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역사이야기 21편 - 번역은 신중하게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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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esa224입니다. 오늘은 잡다한 역사이야기 21편입니다. 오늘은 두 국가간 전쟁까지 일어났던 번역에 얽힌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한 사건이 여러번의 조작과 실수가 겹치면 어떻게 커지는 지를 알수 있는 사건입니다.

스페인의 왕은 누가?

때는 1870년 당시 유럽은 영국 1강에 프랑스 러시아 독일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스페인에서 문제가 터집니다. 스페인은 원래 왕국으로 부르봉계 즉 프랑스쪽 혈통이 쭉 왕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1868년 혁명이 일어나 이사벨 2세가 쫓겨난 이후로는 쭉 공석으로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페인 사람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독일 쪽에서 국왕을 고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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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정중하게 한 왕족에게 스페인의 왕위를 제안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프랑스와 독일 두 나라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죠. 위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만일 스페인이 독일계로 넘어가면 프랑스는 스페인과 독일 양쪽에서 협공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프랑스는 예전부터 스페인을 자신들의 영향권에 두고 있었죠. 반대로 당시 독일 황제 빌헬름 1세 역시 이 제안을 거절하게 되는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왕권은 신이 내려주시는 건데 감히 민중들이 왕권을 준다는 사실이 싫었던 것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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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식하지만 뭐 19세기 사람이니 이해해줄만도?

하여간 이렇게 사건이 마무리 되는가 했습니다만...

프랑스의 요구

그러나 프랑스는 이 사건을 절대로 가만히 넘어갈수 없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나폴레옹이래로 저출산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는데, 영국과 독일은 산업화 + 위생상태 개선+ 의술의 발전등으로 인구가 2~3배씩 늘어나 프랑스 인구를 압도하고 있었죠. 거기에 독일의 산업화 근대화의 발전은 눈이 부실정도여서 프랑스에서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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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발전을 주도한게 철혈재상 비스마르크 였습니다.

하여간 프랑스는 이번 기회에 아예 문서로 서약을 받아낼 생각을 합니다. 그리하여 당시 주독프랑스 대사 뱅상 베네데티 백작은 바트 엠스라는 도시에서 휴양을 하고 있던 빌헬름 1세에게 접견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빌헬름 1세는 이미 끝난 일이고, 당사자 스페인도 아닌 프랑스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라고 하여 접견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프랑스 외무대신 아게노르 드 그라몽 공작은 뱅상 베네데티에게 더 확실하게 답을 받아내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그리하여 뱅상 베네데티 백작은 바트 엠스로 찾아가 아침 산책 중이던 빌헬름 1세에게 다가갔습니다. 당연히 사전 약속도 없는 갑작스런 방문이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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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수염이 빌헬름 1세 옆에 흰모자를 쓴 사람이 프랑스의 뱅상 베네데티 백작입니다.

이 외교적 격식도 안맞는 무례한 일에 짜증이 났지만 빌헬름 1세는 정중하게 프랑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백작을 돌려보냅니다. 이 사건이 일단락 된후에 빌헬름 1세는 베를린에 있던 비스마르크에게 이번에 일어난 일을 전보를 통해 알려주게 됩니다.

비스마르크의 조작

이 전보를 받아본 비스마르크는 머리를 굴립니다. 이번 기회를 프랑스에 한방 먹일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죠. 그리하여 군부의 몰트케를 불러다가 회의를 거쳐서 전보의 내용을 수정하여 발표합니다. 먼저 빌헬름 1세와 베네데티 백작이 나눈이야기를 전부 빼버리고, 그저 불쑥 찾아온 프랑스 대사와 이를 거절한 빌헬름 1세 식으로 뉘앙스를 바꿔버립니다. 즉 정중했던 현지 분위기와 다른 날선 분위기의 사건이 되어버린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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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비스마르크가 이런 조작에 능통했다고 합니다 ㅋ

그리하여 비스마르크가 조작한 내용의 기사가 신문을 통해나갔고, 몰래 영국쪽에도 이 기사를 흘려서 영국 독일에서 동시에 기사가 터져나오게 됩니다. 당연히 독일 국민들은 분노하게 되지요. 한편 심상치 않았던 이 기사는 곧 프랑스 신문에도 번역되어 실리게 되는데 여기서 프랑스 신문이 두가지 엄청난 번역 오류를 내어버립니다.

대사의 요구를 질문으로 번역해버리고, 그리고 보좌관(adjutant)라는 단어를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실어버린 것이었죠. 이 보좌관이라는게 독일에서는 비서실장이나 높은급의 비서를 나타내는 단어지만 이 단어의 프랑스 뜻은 하사관 부관등등 비교적 낮은 계급을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그리하여 프랑스에서는 졸지에 이 사건이 '그저 질문하러 간 대사를 문전박대하고 하사관급이 거절의 뜻을 전했다'라는 모욕적인 사건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실린건 7월 15일. 프랑스의 국경절인 바스티유 기념일 다음날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프랑스는 어마어마한 분노에 휩싸였고, 이류국가 독일주제에 감히! 이런 느낌으로 당장이라도 독일을 혼내줘야한다는 분위기가 전 프랑스를 휩쓸게 됩니다.

결국은 터져버린 전쟁

그리하여 프랑스에서는 어마어마한 전쟁분위기가 일어납니다. 언론에서는 계속해서 전쟁을 원했고, 프랑스 대학생들은 자원 입대열풍이 불었다고 하지요. 이러한 분위기를 본 독일 역시 시도때도 없이 간섭하고 괴롭혀온 프랑스를 이겨야 통일이 완수될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전 독일이 뭉치게 됩니다.-당시만해도 독일은 여러왕국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그리하여 이 사건이 터진지 6일만에 프랑스의 선전포고로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어도 양국은 몇년전부터 서로를 적대국으로 인식하고 전쟁준비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사건이 없었어도 다른 사건이 발화점이 되어 전쟁은 일어났을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별일 아니었던 사건도 여러가지 조작과 번역실수가 겹쳐서 어마어마한 사건이 되었고, 결국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까지 이어졌죠. 지금도 이러한 조작과 번역실수는 간간히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이때와는 다르게 우리는 더 많은 채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사건도 다양하게 볼수 있는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는 현대 사회가 참 좋은 시대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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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시절이 독일의 전성기자 외교의힘을 보여준시대였죠.

전성기에 전략까지 제대로 맞아들어갔죠 ㅎㅎ

전성기에 딱 맞아 떨어지는 흐름~!!
제대로 잡은 시절이었네요^^

대세라는게 있는것 같습니다 ^^ 사람도 그 운에 따라 과감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는것 같아요

역시....
별것 아닌것도 커질 수 있고 의도적인 왜곡도 많고....
통계를 다루다 보면 정말 말도 안되게 의도적으로 선택해서 왜곡되어 보이게 기사쓰는 것도 많이봐서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 역사 이야기가 더 와닿네요...

각자 자기들의 의도에 맞춰서 기사를 쓰는것이지요. 요즘은 더 심해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정보를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봐야할것 같습니다.

비스마르크의 전략으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봐야겠네요~

이정도까지 갈줄 예상을 했을까요 ㅎㅎ 하오간 비스마르크가 일으킨 사건은 맞는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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