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이야기 [01] 제왕절개

in #kr6 years ago (edited)

프랑스어하세요.png


나는 두아이의 아빠다.

날 닮아 참을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두 아들의 아빠다.
얼마나 급했는지
첫째는 여덟달 만에 그리고 둘째는 일곱달 나흘일만에 3kg도 안되는 작은 체구로 세상에 나왔다.


프랑스어로 제왕절개(La) Césarienne(Chirurgie) 세자리엔느 라고 한다.

세자르의, 세자르방식의, 세자르풍의 이라는 뜻이다.

프랑스어에서 고유명사뒤에 -ien(ne) -앙(엔느)을 추가하면 풍의, 방식의 또는 그런 방식을 따르는 사람 을 뜻한다.
Paris파리 - Parisien(ne)파리지앙(파리지엔느)처럼 말이다.

수술이란 여성형 단어 Chirurgie시휴흐쥐 가 생략된 채로 자주 쓰이는데 그때문에 여성형 어미 + -ne 가 붙었다. (프랑스어에서 성/수 일치는 아주 중요함.)

César 는 로마 공화정을 무너뜨린 기원전1세기 로마의 정치인/장군 JULES César쥴 세자르 다.
라틴어로는 Caesar
영어는 Caesar케이자르
독일어로는 Kaiser 카이저 로 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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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Césarienne 세자리엔느 라고 부르나?

첫째, 세자르가 이 자궁상부절재술로 태어난 첫 아기라는 설이 있고
둘째, 자신의 군대로 로마의 젖줄 루비콘 강을 가로질러 모국을 내전으로 조각낸 사실을 비유했다는 설도 있고
셋째, 라틴어의 자르다 절개하다 를 뜻하는 단어 caesar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제왕절개술은 세자르탄생 이전부터 이미 사망한 산모에게서 태아를 꺼내기 위해 시술되어져 왔었다.
그리고 로마는 생사여탈권까지 집안의 가장인 남자에게 부여되는 가부장적 문화 였기에 개인적으로는 세번째 설이 가장 설득력 있어보인다.

우리나라의 많은 외래단어들은 사실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것들이 많은데
로마와 이탈리아에 무한 애정을 가진 일본에서 먼저 제왕(帝王)으로 번역하고 다시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한데서 온것같다.

사실, 세자르는 기원전 44년 그의 오랜 내연녀의 아들 브루투스를 비롯한 공화정 복귀 추종자들에게 살해 당하는 바람에 황제가 되지 못했다
세자르가 마련한 기틀위에서 로마의 첫 황제로 등극한 사람은 그의 양자 옥타비아누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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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Césarienne 세자리엔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더라도 제왕양부절개 또는 종신독재관절개 수준에서 참았어야지...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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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럽게 쓴글에 보팅이 없으면 서운하죠.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도 Caesarean section이라고 해요. 근데 너무 기니까 다들 C section(씨 섹션)이라고만 부르죠.

이분 ! 이름하나는 확실히 남겼네요

짱짱맨 태그에 답이 늦어지고 있네요^^
즐거운 스티밋!

쉬엄쉬엄 천천히 오셔두 되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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