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야기] 독일에서 공기질이 가장 나쁜 슈투트가르트의 암 넥카토어 도로변

in #kr6 years ago (edited)

*. [아래 글은 페이스북 독일이야기에 2017년 3월에 게시되었으나, 독일의 공기질 개선을 위해 도시내 대중교통의 무료화 정책까지 고려 중인 소식을 전하는 새로운 글 공기질 개선을 위해 대중교통 요금 무료화까지 고려 중인 독일의 이해를 돕기위해 스팀잇에 다시 기록합니다]

중국의 베이징, 인도의 델리 수준으로 서울을 비롯한 국내 도시들이 공기질이 나쁜 악명높은 도시가 된 지금, 환경을 책임져 온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않고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차게 불어 가시거리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만 기다리고 있을려나요?

같은 하늘 아래지만 유난하다 싶을 정도로 다른 기준으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 이야기 한번씩 정리하고 소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기준으로 보시려는 분들 많으신데요. 오늘은 독일에서도 미세먼지의 도시로 불리고 미세먼지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시를 소개할까 합니다. 단, 충격을 받을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만 합니다. 한국과 독일의 대기질 수치를 같은 기준으로 믿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독일 이야기 이전 글: 심각한 사회 문제들이 부각되면 연애기사나 핫이슈 뒤에 숨어 쉬쉬하며 그냥 뭉개버리고 가지 말고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하지 않을런지요?!)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독일에서 대기질을 감시하기 위해 운영하는 측정소 정보에 대해 다시 설명드릴까 합니다.

2015년 기준으로 독일 전역에 미세먼지(PM10) 측정소는 374곳, 초미세먼지(PM2.5) 측정소는 182곳을 운영했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신체건강에 직접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환경오염물질이지만 이를 만드는 물질 중 하나가 질소산화물인데요. 질소산화물 측정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측정소는 공기 오염물질을 직접 배출하는 공장지대, 도로, 거주지로 3곳으로 분류해 상시로 감시가 필요한 특정 장소에 세워져 있습니다. 자동차 배기 가스를 측정하려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구 앞에서 측정해야 하는 것처럼 측정소도 감시가 소홀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오염 배출원 주위에만 설치되어 있는 것이지요.

공장지대에 설치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하구요. 도로가에 설치된 이유는 미세먼지와 공기 오염물질을 직접 배출하는 자동차 매연과 미세먼지를 2차 생산하는 질소산화물의 오염수준을 체크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럼 거주지엔 왜 설치하느냐 하면 독일에선 난방 혹은 관상용으로 집안에 카민이라는 화로가 설치된 곳이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겨울이면 많은 집에서 화로에 불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또한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거주지에 설치하는 측정소는 그 지역 주민이 얼마나 좋은 공기를 마시는 지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염 배출이 많은 곳이라 혹여 기준치를 넘길까 체크하기 위해서인 것이지요.

그럼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는 주오염원인 공장지구는 아예 측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로변과 거주지를 도시와 교외로 나눠 측정하고 있습니다. 신기하지요. 마치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자동차없는 집 옆에서 측정하고 있는 꼴이랄까요. 상기 링크 건 뉴스타파 영상에선 우리나라 환경 담당 공무원이 공장지구 오염도 배출 수준이 기업 비밀이라고 언론에 말할 정도이니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지요.

독일에선 이렇게 매일 감시가 필요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배출 지역을 세분화해 바로 곁에서 매일 체크하고 있는데요. 공장지구와 거주지에선 유럽 연합 기준치를 벗어난 곳은 없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곳들은 도로변입니다. 전체 측정소 가운데 미세먼지는 연평균 기준(40㎍)으로 유럽연합 기준치를 넘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지만, 일평균 기준(50㎍을 넘은 날이 35일 이상)으로 슈투트가르트의 암 넥카어토어, 바이마르의 슈토이벤슈트라세, 베를린의 프리드리히스하인-프랑크푸르터 알레, 3곳만 유럽연합 기준치를 벗어났고 모두 도로변입니다.

