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코치] "신경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신경끄기가 아닌 생생하게 살아있기

in #kr6 years ago (edited)

이 책이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는 건 여행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 기회가 없더군요. 서점에서 사기는 좀 그렇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늘 대출중. 그러다가 여행을 끝내고 동내 주민센터에 갔더니 이 책이 있더군요. 거의 아무도 읽지 않은 듯 빳빳한 새 책의 상태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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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큼 들고와서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저자는 글을 아주 자유롭게 쓴 것같은데 번역가가 그 글의 풍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은 부분이 좀 있더군요. 저자는 아주 대 놓고 자기계발서는 모두 거짓부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자의 이 책도 자기계발서인데 이 책도 그럼 거짓부렁일까요? 제가 읽기에 그건 아닌 듯합니다.

"신경끄기의 기술: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이라는 책 제목은 아무래도 출판사의 마케팅 솜씨인 것 같고요, 그래서 더 많은 부수가 판매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원제는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f*ck : A Counterintuitive Approach of Living a Good Life"로 좀 재미없거든요.

마크 맨슨은 이 책에도 썼지만 정말 루저였다고 하네요. 대학졸업하고도 한 동안 부모님 집과 친구집 소파를 전전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블로그를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물론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있어야 했겠죠. 52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여행이라는 것도 10개 나라를 갈 때까지는 새로운 경험이 쌓이던데 그 다음부터는 그냥 단순한 경험의 반복이었다고 해요. 결국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발견한 것뿐이라고요. 앞으로 더 많은 나라를 여행하려고 생각 중인데 조금 다른 의견이라 생소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아직 10개국을 가봤나 모르겠네요. 주마간산이었던 동유럽을 빼고 그래도 10개국 이상은 다녔군요. 티벳, 부탄, 터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말레이지아, 싱가폴.. 아직 아프리카와 남미를 못가봐서 여행은 앞으로도 진행형입니다.^^

목차만 봐도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1장에서 4장까지는 지금 하고 있는 자기계발이라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1장은 애쓰지 말고, 노력하지 말라고 합니다. 2장은 해피엔딩은 없다고 선언하고요, 3장은 너는 특별하지 않다고 자존심을 꺽어버리고요, 4장에서는 고통은 겪어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자기계발서에서는 "너는 특별하고 노력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걸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요.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내용을 정말 낄낄 대면서 읽었습니다.

1장에서 하는 이야기는 애쓰지 말고 신경쓰지 말라고 해요. 이건 당신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따르는 역경을 신경쓰지 말라는 것이랍니다. 즉 아무 것도 신경쓰지 말고 늘어져 있으라는 게 아니라 원하는 것에 집중해서 노력하고 나머지 것에는 신경을 끄라는 것이죠.

2장의 내용은 성취를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일 따르니 해피하지 않다고 하고 있어요. 인생에서는 중요한 질문이 있는데 "당신은 어떤 고통을 원하는가?", "무엇을 위해 기꺼이 투쟁할 수 있는가?"라고 합니다. 즉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통을 견뎌야 하고 투쟁해야 하는데, 그걸 견딜 자신이 없으면 그 일을 하지 말라고 해요. 아주 간단하죠. 위대한 연주자가 되고 싶으면, 연습을 하는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거에요. 제게는 이런 질문이 맞겠군요. 위대한 코치가 되기 위해서 코칭공부를 하는 어려움과 많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냐… 제 대답은 Yes군요.^^

3장은 그냥 당신은 남들과 다름없이 평범한 사람이니, 특별한 대우를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그 생각을 하는 시간에 노력하라고 하는군요.

4장은 고통을 선택한 사람 만이 자신이 만든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한다고 서두에 써놨어요. 그 것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잘 들여야 보는 훈련을 하랍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치관까지 들여다 보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계발에 대한 가치관을 하나씩 헤집어 놓고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네요.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5가지 가치라고 명명했군요.

첫째는 강한 책임감, 두 번째는 자신의 믿음을 맹신하지 말 것, 세 번째는 실패, 네 번째는 거절, 다섯 번째는 내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저자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타인 탓을 전면 부인합니다. 개인의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의 책임이라고요. 외부환경이 어떠하던 간에 말이죠.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 일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 것인가는 개인의 몫이라고 합니다. 7 habits에서 말하는 통제의 원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군요. (역시 스티븐 코비 박사의 7 habits은 대단한 책이에요..^^)

두 번째로 이야기한 자신의 믿음을 맹신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합니다. 기억은 충분히 조작이 가능하고 이 세상은 늘 변하니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내다보지 말라는 뜻으로 보였어요.

세번째 실패하라는 역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그런 말들이었답니다. 기억에 남는 말은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고 해라. 그러면 답을 얻게 될테니." 정말 넋놓고 앉아 있는 분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네번째 거절은 자신의 일을 하는데도 시간이 없을텐데 어떻게 남들이 부탁을 다 들어주면서 할 것이냐고, 가끔은 과감하게 타인에게 No라는 말을 하라고 하네요. 러시아사람들은 꾸며서 이야기를 못한다고 한 대목이 많이 와 닿았어요. 이번 여름에는 블라디보스톡으로 여행을 가볼까요? ^^

다섯번째, 가장 마지막인데, 어차피 죽을 건데 뭐 그리 신경쓰면서 사느냐고요. 하고싶은 것을 하고 그리고 즐기면서 살라고… 친구 조시의 죽음으로 이 장을 시작하고 있던데, 정말 충격이 컸던가 봅니다. 삶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말이죠. 아마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핵심이 아닌가 싶어요.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 그게 정말 중요하죠.

가벼운 신변잡기의 글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가 많아서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글을 엮어내는 솜씨도 참 좋군요.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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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미움받을용기의 아류처럼 느껴집니다. 조금 자기 얘기가 있다는 차이는 있겠지만요. 이책의 성공은 출판사 마케팅의 힘이 아닐런지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어요. 예전에 나온 고전을 조금 자기 입맛에 맞게 각색한듯한..
스티븐 코비의 책을 한 번 더 읽는 게 더 많은 도움이 되요.

한편 생각해보면 고전은 좀 딱딱하죠.. ^^

음. 그래서 늘 기회는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전의 딱딱함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워크북 같은 책들이 살아남는 이유일지도.

요즘 나오는 책들 중 다른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 경우가 많더군요.
지금 읽고 있는 정여울님의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도 그런 류의 책이네요. 채사장의 열한계단도 그렇고요..
그리고 너무 어려운 책은 좀 해석을 해주는 것도 좋긴 해요.
신영복님의 "강의"같은 책은 정말 좋죠.

자녀에게 이런 기술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저 책 내용의 반의 반만큼만 그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책은 책일 뿐...
모든 이가 책을 읽고 그대로 한다면 자기계발서가 더 이상 필요가 없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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