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단편 소설 - 디스커버리를 찾아라 2부(최종) /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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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angeul입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제가 쓴 단편 소설을 한 번 발표해 보려고 합니다. 너무 졸작이어서 부끄럽네요. ㅠㅠ 그래도 얼굴에 철판을 한 번 깔고 마지막 2부를 올려 봅니다.

제목은 '디스커버리를 찾아라'입니다. 이 소설은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롱패딩이 사라진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코인 투자와 관련된 내용도 나오는 어느 한 가족의 이야기로 현실을 많이 반영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 현실과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니 이 점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라고 재밌으셨다면 리스팀, 팔로우, 보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2부 이제 시작합니다.


디스커버리를 찾아라 - 2부

8 범인을 찾아라

은호가 패딩을 잃어버린 지도 며칠이 지났다. 그 동안 패딩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혹시나 중고나라에 매물로 올라와 있지는 않은지 틈틈이 살펴보기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점점 패딩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사라지고 있을 때쯤 담임선생님이 은호를 교무실로 불렀다.

“은호야, 패딩 없어지고 많이 힘들었지? 네가 패딩을 잃어버리고 난 후에 선생님이 학교 CCTV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그 전날부터 CCTV가 고장이 나서 녹화는 되지만 저장된 내용을 불러올 수 없다고 하더라고. 요즘엔 언제 어디에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니 CCTV가 필수잖아? 행정실에 말해서 일단 A/S를 신청해 둔 상황이니까 좀 기다려보면 좋겠다.”

‘아 진짜 다행이다. 누군지 몰라도... 잡히기만 해 봐! 내가 진짜 가만 안 둔다, 씨’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은호는 웃으며 아버지에게 CCTV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요즘 학교에는 CCTV가 있냐면서 놀란다. 학생 인권 문제로 CCTV 설치가 안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말이다. 그러면서 패딩은 하나 더 사줄 테니까 이제 그만 잃어버린 패딩은 잊고 공부에 전념해라, 내일 담임선생님한테도 전화해서 그렇게 말할 거라고 하셨다.

다음 날 아침 수업 전 조례를 마친 담임선생님이 교무실로 은호를 부른다.

“은호야, 아주 기쁜 소식이 있어. 오늘 아침에 CCTV 업체에서 녹화된 영상 원본을 선생님한테 보내 주더라고. 체육 시간 전까지 패딩이 있었고 체육 시간이 끝나고 들어온 50여 분 사이에 사건이 있었잖니? 짧은 시간 동안의 영상이라 빠르게 복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

"선생님이 먼저 빠르게 영상을 봤는데, 체육 수업 시간에 우리 반 애들이 모두 나간 후에 한 남자가 교실로 몰래 들어가더니 네 패딩을 들고 나와 금세 사라지지 뭐니? 패딩이 사라진 시간에 복도 CCTV에 찍힌 사람은 한 사람 뿐이야.”

“선생님 그럼 그 사람 얼굴도 나와요?”
“당연하지! 처음 보는 얼굴이긴 한데, 햇살에 비친 얼굴이 슬퍼 보이긴 했지만 꽤나 선명하게 나와 있어서 금방 잡을 수 있을 거야.”
범인의 얼굴이 찍힌 CCTV 자료가 복구되었다는 사실에 은호는 기뻤다. 이제 패딩을 찾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 희망이 보이려고 했다.

“선생님, 그럼 우리 빨리 영상 확인해 봐요. 제 패딩 그거 정말 어렵게 산 거예요. 다음 옷 사기 전까지 몇 년은 더 입어야 돼요.”
“그래, 어서 빨리 확인해 보자. 자, 여기! 한 남자가 교실로 들어가지? 그리고 네 패딩을 들고 곧 나올거야. 은호야! 은호야?”

