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파티장 가는 길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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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장에 가는 중입니다. 제가 파티에 참석하는 건 아니고요, 큰 아이의 DOE 파티가 끝나서 데리러 가는 길입니다. 간만의 밤 외출이라, 마음 한편으로는 은근 설레기도 하는군요. 제가 밤드라이브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박기사 출발하자고요~

해피도 갈래? 말 한마디에 엉덩이춤을 추며 빙글빙글 껑충껑충 뛰어오르며 의사 표현을 하는 천진난만한 녀석을 앞세워 주차장으로 갑니다. 짓까부는 해피의 뒷모습은 언제나 사랑스럽고, 반대로 제 마음은 더욱 차분하고 따뜻해집니다. 그러고보니 녀석에게도 참 오랜만의 밤마실인듯 합니다.

신이 난 녀석을 위해 차창을 내려주었습니다. 뜨끈미지근하고 달콤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해피의 앞머리가 양갈래로 갈라집니다. 해피는 혓바닥 가득 밤알갱이들을 맛보며 절반쯤 감은 눈에 감미로운 밤공기를 받아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좋니?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해피의 뒷다리를 꼭 붙들며 꼬리를 슬쩍 잡아당겨 봅니다.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초롱초롱한 두 눈동자에 가로등과 도시 불빛들을 콕콕 박아 넣고 있습니다. 마치 이 풍경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다 담아 집에 가져가려는 듯이 말이죠.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이 모든 밤풍경이 행복으로 젖어 들게 만드는군요. 운전대를 잡은 박기사가 오늘 유난히 멋져 보입니다. 이 기분을 적절한 언어로 형용하는 능력이 없는 것이 다만 아쉬울 뿐입니다. 아이가 선물해준 엄마 취향의 음악을 빵빵한 음량으로 틀어봅니다. 평화의 내음이 차안 가득해집니다. 인간의 목소리는 그 어떤 악기보다 아름답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노래를 듣다보면 처음엔 노래를 듣는 듯하지만, 어느새 내가 말하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 시간만큼은 내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됩니다. 때론 아름다운 언어로, 때론 무기력한 언어로, 때론 구할수 없는 답에 대한 질문을, 때론 터무니없는 감정의 골로 자신에게 말을 걸어 보지만 결국엔 사랑의 고백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자기연민과 자기기만의 간극에서 벗어나는 해방감과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가슴 시리게 벅차도록 말입니다.

파티장 가는 길이 파티 못지 않게 흥겨운 이유입니다.



드라이브하며 들으면 좋은 노래들
Songs for Driving at Night


오늘 드라이브 분위기하고 잘 어울리는 노래 몇개 골라봤어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이미지를 클릭하셔서 노래를 들어보세요. 알파벳 순서이니, 곧 2탄이 올라올수도 있습니다.


Burning ground
Brandon Jenner

Concrete jungle
Au/Ra

Dirty old town
Craig Cardiff

Distance sures
The Cave Singers


Dreamer
Isbells

Early morning coffee cups
Jaimi Faulkner

Fall
Lisa Hannigan

Find a way
Quiet Arrows


First day of my life
Bright Eyes

Fly
Meadowlark

Gold
Matt Hartke

Making all things new
Aaron Espe

Sort:  

밤 드라이브 좋지요~
멋진 기사님은 더 좋지요~^^
편안한 밤, 좋은 꿈~!!!

운전할때 제일 멋진 남편입니다 ㅎㅎㅎ

앗 영어노래다 @.@
밤운전을 개인적으론 싫어하는데요
빛번짐이 좀 있어서..
한적한 도로에 창내리고 흙이며 나무냄새를 맡으며 하는
밤드라이브라면 매일 하고 싶네요.
안전운전 하세요 ^^

자연속에서 달리는건 도심보다 훨씬 좋죠. 저도 빛번짐이 있어서 밤에는 안경껴야해요 ㅋ

전 이미 안경을 끼고 있어서..
밤이라고 어떻게 더 할수가 없네요.. ㅠㅠ

안전 운전하고 오세용~^^

네넹~ ㅎㅎ 요즘 포스팅이 넘 뜸하시더군요!

저도 파티장으로 가는 듯 왜이리 설레는 걸까요^^

원래 파티도 좋아했는데 이젠 가는 길도 좋네요 ㅋ

호박마차 타고 무도회장 가는 신데렐라 마음이 이랬을까요. 붕 뜬 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잘 다녀오세요ㅎㅎ추천해주신 음악도 잘 들어보겠습니다.

음악 들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ㅎ

에빵님보다도 해피가
제대로 낭만을 즐기고 있을 것만 같네요~
창문 너머로 고개 내밀고 지긋이~~
부럽부럽합니다 :)

해피가 넘 해피하니까 저까지 해피해지더군요 ㅎㅎ

엇 혹시나 아는노래가 있나했더니 하나도 없군요.. (스무룩)

앗! 그렇게 대중성있는 노래가 아닌가보군요. 딱 하나만 골라 들어보셔요~

밤 드라이브 좋죠...거기에 야경까지 더해지면 더할나위 없구요...^^

걍 동네라 야경이랄것까진 없지만 밖에 나가는건 참 좋네요 ㅎㅎ

생각만 해도 설레는 파뤼장이군요!+_+

저런 팝송들 너무 좋아요!~ 저도 종종 스트레스 풀겸 저녁에 저런 팝송들 들으며 드라이브 하는데 밤드라이브는 언제나 좋더라구요~

아~ 취향이 닮았다니 반갑네요! 밤엔 낮과 다른 감성들이 내려와서 참 좋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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