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diary] 눈물을 멈출 수 없었던 엄마의 편지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이제서야 숨을 돌리고 있는 발달러 가나입니다.
스팀잇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이 쉬었던 한 주가 될 거 같네요ㅠㅠㅠㅠ
금요일엔 잔짐 포장하고, 토요일에 정신 없이 이사하고...
그 뒤엔 보증금 잔금 처리하랴 짐 정리하랴 새 가구 주문하랴 정말 어떻게 주말이 지나갔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눈 떠보니 월요일이고 통장은 텅장이 되어있고... (와, 부동산 중개료 정말 비싸네요.... 에효ㅠㅠ)
그 와중에 자격증 2개의 서류 제출 일정이 끼여있어서 진짜 미치는 줄 정신 없어서 오늘이 월요일이 아니라 아직 일요일 같고 그렇습니다;ㅡ ;
내 주말을 돌려내라....

딸래미 이사한다고 먼 대구에서 엄마가 올라오셨어요.
금요일부터 방금 전까지, 4일 정도를, 정말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함께 지냈네요.
짐 정리 하다가, 또 커피 한 잔 하면서 많은 얘기도 나누었구요.
오늘은 점심 도시락까지 싸주셔서ㅠㅠ 출근한 이래로 가장 든든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혹시 딸 굶을까봐 냉장고엔 엄마가 만들어두신 요리가 가득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엄마가 없는 방이 왠지 더 쓸쓸하고 춥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엄마가 기차 타시고 나서 편지를 써 뒀다고 카톡을 주셔서 집에 오자마자 편지를 뜯었지요.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될 쯤, 그냥 문득 엄마 생각이 나서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그거에 대한 답장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봉투 뜯는데 벌써 눈물이 주르르륵 흘렀습니다.

image.png

넌 언제나 나에게 과분한 딸이었어.
이 문장이 왜 이렇게 슬플까요. 다시 보는 지금도 울컥하네요.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가 참 뭔지,
아이들을 보면, 아무리 반항적이고 엄마, 아빠가 싫다고 소리치는 아이들도 결국 바라는 건 엄마, 아빠가 자신을 인정해주고 더 사랑해주는 것인 경우가 많더라구요.
아이들도 물론이고, 이제 어른이가 된 우리들도... 평생 부모님의 인정을 바라며 사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들, 애인에게도 그렇게 인정 받고 사랑 받고 싶지만,
좋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엄마, 아빠고 누구보다도 먼저 전화해서 알려주고 싶고 잘했다는 한 마디 말을 듣고 싶은 것 같아요.

엄마랑 저는 참 많이 닮았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그래서 하는 일도 비슷하네요ㅎㅎ
초등학교 교사로 벌써 30년 가까이 근무하고 계시는 우리 엄마.
딸로써, 인생 선배로써, 저의 멘토로써, 또 치료자로써 배울 점이 많습니다.
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가 아이들 생각하는 것 만큼은 못할 것 같아요.
엄마같은 교사만 있었다면 우리나라 교육이 참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가치관이나 좋아하는 것도 비슷해서 이제는 정말 친구 같은 엄마네요.

어제 문득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20년을 붙어 살았는데, 서울 보내 놓으니 이제 만날 시간을 다 합해도 그 20년만큼은 안 되겠다고.
생각할수록 너무 슬픈 말이에요.
자주 내려가기도 힘드니... 앞으론 좀 더 자주 전화하고 카톡도 하고 그래야겠어요.

눈이 오더니 날이 다시 추워지려나봅니다.
따뜻한 월요일 밤 되시길 바랍니다:)
이번 한 주도 힘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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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편지.. 저 한줄에 울컥해지네요..
아이키우느라 힘다며.. 바쁘다며.. 전화 드린지가 언제인지..
내일 전화한통 드려야겠어요..

저도 그렇게 울어놓고 정작 어제 또 연락 못 드렸다는ㅠㅜ 삶이 바쁘다보니 소중한 사람을 자꾸 잊게 되네요.. 오늘은 꼭 전화드려야겠어요.

I really like your post .. your post is very interesting. Greetings of friendship.

처음 뵙는분이라 인사하러 들어왔다가 눈물훔치고 갑니다..
저도 무슨 부귀영화를 누려보겠다고 20살에 출가하여 어언 9년이 지났군요..
부모님만 생각하면 하염없이 마음이 뭉클해져 옵니다.

무튼 반가워요! 팔로하고 자주 들를게요~🤠

에휴ㅠ 그러게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타지에서 고생하는 우리 존재 화이팅입니다ㅠㅠ
반갑습니다~ 앞으로 스팀잇에서 자주 뵈어요! ㅎㅎㅎ

제가 받은 편지처럼 뭉클합니다.
제 글에 덧글 주신 것 보고... 이사는 잘 하셨는지 보러 들어왔는데.. 갑자기 너무 어머니 보고싶어지네요ㅎ
어머니 편지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댓글 저도 감사합니다ㅠㅅ ㅜ 덕분에 이사는 잘 마쳤어요! 아직 새 가구 정리는 덜 끝났지만ㅋㅋ 사람 사는 모양새는 얼추 갖추고 지내고 있어요ㅎㅎㅎ

편지의 글귀들이, 왠지 슬픔을 자아내는군요.

봉투에 딸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는 거기서부터 눈물이 막 흐르더라구요ㅠㅠ 언제나 가슴 뭉클하고 보고싶은 부모님입니다..

뭉클한 편지네요.. ㅠㅠ

흐유ㅠㅠ 그렇지요ㅠㅠ 한참을 울었네요 저도...

주르륵....... 저는 신과함께를 보고 어찌나 울었던지.. 하하..

아아ㅠ 그것도 비슷한 내용이려나요ㅠㅅ ㅜ 왠지 더 보고싶어지네요

엄마라는 단어는 떠올리기만 해도 뭉클하죠.
아.. 나도 엄마한테 전화해야겠다.
가나님, 새로 이사한 곳에선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만 많이 만드시길....^^

감사합니다 레나님! 꽃길만 걸어요 우리!!

엄마에게 편지를 써 본 지 오래입니다. 저도 펜을 꺼내서 끼적이고 있네요. 근데 엄마 왜 내가 보낸 사랑한다는 카톡 씹었어...?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니도 너무 감동적이셔서 눈물 훔치시느라 답을 못하신 게 아닐까요...!

아들내미가 취업도 못하고 속썩이는디 엄마가 그것에 대답해줘야쓰것냐 이럼시로 ㅠㅠㅠ

아..ㅜㅜ 너무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넌 언제나 나에게 과분한 딸이였어.... ㅜㅜ
제가 받은 편지도 아닌데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가나님도 많이 우셨 겠어요.ㅜㅜ
어머님께서 선생님이신 가봐요.
어머님같은 선생님께 우리 아이를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나님!:)

감사합니다 미음님! 엄마는 생각만해도 눈물이 막 나네요ㅠㅠ 나중에 저도 아이 낳고 나면 더 엄마 생각나고 그러겠지요ㅠㅅ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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