“아... 네? 네? 아! 선생님.”
“집중해서 한 번 봐봐. 이제 남자 얼굴이 보일거야. 햇살에 비친 얼굴이 선명하게.”
“네...”
“어때? 아는 사람이야? 모르겠지? 선생님이 이제 경찰에 이 자료랑 같이 신고해 줄까?”
“저기, 선생님 정말 죄송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패딩을 찾는 건 이제 포기해야겠어요. 패딩을 훔친 사람도 다 사정이 있었겠죠 뭐.”

“아니 은호야? 뭐라고?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고맙습니다. 선생님. 그럼 패딩은 이제 안 찾는 걸로 할게요.”
은호는 교무실을 나오자마자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입학한 후 고3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학교 뒷산을 미친 듯이 뛰어올라가는 은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얼마쯤 달렸을까. 숨이 턱까지 차올라 더 이상 뛸 수 없게 된 은호는 그냥 산길에 쓰러져 대자로 뻗어 버렸다. 눈물, 콧물, 흙먼지가 범벅이 된 얼굴로 은호가 작게 말한다.

“아빠... 아빠가 왜...”

9 못 다한 이야기

다시 학교로 돌아온 은호는 수업 시간 내내 멍하니 교과서만 보고 있었다. 이따금씩 책장을 넘기지만 도저히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아빠가 내 패딩을 왜..’
계속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학교를 마치자마자 집을 향해 뛰었다. 집에 도착한 은호는 아빠부터 찾기 시작했다.

“다녀왔습니다. 아빠! 아빠!! 어디 있어?”
“아빠 여기 있지. 근데 무슨 일 있냐? 왜 그렇게 숨을 헐떡거려? 집까지 뛰어왔어?”
“아빠, 아빠가 내 패딩 훔쳐갔어? 아니지? 아빠가 그런 거 아니지? 그렇지?”

순간 은호가 아빠의 얼굴이 굳어진다.
“은호아.. 그.. 그게 말이다.. 사실은 말이야..”
“아~ 빨리 말해! 아니라고.. 아니지? 아니 잖아, 그렇지?”
“그.. 그게.. 사실은.. 사실은 말이야.. 에이... 아니다... 아빠 맞아...”

‘이럴 수가......’

“근데 말이다.. 그게.. 말이지.. 아빠가 다 설명해 줄게..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말이야..”

“됐어! 듣기 싫어. 아들 패딩 훔쳐가는 아빠가 어디 있어? 지금 이게 말이 돼?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야? 아빠라면 이해할 수 있어? 지금 이 상황을?”
“은호야 네가 화가 난 것도 알겠지만, 흥분을 가라 앉히고 아빠 말 한 번만 들어주면 안 되겠니?”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숨을 곳이라곤 없는 단칸방에서 숨 막히는 대치 상황이 끝나고 있었다.

“무슨 말인데? 한 번 들어나 볼게...”
은호가 말했다.

“은호야, 아빠 한 번만 더 믿어봐 주면 안 될까? 사실은 아빠가 예전에 잘 나갈 때 투자도 도와주고 자금도 빌려주고 했던 아는 형님이 있는데 지금은 대단한 부자가 되셨어."

"근데, 그 형님이 ‘퀀텀’이라는 코인 ico에 참여했었다지 뭐야. 1억 들여서 사 놓은 게 있는데 1억을 주면 내 지갑으로 모두 전송해 주겠다고 해서 말이야. 내가 망하고 나서 다른 사람은 다 모른 척하는데 그 형님만 유일하게 나를 생각해 주는거야. 그래서 빌릴 수 있는 돈은 다 빌리고, 있는 것 없는 것 팔 수 있는 건 다 팔고도 1억에 조금 모자라서 네 패딩까지 손대게 된거지.”

“에이... 나도 미친놈이지. 아빠가 아들 패딩이나 훔쳐서 다시 환불이나 받고...”
“그게 다야? 그게 이유야? 그 1억이 필요해서? 아빠 정말 너무해.”