그 중 독일에서 가장 악명높기로 소문난 곳이 바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벤츠와 포르쉐의 도시 슈투트가르트입니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독일은 공기 오염 정도를 큰 지역이나 도시로 두리뭉실하게 관리하지 않습니다. 그런 수치를 발표하지도 않습니다. 수치는 평균을 낼 수 있지만 공기 오염도의 평균값은 의미가 없는 값이기 때문이지요. 당장 슈튜트가르트에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도 주위 지역에선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미세먼지의 도시로 불리는 슈투트가르트에 암 넥카토어란 곳이 독일에서 가장 심각한 곳이라 말씀드렸는데요. 대기질 측정기가 도로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환경 기준치를 넘겨 위험수위를 넘기면 슈투트가르트 시는 미세먼지 경보를 내립니다. 해제 시간은 거의 발표하지 않습니다. 오염 수치가 위험수위 아래로 충분히 내려왔다고 판단되면 그제서야 미세먼지 경보를 해제합니다. 미세먼지 경보는 몇 일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미세먼지 경보를 시 전체에 내리게 되는데요.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되면 슈투트가르트 시내에 사는 집안의 설치된 난방용 화로가 아닌 관상용 화로의 사용이 전면 금지됩니다. 난방용 화로는 생활의 필수품으로 여겨 규제하지 않습니다. 고등어부터 잡으려고 했던 우리나라 분위기와는 순서가 완전히 거꾸로인 것이지요. 도로엔 저오염배출 차량을 제외한 자동차 통행이 시내 중심가에선 금지됩니다. 직접 차를 몰고 이동하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 슈투트가르트 시는 공공 교통시설의 1회용과 4회용 대중교통 통행권 가격을 어린이용 가격으로 할인해 줍니다. 할인가격으로 구매한 통행권은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날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꼭 차량을 이용해야 할 사람들을 위해 전기 차량 쉐어링 서비스인 car2go로 할인된 가격으로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고, 교통티켓 발급 앱인 Moovel를 이용할 경우 대중교통 수단 티켓을 최대 50% 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올해 3월 중에도 슈투트가르트 시엔 미세먼지 경보가 여러차례 내렸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에게는 정말 딴세상같이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한국인 기준으로는 공기가 너무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측정기가 오염원 근처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오래동안 한 자리에 응축되어야 보이는 미세먼지도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순간에도 시각적으론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슈투트가르트 시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와 독일 연방 환경청과 독일 연방정부는 미세먼지 경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쏟고 공기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험청난 조치와 투자를 합니다.

최근에는 암 넥카어토어 도로변 100미터 거리에 3미터 높이의 이끼로 덮힌 환경친화적인 오염방지용 벽을 실험적으로 세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끼 무게만 3.6톤에 달합니다. 100미터 거리에 세워진 공기질 오염 방지용 친환경 이끼벽에 슈투트가르트 시에서 388,000유로 (4억8,500만원),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 170,233 유로(2억2,179만원)를 지불했습니다. (*.환율적용: 1유로당 1,250원)

우린 환경이 깨끗해지면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될 분들에게 조차 유난을 떤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환경오염을 막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어왔던 소중한 분들과 이를 알려온 언론이 있어 왔습니다. 급기야 작년엔 누가 보아도 최악의 심각한 수준에 달하자 환경부가 고등어 타령을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진 것인데요. 1년 사이 더 나빠진 상황을 맞도록 환경부와 정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무더기로 더 짓겠다는 계획도 밀어부치고 있고요.

문제가 터지고는 고등어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정말 참담하게 느껴졌는데요. 독일의 예를 든 것처럼 일에는 순서가 명확합니다. 주요 오염원을 배출하는 지역을 한정해 모두 철저하게 감시감찰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공장지대부터. 위에서도 미리 말씀드렸지만 독일에서 오염 한계치를 넘는 공장지대는 없습니다. 그만큼 철저히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후에서야 일상생활에 미치는 교통부분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가장 많은 오염원을 배출하는 디젤차량 판매를 정부가 나서서 장려한 정책 잘못도 있고, 운전자들의 생계와 관련된 예민한 부분도 있어 긴 안목으로 하나씩 실행해 가야 합니다. 공장지대와 도로변의 오염도만 관리 잘 하면 굳이 주택가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독일처럼 화로를 집집마다 떼는 것도 아니니까요. 독일에선 아무리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도 생활 필수품인 난방용 화로 사용을 금하지 않습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고 나라가 해야 할 일들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최근 대통령 후보들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주민센터마다 공기질 오염도 측정기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곤 하는데요. 주민센터에 설치할 것이 아니라 주오염원인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공장지대에 가장 먼저 설치해야 합니다.

글로도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만, 글로 접하기만 해서는 감이 오지 않을 때도 있을텐데요. 슈투트가르트 시에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서, 독일에서 가장 공기질이 나쁜 악명을 얻고 있는 암 넥카어토어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독일 제1공영방송의 남서쪽 지방의 지역방송인 SWR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다뤘던 2013년 방송영상입니다. 방송 화면 중에, 공기오염도를 측정하는 측정소가 도로변 바로 옆에 위치한 것과 질소산화물 수치까지 측정되는 모습도 등장합니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질소산화물, 초미세먼지, 심지어 미세먼지도 눈에 직접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영상을 찍어도 사실 달리 보이는 부분이 없습니다. 심지어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 도시 전체가 긴장하며 수치가 내려가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순간에도 그렇습니다. 영상으로 잡으면 평상시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기에 마치 나쁜 공기가 넘쳐나는 듯 화면처리를 해 방송했습니다.

영상처리한 부분에 대해 설명을 했지만, 혹 오해하실 분들도 계실 듯 해 미세먼지 경보가 내린 날 영상도 아래에 함께 추가합니다. 기준치를 넘겨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날 풍경입니다. 독일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공기질이 나빠 독일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모습이 이 정도입니다.

우리가 독일처럼까진 아니라도 공기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려면, 지금 당장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공장지대에 측정소를 설치해 전국민이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도시 전체나 넓은 지역을 좋다, 나쁘다, 보통이라는 두리뭉실한 표현은 다 버리고 가장 오염이 걱정되는 곳마다 설치된 측정소에서 측정된 수치만을 말해주어야 하고, 누구나 수시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애궂은 고등어같은 이상한 희생양이 등장하고, 대책으로 마스크나 권하는 사회가 될런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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