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월요일Insight)IT기업은 과연 몰락한 것인가?

in #kr7 years ago

(지난 칼럼 보기 : https://steemit.com/trending/kr-economyit )

미국시간 지난주 금요일의 시장폭락은 의외의 장소에서 터졌습니다
누구나 예상하고 졸이고 있던 곳이 아니라,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도 않은 곳에서 난데없이 와르르 무너진 것이죠
역시 알려진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해묵은 법칙이 재확인된, 재미있던 지난주였습니다

1.jpg

금요일에 아시다시피 기술주들의 대폭락이 일어났습니다
2008년 이래 최대 하락이었습니다
올해까지의 the most profitable trade(=최고의 수익을 낳는 투자)가 붕괴된 순간이었습니다

FAANG.Inc 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페북, 애플, 아마존닷컴, 넷플릭스, 구글의 머리글자를 딴 말인데, 거침없이 상승하는 Tech 컴퍼니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를 보였던 기업들을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미국증시에서의 IT 섹터의 붐을 선도하던 기업들이 저 FAANG입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기술주들의 대붕괴를 주도했던 기업들도 역시 저 FAANG이었죠

나스닥 종합이 1.8% 급락해서 6207.92 를 기록했습니다
S&P500의 경우 IT기업들이 2.7%나 폭락하는 바람에 전체 지수도 마이너스로 떨어졌죠

나스닥 종합은 연초이래 15%나 급등한 상태였습니다 DJIA보다 두배나 더 오른 상태였죠 나스닥은 기술주 중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S&P500의 테크섹터의 경우도 연초이후 무려 19%나 상승한 상태입니다

페북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애플이 3% 이상 폭락했습니다
MS주가는 2.3% 빠졌습니다
그러나 금요일 이정도로 몰락했어도 이 5개 회사는 모두 연초이후 두자리수 %로 주가가 상승한 상태입니다

금요일 미국 기술주들의 붕괴 원인은 별 거 없습니다
'그간 너무 올랐다'입니다
생각보다 심하게 올랐다라고 시장의 누구나가 조마조마하게 여기고 있던 찰나, 이것이 내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는 확신을 다른 누군가가 던져주자 너도나도 순식간에 투매에 동참하는 Self-fulfilling(=자기실현적)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방아쇠를 당긴 다른 누군가는 골드만삭스의 리서치노트 였습니다
이 FAANG이 매우 과대평가돼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은 미국증시의 거래량이 급속히 증가해서, 2017년 두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던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리포트는 과연 FAANG의 펀더멘털이 그동안의 주가상승 정도와 일치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애플을 제외하고 FANG이 시장에 몰고온 금액만 2017년 초이래로 3,430억 달러 정도입니다 S&P500이 8.6% 상승할 때 이들 4개 회사만 27%나 상승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4개 회사는 현재 실적전망과 주가상승 정도의 불일치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페이스북의 올해와 내년 수익전망은 각각 올초 이래로 18%와 10% 상승입니다 그러나 주가는 30%나 더 올랐습니다

넷플릭스는 11%와 2%의 올해와 내년 수익전망 대비 주가가 28%나 급등했죠
알파벳은 3%와 4%의 수익전망에 주가는 22% 상승했습니다

아마존의 경우 수익전망보다 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만, 수익전망이 25%나 떨어졌는데도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주식시장이 FANG에 한해 기업자체의 실력(=펀더멘털)보다 상승동력(=모멘텀)에 따라 뇌동 매매를 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쉽게 말해서 버블이 계속 될 거라는 기대감으로 투기가 극성을 부렸다는 의미입니다

기술주들에 초점을 맞추는 펀드들이 작년 통째로 20억달러의 돈을 빼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올해 지금까지 60억달러나 돈을 순유입 시키고 있습니다

이 거대 기술회사들인 FAANG이 몰락하자 부품을 공급하던 하위 반도체업체들의 주가도 급락합니다
PHLX Semiconductor Index(=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16년 37%나 상승했고 2017년에 20% 더 상승중이었죠
그런데, 금요일에 4.2%를 순식간에 내줬습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DJIA)은 기술주 몰락의 영향을 다소 작게 받았습니다
오후에 잠시 마이너스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내 회복돼서 또 기록적인 마감을 했습니다

DJIA는 0.4% 상승에 21271.97을 기록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오히려 0.1% 하락해서 2431.77을 기록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주간단위로 0.3% 하락했습니다

