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시 속의 피상적인 개발 -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 DDP

in #kr7 years ago (edited)

우리나라가 애쓰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관광과 세계에서의 한국의 입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류 이전 지난 시간 동안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관광객 유치가 약했습니다.

한국 방문객을 불러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세계적 타이틀을 가지는 일이었습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는 세상에 더 알려졌습니다. 소도시들의 유네스코 문화도시 가입도 그런 의도가 큰 것 이였습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 DDP


지난 10년 서울시에서는 유명한 건축가들을 섭외해서 건물을 짓는 일이 많았습니다. 관광객 유치와 서울의 “가볼곳/Destination” 만들기에 목적을 둔 사업이였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가 그중 하나 입니다. 건축계의 여왕으로 알려진 자하 하디드, 그녀의 디자인이었습니다.

  • source : ArchDaily © Virgile Simon Bertrand

실로 해외의 건축가들은 한국 방문시 DDP를 보며 "여왕님 만세" 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이 건물은 매우 논쟁이 많은 건축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시가 자하의 빌딩을 갖기까지 무리와 희생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빚이 갚아지면 끝날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이 건축물이 성공적으로 지어진 이후부터 슬슬 표면에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큰 애물단지


  • source: ArchDaily © Virgile Simon Bertrand

이 큰 빌딩을 과연 무엇으로, 누가, 어떻게 채울 것인가?

막상 짓고나니 안을 채우는게 이렇게 큰 과제가 될것이라는 것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공공 프로그램을 안과 밖으로 매번 다르게 계절마다 제공해야 하며 또 거기서 수익을 내야 합니다. 사회와 문화를 위한 프로그램 조성에 투자도 유치해야 하는데...이것이 건물만큼 큰 부담과 숙제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빌딩 관리 수입이 먼저인가?
아니면 시민을 위한 동대문 프로그램 조성이 먼저인가?

평범한 일상 속 DDP를 방문했을 때, 우리가 체험하는 DDP 공간 속 프로그램은 매우 피상적인데 그칩니다.
DDP의 비싼 대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가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 탓인지
지난 몇년간 DDP속은 서울시나 동대문의 정체성과는 관련이 적은 내용물로 차 있습니다.

유럽 명품 브랜드 쇼, 해외 브랜드 음료점, 고가의 수입 제품 편집샵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싼 공간에 동대문을 닮은 삶은 자리하기 힘들 것입니다.

photo_24.jpg

DDP안을 들여다보면 서울인지 홍콩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관광인가요.


빌딩 속 우리의 정체성


한 나라의 문화에 빠지고 싶다면 그 시장에 가보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동대문은 한국 정서의 일부인 곳입니다. 말솜씨 좋은 상인들과 흥정 해보려는 손님들의 대화, 때묻은 현금, 자판 넘어 식사 냄새로 가득한 곳이 바로 동대문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건축물이 대단해도, 그 속안의 내용이 도시와 연결될 수 없으면 멋진 서양식 껍데기가 놓인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훌륭한 건축물을 가져옴과 동시에 관광수입과 도시 발전을 기대한다면 무엇이 먼저 되어야 할까요?

겉모습에 사로잡힌 게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공간에 발길이 끊이지 않기 떄문입니다. 도시의 정체성, 디자인도 바로 그것에 뿌리를 두고 나왔으면 합니다.

DDP가 한계점을 넘어서 동대문을 가장 잘 표현하는 빌딩이 되는 날이 가까운 미래에 오길 바랍니다.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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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이 건물이 생기전에 호불호가 분분했었죠.
흉물이다, 세금낭비다, 특이하다, 기대된다~ 등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에서 흥미롭게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좋은 성과라고 저는 생각이 되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멋진 공간임에도 외국인, 국내인 모두 한번쯤 찾아오는데만 그치는점은 아쉽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있겠지만 저는 저러한 곳이 있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만의 정체성을 살릴려면 더 고민을 했어야 하나 주 설계자도 외국인이고.... 그냥 동대문이라는곳의 하나의 랜드마크 정도?? 라고 생각하시면 될듯해요

건축물 실내 프로그램을 통해 정체성이나 한국적인것을 충분히 가져올 수 있습니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서 점 점 그런 모습이 강하게 더 나오겠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국에 가본지 오래돼서 저런 건물이 생긴지도 몰랐네요. 우리의 문화 정체성을 담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브리님, 공감합니다. 한국에 가보시면 꼭 방문하세요!

