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트렌드 꼬집기
일상 속 트렌드 꼬집기
우리는 분명 스마트폰과 커피가 없이도 잘지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스마트폰과 커피가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것은 단순히 스마트폰의 있고 없음의 차이, 커피를 마시고 마시지 않고의 차이가 아니다.
이 두 사건에는 결정적으로 몸이 다르다.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을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았던 신체에서의 문제해결양식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신체에서의 문제해결양식은 전혀 다르다.
예를들어 새로운 맛집을 찾아간다고 생각해보자.
지도를 들고, 누군가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기억을 더듬어, 물어물어 찾아가는 신체와
스마트폰의 지도를 켜고 네비가 안내해주는 방향을 보며 따라가는 신체의 차이.
이 둘은 같은 곳을 찾아가지만, 그 곳에 이르는 동선은 전혀 다르다.
그 동선에 이르는 의사결정, 사용하는 근육, 반응하는 오감 등 거의 모든 것이 다르다.
새로운 도구가 하나 등장했을뿐인데, 생활의 문제풀이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
이것이 바로 트렌드다.
우리의 일상은 이런 트렌드로 가득하다.
문제는 우리가 이런 트렌드의 변화에 둔감하다는 점이다.
예민하지 못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어제까지의 트렌드의 합이 오늘의 우리를 결정했듯, 우리는 그냥그냥 흘러갔던 것이다. 습관적으로
"왜 그렇게 행동하냐?"라고 묻는다면
"원래 그렇게 했는데" 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우리가 원래 스마트폰을 썼었던가.
우리가 원래 아메리카노를 하루에 몇잔씩 마셨었던가.
#우리는 원래 그렇게 행동했을까
자극과 반응/필요와 행동의 매커니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극을 받으면 그에 대해 반응을 하고 ‘필요’가 발생하면 행동을 한다.
아니 하게 되어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동물과 식물도 예외는 아니지만.)
그런데 세상에는 이 자극과 필요를 리드하는 사람이 있다.
대중들의 반응과 행동은 그들이 '자극과 필요'를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주도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디자인(설계)하느냐에 따라 변화한다. 그들은 그러한 방식으로 대중의 동선을 주무른다.
덫을 놓고 기다리는 사냥꾼처럼.(필자는 종종 이들을 트랜드세터, 디자이너, 설계자, 혹은 갑 이라고 표현한다. )
트렌드가 변하면 신체는 그 트렌드에 맞춰 변하기 시작한다.
만들어진 자극이 우리의 몸에 코딩되어 새로운 행동 알고리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의지가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의지가 우리를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
왜 우리는 특정자극에 대해 특정한 반응을 보이는 트렌드를 형성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그것은 맹목이 되어가는 것일까?
이것을 의심하지 않으면 우리는 늘 '을'로 살아갈수밖에 없다.
중요한 사실은 자극과 필요의 설계자는 늘 '갑'이 된다는 점이다.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맹목적인 트렌드.
나는 앞으로 그것을 꼬집어 볼 예정이다. 사정없이.!
-글쓴이 : 감자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