앞서 포스팅 해드린대로 미국증시는 지난주의 세계시장 빅 이벤트들을 무사히 넘기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ECB회의, 영국총선에서의 뜻밖의 결과, 전FBI 국장 제임스 코미의 증언 등입니다

과거에 이정도의 사건들이 일어났다면 시장 변동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그러나 금요일에 미국증시는 너무 차분했습니다
아무도 상승이나 하락쪽으로 뚜렷이 베팅하지 않고, '기다리고 지켜본다'는 정서였습니다

따라서 코미증언 이나 ECB금리결정, 영국총선의 헝-팔러먼트 결과 등이 미국시장에 어떤 급락의 동력도 제공하지 않았던 의아한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의 한 투자은행의 위험경고 보고서에 특정섹터가 무너진 하루였던 거죠

2.jpg

그래프들이 금요일까지의 미국 시장 상황을 축약해서 보여줍니다
모든 그래프들을 통할하는 핵심이 제목입니다
'Reversing Course=이제까지의 추세가 꺾이다'

맨 위의 그래프는 S&P500 지수와 FAANG 주가가 지난 한주간 얼마나 변했는지 보여줍니다 월요일부터 이미 올라버릴대로 올라버려서 매가리가 없습니다 주가변동이 -1%에서 1%의 박스권에 묶여있다가 금요일에 대폭락하네요

1층의 첫번째 그래프는 10년미국채금리 추이입니다 화요일에 절정으로 치닫던 저금리 방향성이 그후 역전되면서 금요일에 2.20%를 찍었습니다
금요일에 장중 2.22%를 넘기도 했네요 그래도 오랜만에 진입하는 10년 트레져리의 2.20%대 금리입니다

따라서 미국채 대표금리가 오르자 덩달아 신난 건 은행주들입니다
두번째 그래프는 KBW 나스닥 뱅크 인덱스 입니다 보시다시피 왼쪽의 10년트레져리 금리 추이와 유사하게 그래프의 모양이 잡힙니다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주들이 랠리를 보인다는 것이 입증되네요

세번째 그래프는 달러대비 파운드 가치 변화입니다
영국총선결과로 인해 파운드 환율도 'Reversing Course 시장'에 동참합니다 금요일 파운드 가치는 폭락합니다

마지막 그래프가 영국 FTSE100 지수의 추이입니다
파운드 폭락은 영국수출기업들에 호재입니다
따라서 FTSE100지수는 거꾸로 급등하네요
목요일까지 내렸다가 금요일에 확 올라버립니다
파운드 환율과 완전히 반대로 갔습니다

금요일에 지난주 3대 이벤트가 마무리된 결과입니다
거기에 금값도 내렸죠 현물이 0.88% 급락했고 선물이 0.63% 급락했습니다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는 JPY와 10년미국채가격 그리고 금이 모두 그 가치가 내렸습니다

시장이 의외의 방향으로 움직인 것입니다
수퍼 써스데이 이전의 달러 참패와 극도의 위험회피가 서서히 걷히고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누구나 대비하던, 알고있던 위험은 진짜 위험이 아니다'라는 지혜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던 시장이었네요
다만, 잘나가던 기술주들의 미국장에서 몰락은 버블이 영원하지 않다는 교훈을 더해준 셈입니다

일본니케이평균도 금요일은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0.5% 상승했는데, 금요일에 달러가 강력해지면서 엔화가 약세전환하자 이것이 수출주 중심의 일본대표 주식인덱스를 상승견인한 것입니다

특히 소프트방크 주가의 17년 최고치 등극은 압권이었습니다
미국의 8일 목요일에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가 시총 4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3,601억달러,405조원)
알리바바는 목요일에 주가가 13.29% 폭등해서 $142.34를 찍었습니다
소프트방크는 이 알리바바의 대주주입니다

3.jpg

그런데 금요일 FAANG의 몰락으로 갑자기 툭 화제의 중심으로 튀어나오는 곳이 일본입니다

미국 IT주식들이 금요일에 몰락하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곳이 일본 IT회사들입니다 시장은 말만들기 천재들만 있는 듯합니다
SUNRISEs라는 급조한 느낌의 신조어가 나왔네요

소프트방크 그룹, 닌텐도, 리쿠르트 홀딩스, 소니 주식회사의 4개 일본회사를 가리키는 SNRS의 머리글자에 응용해서 나온 말입니다
이녀석들이 지난 1년간 평균 65%의 주가 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애플을 제외한 FANG의 주가상승 평균치가 44%였습니다
일본 TOPIX 지수는 19% 상승했네요

