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004] 꿈에서 그녀를 만났다
꿈에서 그녀를 만났다.
배경은 어느 사무실이었던 것 같다.나는 우연히 그 사무실에 방문했고 그녀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만 향했다. 그녀는 뭔가를 떨어트렸는지 책상 아래로 들어가는 듯했다. 왠지 덜렁거리는 그녀라면 고개를 들다가 머리를 콩 하고 박을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예상대로 머리를 박고 아파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렸다. 내가 다 아팠다.
애써 볼일을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멍하니 지하철역 앞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얼마뒤 그녀도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선 저 멀리 떨어진 벤치에 앉았다. 그녀는 나를 보지는 못한 듯 했다. 내가 먼저 다가가 은근슬쩍 옆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흠칫 놀란 듯 했지만 표정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어색한 대화가 오고갔다.
"잘 지냈느냐"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만나는 사람은 있느냐"
순간, 아차싶었지만 이미 뱉은 말은 돌이킬 수 없었다. 그녀는 새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제와서는 아무 의미도 없지만 왠지 씁쓸해졌다. 누구를 만난다고 얘기를 한 것 같지만 왠지 그 부분만 기억이 흐릿하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그 뒤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도 흐릿하다.
그렇게 잠에서 깼다.
오늘 저녁으로 동생이 보쌈을 사왔다. 그녀와 자주 먹었던 브랜드의 보쌈이었다. 그녀는 이 브랜드의 보쌈이 떡쌈을 줘서 좋다고 했었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떡쌈을 모두 양보했었다. 그녀와 헤어진 후 사소한 일상에서 갑자기 그녀가 찾아온다. 자주 듣던 음악, 자주 먹던 음식, 자주 가던 카페 등 그녀와의 흔적이 남은 모든 것에서. 오늘은 떡쌈을 양보할 필요가 없었다.
문득 그 사실이 슬펐다.
훅 들어오죠. 기습 공격이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정말 기습공격이죠.. 생각해보니 오늘이 그녀의 생일이더라구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떠올랐나봐요
오늘도 늦게까지 활동 중이시네요 ^^ 마음이 전해지는 에세이입니다.... 그렇더라듀 잠은 편안히 주무세요!
새벽에 못잔만큼 낮에 잔다는게 함정입니다.. ㅎㅎㅎ
👍👍👍꾸욱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괜히 남편이랑 아이랑 잘살고있는 제마음도 찡...
흘러가는 이야기이니 그러려니 넘겨주세요 ㅎㅎ
오.... 보쌈... 떡삼을 좋아했던 그녀를 추억하시는군요... grapher님의 추억에 함께합니당. 그때 그 친구분하고는 잘 해결이 되었나여?
그 친구와는 그 이후로 연락이... 나중에 청첩장을 보내주면 기쁜 마음으로 가려구요 ㅎㅎ
일적인 관계는 접어두고요 :)
아련해지는.. 글이네요.
기억이라는 것이 이래서 참 무섭답니다.. :)
혹시, 그분도 그래퍼님을 떠올리고 계신건 아닐까요.
그러게요. 그사람도 절 기억할지는.. ㅎㅎㅎ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오치님도 감기조심! 5월이 5월같지 않네요 ㅠㅠ
꿈이 그리울때도있지만 무섭기도한.
아직까진 무섭지 않아서 다행이랄까요..?
앗.. 꿈이었군요.
되게 리얼하게 쓰셔서 진짜 같아요!
리얼한 꿈이었거든요.. ㅎㅎ 깨서 잊지 않으려고 메모해둔 덕분이기도 하구요 :)
졸지에 동생이 눈치 없는 이로 비추어지네요;;;
쓰라린 상처가 이렇게 되세겨지니..
사랑앓이란게 참;;
그렇고 그렇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잘 보고 가요
앗 아니에요 ㅎㅎㅎ 그냥 문득문득 생각이 나는 것일뿐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