10 몇 달 후

나는 지금 이 글을 펠리스 타워에서 쓰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은 내 steemit 블로그에 올라갈 것이다. 보팅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빛마을 단 칸 방에서 지냈었는데 전에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다니 믿기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퀀텀이 'upbit'에 상장되고 지금은 9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니까.

그리고 예전에는 돈이 많아도 가족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어려운 사람도 많이 돕고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장 중요시 하고 있다.

예전에는 번 돈을 어떻게 더 불릴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고 바쁘게 돌아다니셨던 아버지도 이제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잘 쓸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갖고 있다. 아마도 우리 가족이 잃어버렸다가 다시 발견하게 된 것은 ‘Discovery’ 패딩이 아니라 ‘가족’이 아닐까.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어머니가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셨다는 점이다. 펠리스 타워로 이사를 하고 다시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순간,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셨다. 나는 사람의 몸의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한참을 울고 난 후 어머니가 드디어 내 이름을 불러 주신다.

“은호야~ 우리 아들~”
참 감동적인 순간이다.

11 10년 후

암호 화폐는 이제 생활 곳곳에 녹아들었다. 사람들은 steemit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보상을 받는다. 은행 송금은 리플로 이루어지며 목돈을 주고받을 때는 비트코인 형제들이나 이더리움을 이용하고 있다.

또 10년 전에는 은행 지점들이 차지하고 있었던 공간을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지점이 차지했다는 것도 달라진 점일 것이다. 10년의 시간동안 거래소들도 많이 발전했다. 김프를 등에 업고 세계적인 거래소로 우뚝 선 부동의 1위 ‘업비트’를 비롯해서 많은 거래소들이 활발하게 운영중이다.

그리고 또 10년 전과 달라진 점은 숨만 쉬어도 누구나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빈곤층이 거의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컴퓨터 한 대만 있어도 코인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폐지를 줍는 빈곤 노인은 옛날 뉴스에서나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누구나 글 하나, 동영상 하나만 올려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보상을 자유로운 거래를 통해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돈으로 바꿀 수 있다.

내가 잠시 살았던 달빛 마을도 몇 년 전에 재개발되어 이제는 햇빛마을이 되었으니 말 다한 거지 뭐. 안 그런가?

지금 나는 steemit에서 10년 전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며 달빛마을에서의 일을 떠올려 본다. 삶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지나면 그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된다고 누가 말하지 않았던가.

아! 10년 전과 또 한 가지 달라진 중요한 점이 또 하나 있다. 이걸 빼 먹으면 안 되지. 지금 나는 누군가를 힘껏 불러 볼 것이다.

“여보~ 은서야~ 물 좀 갖다 줘~ㅋㅋㅋ”

2부 ‘끝’


어떻게 마지막 2부도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그러셨기를 바랍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떨어져 2부의 내용이 서술 중심으로 처리된 점이 아쉽습니다. 짬짬이 쓴 글이라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2부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리스팀, 팔로우, 보팅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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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ta1님의 작품입니다. 잘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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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아...패딩을 훔쳐간 사람이 누구인가 보고 소름이 쫘르륵 돋았는데...그러한 사정이 있었던거군요ㅠㅠ그래도 퀀텀 덕에 가족 일이 잘풀리고 교훈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이어져 다행입니다:) 한글님 소설 정말 재밌게 감사히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화이링입니다~공부하시는것들 다 술술 잘풀려가길 응원할게요!!

2부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부에서 등장 인물의 대화도 적절히 넣고 조금 더 풍성하게 내용을 구성할 수도 있었겠지만 힘이 빠진 나머지 서술 중심으로 빠른 결말을 지은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ㅠㅠ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실제로 엔딩은 배드, 해피 엔딩 둘 다 생각 했었고, 은호의 가족이 처한 상황 또한 다양한 설정들을 생각했었지만 스팀잇의 독자분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설정으로 고른 것이 지금의 내용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응원의 메시지에도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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