토픽스 지수를 능가한 이 일본판 IT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위의 그래프가 보여줍니다 각 그래프 모두 2016년 6월 8일 가치를 기준으로 표준화했습니다

우선 빨간 선이 닌텐도(게임기 Switch 판매호조)인데 작살나네요 기준일 대비 무려 108.77%나 상승해 있습니다 2위가 리쿠르트 홀딩스네요 이 회사는 일본밖에서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2012년 미국 유명 구직사이트(Indeed Inc.)를 인수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미국판 '알바몬/인쿠르트' 따위를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리쿠르트는 57.70% 상승했습니다
3위가 소프트방크입니다 이 회사는 미국통신회사 Sprint를 인수해서 운영중이죠 최근 실적이 살아나면서 소프트방크 주가도 상승 중입니다
45.06% 상승했습니다

4위가 소니인데 제일 미국에 침투해 있는 일본 IT회사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반도체, 오락사업을 하고 있죠 32.60% 상승했네요

마지막에 녹색선이 Topix 지수입니다 18.21% 상승했지만, 이 잘나가는 Sunrise 들과 비교하니 초라합니다
다만, 이 토픽스 지수가 6월초에 1,600을 돌파했는데 이 Sunrise들의 실적 덕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토픽스 1,600은 2015년 이래로 최초입니다

언급드린대로 이 Sunrise들은 미국 사업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 해외사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금요일에 미국토종 IT 기업들이 몰락하면서 갑자기 이 일본 IT기업들에 눈 돌려보라고 블룸버그가 권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FAANG이 갑자기 폭락했지만, 아직 전세계적으로 IT 주식붐은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거기다 FAANG의 금요일 폭락이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도 삼성전자가 2.08%나 급등하면서 코스피를 연중 최고치로 끌어올렸던 금요일이었습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기술주들이 너무 올라버린 것은 미국과 같은 상황인 것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시장이 코미의 미국상원 청문회 이후로 Risk-on(=주식시장활황, 채권약세)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IT 폭락했으니 오늘 아시아 시장에서 그 기운을 이어받게 될까요?

아직 기술주들이 이걸로 끝났다라고 사망선고까지 되고 있진 않습니다
주식시장이 계속 살아나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은 듯 합니다

이번주에 대망의 Fed 금리인상 회의가 있습니다
달러가 기막히게 지난주 후반부터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랠리를 보였던 미국채 가격이 Fed 6월 금리인상을 계기로 금리인상의 전기를 마련할지도 관심사입니다

Risk-on 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게 될지 흥미로운, 미국금리인상이 예정된 한 주의 시작입니다

Sort:  

저도보고 갑니다.
필력이 어디서 나오시는건지 원더플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내용을 포스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는 평소랑 똑같이 돌아가고 있는데,
금융권의 평가만으로 주가가 오르내려간다는게 신기합니다 ㅎㅎㅎ

현실이 참 우리가 생각하는것과 다른것들이 많죠?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는 글 항상 감사히 보고 있어요
몇년? 아니면 몇개월 주기로 꼭 오른다고 믿게 되는 분야나 상품이 순간 와르륵하더라구요.
시장의 자정능력이라고 봐야할지 ㅋㅋ 오르고 내림이 살아있는 생명체 같습니다

항상 읽어주신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노력하면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

매번 좋은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매번 부족하시겠지만 읽어주심에 힘이납니다 :) 감사합니다

식겁했네요. 블록체인을 아리송해하는 지인에게 그렇다면 평범하게 구글, 페북에 투자해보는 건 어떠냐고 넌지시 권유했었거든요. 지인이 망설였기에 망정이지, 무작정 들어갔다간 큰일날 뻔 했네요.
확실히 기대감이 있는 회사들이긴 하지만, 너무 급격하고 가파른 상승세처럼 보이긴 했습니다. ㅋ 또 미 금리 인상이 그냥 지나가는 이슈도 아닐테니, 기술주들은 영향을 꽤 받겠죠.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 높은 R&D 투자 등이 융합해 약간은 '감정'이 꽤 섞인 주가 상승이 아니었나 싶긴 했어요.
물론 암호화폐계도 역시 마찬가지긴 합니다만 ㅋㅋ
그저, 암호화폐가 증시에 대해 대체제로 취급되고 헷지수단으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네요. 암호화폐 시장에 미 금리에 의해 영향받을 제도권 큰손이 많지 않기를 바랍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어찌보면 암호화폐계가 해답이 되어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5
JST 0.028
BTC 60385.82
ETH 2321.90
USDT 1.00
SBD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