전에는 아침마다 배달 오는 우유를 아침에 미리 꺼내서 냉장고에 넣었어야 했는데 깜박 잊어버리고는 퇴근하면서 현관문에 매달려 있는 배달주머니 안에서 우유를 꺼내는 것을 본 우리딸이 하는말.

어..젖소아줌마 왔다 갔네.


세살 딸과의 에피소드 #2.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는 우리 집. 어제도 너무 정신없이 아이 둘을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을 해서 어린이집으로 향하는데 둘째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찡찡거리네요. 그래서 눈은 정면을 응시하며 입으로만 한마디 합니다.

시은아~ 우리 시은이 이제 언니잖아. 울지 않고 말해야 하는 거야. 울면서 말하면 시은이가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잖아. 그렇게 말을 안하고 잉잉잉 거리면 누가 알아들어?

제 말이 떨어지기도 무섭게 우리 따님이 우는 목소리로 한마디 하네요.

엄마...

저는 울면서 말하면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고 타이르려는 의도로 얘기했는데 우리 딸은 엄마가 질문을 한 것으로 받아들였나 봅니다. 잉잉 거리며 말해도 엄마는 다 알아듣지않냐고 말이죠.

아기 때부터 말이 안 통해도 엄마는 다 알아듣고 다 해줬으니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런말을 한다는 자체가 웃기면서 많이 컸구나 싶었습니다.


세살 딸과의 에피소드 #3

워킹맘이라 주중에는 아이가 엄마랑 보내는 시간보다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 이것 저것 궁금한 것도 참 많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잘 지냈는지를알고 싶어져서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시은아~ 시은이 선생님 좋아?
어!
그럼 이모(원장) 선생님도 좋아?
어!
시은이는 친구 중에 누가 제일 좋아?
태하!
그리고 또 누가 좋아?
윤지니

태하는 시은이반의 유일한 남자친구입니다. 연초에 시은이반의 남녀 성비는 3:3이었는데 남자아이 하나가 이사를 가고 또 한명은 장기 결석을 하니 태하가 유일한 청일점입니다. 처음 어린이집 다닐 때부터 둘이는 코드가 맞는지 누구 하나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기만 해도 둘이 서로 웃으며 좋아 죽습니다. 그러니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태하인 건 이상할 게 없지요.

매번 묻는 질문에 항상 똑같은 대답을 해도 엄마인 저는 똑같은 질문을 몇번이나 하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시은이 너는 다 좋다고 하잖아~싫어하는 사람 없잖아.
있어~~ 수하!

수하는 얼마전에 어린이집 다른반에서 올라온 동갑내기 친구입니다. 예쁘장한 외모에 귀엽게 생긴 수하가 왜 싫은지 물어봤더니

수하는 장난감 혼자 가지고 놀아~

라고 합니다. 선생님들한테 가끔 수하가 딸 하나라 조금 까칠하고 새침데기라는 말은 들은 적이 있어서 장난감은 같이 가지고 놀아야 한다고 말하고는 대수럽지 않게 넘어 갔지요. 그리고는 시은이 등원시키면서 시은이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시은이가 수하는 싫다고 했다는 상황 얘기를 건넸더니 선생님이 한마디 하시네요.

아무래도 시은이가 수하한테 질투를 느끼는 것 같아요. 태하랑 수하랑 둘이 놀기만 하면 와서는 둘이만 놀지 못하게 할때가 있어요.

헐~~ 우리 시은이가 벌써부터 질투를..세살짜리 꼬마 녀석들 사이에서도 벌써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니..너무 귀여우면서도 아이들도 사람이니 어찌 좋고 싫음이 없겠냐 싶었습니다. 그나저나 딸바보 우리 신랑은 어쩝니까? 그니까 한눈 팔지 말고 마누라나 열열히 사랑해 주지 딸에 대한 짝사랑만 점점 깊어져 벌써부터 태하와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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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말 배워서 순간순간이 재미있는 아이..순수해서 더 예쁜 우리 딸..좋은 것 많이 많이 느끼며 밝게 자라주기를 바래 봅니다.

벌써 금요일 저녁이네요. 스티미언 여러분들 모두 가족들과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래요. 셋째 만나러 정읍 내려가는 길에 @해피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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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Good job man carry on thanks

ㅎㅎㅎㅎ귀여워요~~

크윽 저도3살우리딸이
"우리 아영아 세상에서누가제일좋아!"
라고 묻고는 "엄마!"라는 말을 들을준비를 하고있었는데
"은우어빠!"
라고해서 큰충격을 먹었지요 선생님이 꼭 밥먹을때 옆에 앉아먹는다고ㅋㅋ

젖소아줌마ㅋㅋ 애들의 순수함이 너무 예뻐요
셋째가 많이 기다리겠네요 즐거운시간보내고 오세요~~

애들 세상에도 나름 다툼이 많이 있군요.

셋째만나러가시는날이네요~~
셋째가 해피언니 만나는날이듯
저도 오늘은 엄마를 만나러 고향에 왔어요
날씨는 춥지만 따뜻한주말되세요~~

앗! 딩동딩동 블루래빗책 울집에도 있는거네요 ㅎㅎ

시은이 넘 귀여워요! 벌써부터 질투를 ㅋㅋㅋㅋㅋ

아빠들은 위의 사진에 반대합니다. ^^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군요.

아이에 대해 깊은 관심과 사랑이 느껴지는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님의 그러한 애정이 아이들에게 좋은 양분이 되어
잘 자라리라 믿어 의심치 않네요.

그와 별개로
해당 사진을 좋아하지 않으실 분도 계실 뜻해요 ㅋ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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