음..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은 하던데 그게 동대문시장 사업주분들에게 도움이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방문이 많아지고 수입이 는다면?
어쨌든 저도 이런 식의 개발은 아니지않나싶어요.
오래된 동네의 카페화 (신사동, 경리단길, 해방촌, 문래동 등등)
글 잘보고 갑니다~^^

DDP의 수입을 채울만큼이 되려면 외국 관광객 뿐만 아닌, 국내 관광도 엄청 인기를 끌어야 할것 같습니다. 드라마나 광고도 포함, 개인들이 그곳에 갔을때 매력 느낄만큼 DDP가 준비를 해 놓은 다면 효과가 있을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정도로 투자금이 엄청난 거죠?
음...혹시..신사동 경리단길..문래동..무슨 벽화마을들처럼 그런곳 개발에 대한 얘기도 아시나요?
그냥 궁금해서.
그곳에 사는 불들에게 끼치는 영향..그들에게 돌아가는 이익과 피해같은 것들에 관심이 있어서요.
평소 생각만하다가 문래동갔을때 어떤 모임에서 그런부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더라구요.
그래서^^혹시나^^

그 동네의 역사와 지역 단체를 만나본적이 없기때문에 자세한것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한가지는 Gentrification에 대해 더 알아보시면 서울의 동네를 이해 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부분 동네가 개발되는 gentrification 현상에서 (세계적으로 공통) 많이 나오는것은 현지인들의 소외감/위화감 입니다. 집 앞 단골 슈퍼가 커피숍으로 바뀌는 등... 이런 과정속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데, 가장 큰 문제는 그 터전을 대신해 들어오는 상점들이 경제적 이익 추구위해, 그 동네 색을 잃는 것입니다.

네네 이제 몇몇의 그런 과정을 보다보니 주변 사람들도, 별다방이나 여러 대형브랜드들이 들어서는 걸 싫어하죠.
근데 그건 저희 생각이고 늘 반복되는 현상인것 같아요.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사례에 대해 모방만 하지
모방을 통하여 자신의 색으로 승화하려는 시도를 하지를 않는 건지
못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비슷한 사례들이 주위를 둘러보면 적지 않더군요

지금 상황도 예외는 아닌 듯하고요...

님을 통해서 관련 정보도 알게 되고
생각도 해보게 되어 잘 보고 갑니다.

청계천 같이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도자님 말씀같은 것이 저도 한국 방문때 항상 고민이였습니다. 한국은 건축이나 인프라 빌드는 세계적으로 뛰어나서 자신감있게 짓는것은 멋진 일입니다. 그 이후 공공 위한것 만드는 것은 발전되어야할 부분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딜가나 커피숍만 많을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서울에 멋있는 랜드마크 건물이 하나 생겼다고만 생각했지 DDP 관련, 솔직히 깊은 고민은 해보지 못했네요.
요즘 알쓸신잡2에 나오는 건축학 교수분을 통해 건축의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있답니다.

노아님 안녕하세요! 저도 그 티비 프로그램에 대하여 많이 들었습니다. 건축은 많은 관점에서 문맥화 할 수 있는 분야인것 같습니다. 우리 삶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동대문 자체의 정체성 이랄까 특징을 담아낸다기 보다 서울의 큰 랜드마크 건물이 생겼다는 느낌 인듯 합니다.
멋진 건물보다 지역과 함께 숨쉬며 어울릴 수 있는 역할을 담아내지 못한점이 아쉽네요.

아마군님! 그것이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 예전 동대문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다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그 공간속에서 좀 더 혁신적으로 사용을 할 수 있다면 멋진곳이 될 수 있을텐데요.

건축전공자로서의 내부의 컨텐츠의 문제가 아닌 외형의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DDP 나 서울시청의 경우 주변 경관과 동떨어진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이라 생각하시는분들이 많은걸로 알고 있거든요..

외형이 홀로 서있습니다. Zaha Hadid는 주변을 고려하지 않고 짓기로 유명합니다. 항상 도시와 삶의 반영이 아닌 그녀의 건축가로써 에고의 표현에 가깝습니다. 자하의 빌딩은 어딜가나 비슷하며, 그녀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당선 되었을때 이미 이것은 예견된 일의 일부였습니다.

자하 하디드의 빌딩을 갖고 있는 도시는 마치 흔하지 않은 명품 가진 사람같은 자랑거리가 됩니다. 서울시도 그것을 원했던것 같습니다. 이 빌딩을 다운 그레이드 하는것은 아닙니다. 보통의 도시가 가질 수 없는 건축입니다. 하지만 한국사람으로 그 중 역사가 깊은 동대문에 지어진것과 DDP의 상황이 아쉽습니다.

재밌게 잘읽었습니다~ㅎㅎ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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