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 전상서 -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적이 있는가?

in #kr7 years ago (edited)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니 살면서 그런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스티밋을 하면서는 조금은 그 마음이 어떤지는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스티밋에 처음 투자했을 때 가격은 1.6$였다. 그러니 지금 얼추 2배 이상의 소득을 올린 것이다. 그동안 글 보상을 받아왔으니 투자금 전체로 따져보면 3배가 조금 못 되는 것 같다. 그러니 정기적금에 비하면 엄청난 이율이고 월급받고 사는 워킹맘 아줌마에게는 대단한 수입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봐요~ 수익이 엄청나잖아요'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입인사하고 한참후에 제대로 글을 시작한 6월 20일부터 시작해서 오늘까지 정확히 180일을 쉼없이 달려왔다. 애 셋 키우는 워킹맘이 제일 하고 싶은 꿀잠 한 번 실컷 제대로 못 자고 말이다.

돈을 벌려고 스티밋에 들어왔다. 스팀 한 개 사지 않았을 땐 한번이라도 더 눈도장을 찍어야 보상액이 높아지니 열심히 글을 읽고 댓글을 달러다녔다. 노력없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었다. 돈이든, 시간이든, 재능이든 뭐든지 투자를 해야만 했다. 특히 나같이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은 더욱 그랬다. 스타 스티미언이 한시간 투자할 것을 나는 2~3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했다.

지금 스팀달러 1개가 10달러가 넘는 가치를 가지고 스팀이 3달러를 왔다갔다 하니 겨울도 없이 봄이네 싶을 거다. 따뜻한 봄만을 만끽하고 있으니 언제 겨울이 있었나 싶을 수 있다.

나같은 소심쟁이 평범한 아줌마가 이천만원 가까이 되는 큰돈을 스팀에 투자했다. 물론 장밋빛 인생만을 꿈꾸면서 말이다. 그런데 스팀가격은 계속 곤두박질쳤고 내가 투자한 금액 보다 훨씬 낮은 자산 가치를 꽤 오랫동안 들여다 보며 속을 끓일 때가 있었다. 노력과 시간이 아까웠지만 오로지 스팀의 가치를 믿었다. 온전히 믿지를 못해서 정작 가격이 내려가 있을 때 더 사지를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 고래들의 높은 보상을 보니 배가 아픈가? 솔직히 고래들 대부분이 스팀가격이 얼마일 때 투자했는지는 모르겠다. 낮은 가격대에 산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높은 가격에 산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니 스팀가격이 낮았을 때도 이익을 보고 있으니 뭐 문제였을까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그게 아니잖는가? 나도 비트코인에 투자를 좀 해 봤더니 2500만원까지 올라갔던게 1400만원까지 떨어졌을 땐 너무 아깝고 마음이 심란했다. 사람이라는것이 이미 2500만원의 가치를 가졌을 때를 기억하기 때문에 1400만원으로 떨어졌을 때는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스팀도 마찬가지다. 스팀이 7$ 였을 때의 자산가치를 기억하던 고래가 1$로 미만으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억단위의 손해를 본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아무리 하락해도 며칠도 안되어 전고점을 갱신했는데 스팀은 혹한기가 3개월 이상 지속됐다. 하루하루 떨어지는 스팀가격을 보며 마음이 어땠을까 싶다. 그 걸
견디지 못해 결국 파워다운 하고 나간 고래도 있었다. 내 돈 10000원 떨어지는 건 아깝고 부자의 자산 1억 떨어지는 것은 고작이고, 아무것도 아닌가 말이다.

코인 투자하면서 투자원금이 반토막이 났을 때를 기억한다. 맘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투자에서 얻은 수익이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닌 내 맘고생의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스티밋을 하면서 밋업에 참석하지 못해, 남들 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지 못해, 다른 사람들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해, 이런 스티밋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입다물고 닥치고 있지 못해 맘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 나도 수없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스티밋에서 내가 얻은 수익이 다른 코인에 투자해서 얻은 수익보다 더 귀하고 값지다.

그러니 고래가 받는 높은 수익이 그저 사진 한장 올리고 받는 높은 수익이라고만 폄하 하지 마라. 고래뿐 아니라 여기 스티밋에서 최소 한달 이상 버틴 사람들이 모두 무언가를 희생해서 얻은 값진 것이다. 그것이 맘고생이라면 그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스티밋의 혹독한 겨울을 보내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6개월생으로써 스팀 가격에 현혹되어 들어오고 있는 뉴비들에게 노파심으로 한마디 하고 싶다. 노력없이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다른 사람이 보상이 부적절하다고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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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한 발 짝 물러서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공.감. 합니다.
지금 보기엔 암흑기라고 보기도 우습지만, 꽤 힘든(?) 시절이 있었죠. 모두가 보상에 실망하여 떠날 때, 꾸준하게 활동한 분들은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아야 하는 걸 뭐라 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렇다고 해서 보상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소철님의 가훈이 문득 떠오르네요. ㅎㅎ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 달 전에 썼던 글이 생각이 납니다 ㅎㅎ

헉..뭐죠? 아..ㅋㅋ 알티님은 인정~~ 인정합니다. 알티님이 진짜 혹한기의 산 증인이시죠~^^

말씀 격하게 공감하고 갑니다^^

아.. 전 스트라티스라는 곳에서 무려.. 80% 가까운 하락을 맛보았었지요.. 완전 최고점에 물렸으니.. ㅎㅎ 그래도 지금은 스팀덕분에 그나마~ 웃습니다..!!
해피님도 마음고생 심하셨겠어요~~ 하지만 앞으로 웃을날만 있을 겁니다..!!

암흑기.....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려서
스스로 다짐하면서 올린 포스트가 기억에 지금도 새록새록합니다.

그런 추억이 어른거리면서
님께서 언급하신 내용들이 더 와닿습니다.

잘 보고 가요

조금만 물러서서 차분히 바라보면
조금은 더 잘 보입니다.
눈이 많이 내렸네요.

평안한 밤 보내세요.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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