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 - 아주 오랜 옛날, 전화기에 줄이 달려있던 시절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floridasanillogo.png

11살 아들 셀폰이 울립니다. 아들 녀석이 무심하게 수신 거부를 누릅니다.
애들 아빠가 묻습니다. "여자친구야?" 아들 녀석이 심드렁하게 대답합니다. "No~"
아마 텔레마케팅이겠죠. 제가 옆에서 한마디합니다. "자기야, 요새 애들은 전화로 안해~ 다 텍스팅 해~"

그러고 나니 옛 생각이 났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집집마다 마루에있던 줄이 달린 전화기.

친구 집에 전화하려면 "안녕하세요, 저는 OOO 친구 XXX 인데요, OOO 집에 있나요?" 라고 대사를 외워야만 버릇없다는 소리를 안들을 수 있었죠.
마루 한가운데에 있는 줄달린 전화기로 친구와 비밀 이야기는 전혀 할 수가 없었죠, 수화기를 손으로 막고 소곤거리지 않는 이상은요 ㅎㅎ
그러다 무선 '수화기'가 나오면서 방으로 몰래 가지고 들어가 이불 속에서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엄마는 항상 "전화기 어디 있니?" 소리치셨죠 ㅎㅎ

좀 있는(?) 집엔 한 전화번호에 2대의 전화기가 마루와 방에 각각 있어서 동생이 하는 전화를 다른 방에서 몰래 수화기를 들어 엿듣기도 하고, 소리 안나게 몰래 살짝 끊는 신공도 배웠습니다.

그 시절 에피소드가 하나 생각나네요.

하루는 엄마가 아침에 방에서 나오시면서

"어휴, 어떤 사람이 새벽 4시에 전화를 해서는 아무 말도 안하길래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요'라고 했더니 '죄송합니다' 그러고는 끊더라, 잠이 다 깨버려서 그뒤로는 제대로 못잤네, 에고 피곤하다"

하시는 겁니다. 뭐, 술 취한 사람이 전화번호 잘 못 눌러겠지 그러고 아침을 먹는데,

늦잠 자던 남동생이 방에서 나오면서 그럽니다.

"아이참네, 새벽에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어떤 아줌마가 자기가 걸어놓고는 나보고 말 안한다고 뭐라 그러더라?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끊었네, 별 희안한 사람들 다 있어..."

그렇습니다. ㅋㅋ 어떤 사람이 새벽에 전화를 잘못 걸었는데, 엄마와 동생이 각 방에서 동시에 받아 서로 통화를 한거죠 ㅋㅋㅋ
잘못 거신 그 분은 아마도 이미 끊었거나 이 대화를 듣고 있었으면 '이 집 뭐야' 했겠죠 ㅋㅋㅋ

floridasnalcaligra.jpeg

Sort:  

KR 일일 Top10 랭크에 랭크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ㅎㅎㅎㅎㅎ 추억돋는 글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매일 글 홍보 해주시는 거 감사합니다 ~

전 아직도 봅니다 줄있는 전화기..-_-;;
집이 아니라 다른 곳이지만
확 줄 잘라버리고 싶음 ㅋㅋ

직장이신가보죠? ㅋㅋ 저도 그렇습니다. 그나마 헤드셑 사서 쓰고 전화받습니다 ㅋㅋ

ㅋㅋㅋ 재밌네요 ..

하긴 예전엔 전화기가 각방에 있어서 전화하는 내용을 들을수 있었죠

네, 라인이 하나라 ㅎㅎ

덕분에 공유를위한 롤, 날 따라와! @floridasnail

thanks, I followed you ^^ you can just type in English next time~

hahaahahahah true! thanks!

정말 그시절에만 가능했던 재미있던 이야기인데요 ㅋㅋㅋ
한집에서 전화기 2대이상으로 동시에 받으면 컨퍼런스콜(?)도 가능했는데 말입죠 ㅋㅋㅋㅋ

네, 무선 수화기 찾느라 전화기 본체에서 알람 누르면 방에 있던 동생도 저절로 호출되었다는... ㅋㅋㅋㅋ

ㅎㅎㅎ 나른한 오후에 웃고갑니다
그시절에만 가능했던 에피소드네요

ㅎㅎㅎ 네, 요새 아이들은 알 수 없는 이야기죠

ㅋㅋㅋㅋㅋㅋ 재밌는 이야기네요. 생각해보니 요즘은 집전화도 다 줄이 없군요! 줄이 있는 전화기라고 말씀하시니 되게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과학발전의 과도기 세대쯤이라 어릴적 추억의 물건들을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네요 ㅠ 오랜만에 추억 떠올려보고 갑니다 :)

그쵸,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 세대가 참 축복받은 세대라는, 아날로그와 디지탈을 다 누려볼 수 있는 세대 ^^

엌ㅋㅋㅋㅋ 서로 웬지 아는 목소리라는 생각을 하셨었겠네요..ㅎㅎㅎ 재밌는 에피소드 잘봤습니다.

둘 다 잠결에 받아서 몰랐겠죠 ㅋㅋㅋ

전화기 두대라" 내 전화야 전화 끊어"
외치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몰래 수화가 들고 후크만 살짝 눌렀다 떼서 대화 엿들었다는 ㅋㅋㅋ

요즘은 집전화기가 별로 없더라고요 전화기가 추억 아이템이 되고 있네요 ㅎㅎ

네, 다들 1일 1폰 시대라 집 전화기가 필요없어지더라구요 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2
JST 0.034
BTC 63914.94
ETH 3312.82
USDT 1.00
SBD 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