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야기] 심각한 사회 문제들이 부각되면 연애기사나 핫이슈 뒤에 숨어 쉬쉬하며 그냥 뭉개버리고 가지 말고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하지 않을런지요?!

in #kr6 years ago (edited)

*. [아래 글은 페이스북 독일이야기에 2016년 7월에 게시되었으나, 독일의 공기질 개선을 위해 도시내 대중교통의 무료화 정책까지 고려 중인 소식을 전하는 새로운 글 공기질 개선을 위해 대중교통 요금 무료화까지 고려 중인 독일의 이해를 돕기위해 스팀잇에 다시 기록합니다]

언제부턴가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들이 부각되어도, 시시콜콜한 연애 기사나 다른 새로운 핫 이슈가 생기면 그 뒤로 몸통을 숨기고 쉬쉬하며 그냥 뭉개버리고 가는 일들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은데요.

우리 사회는 시급한 문제들을 각 분야별로 동시에 처리하지 못하고, 더 핫한 새 이슈가 되는 문제만 처리할 수 있는 단세포적인 능력을 갖춘 건 아닐텐데 말이죠.

사드배치, 권력형 비리, 부조리,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문제 등은 차치하고라도,
세월호 진상규명, 한일 위한부 합의, 국정교과서, 개성공단, 테러방지법, ... 부터
가습기살균제, 핵발전, 석탄화력발전, 미세먼지, ... 등등
문제만 쌓여가고 다른 이슈가 부각돼 잊혀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듯 느껴질 정도인데요.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못낸다고 해도 방향만이라도 바뀌어야 희망이라도 가져볼텐데... 정말 답답하네요.

미세먼지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숨쉬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걱정할 지경인데도 개선의 여지는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독일과 한국 대기 상태 데이터만 보면 2배가량 차이나지만 독일과 한국을 같이 경험하는 분들은 훨씬 더 큰 차이를 느끼게 되는데요. 그간 대기질을 더 좋게 하기 보다 대기질 데이터를 좋게 하기 위해 측정소를 옮긴 것이 소개되었더군요. (JTBC 보도: 대기질 좋은 곳으로 이사한 '미세먼지 측정소')

초미세먼지가 핫 이슈가 된 때에, KBS에서 보도행태는 시민들이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듯 해 황당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자료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요. (KBS 방송 자료: 건널목서 조금만 물러서도 미세먼지 ‘뚝’)

강남의 미세먼지 농도가 49㎍으로 '보통'(?) 수준이라며 발표된 날, 도로가에서 5분 만에 79㎍로 치솟고, 3미터 뒤에선 최대 농도 59㎍를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대기질 측정장소에 따라 데이터가 얼마나 달라지는 지, 지역별로 발표되는 수치가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것과 얼마나 다를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선 넓은 지역을 하나의 수치로 소개하지 않고 대기질을 감시해야 하는 대기질 측정 장소를 크게 3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1. 공장지대 2. 도로 3. 거주지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오염원인 공장지구는 측정하지 않고 거주지를 도시와 교외로 나눠 측정하고 있고, 주로 넓은 지역을 하나의 수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1. 도시지역 2. 도로변 3. 교외지역

독일 전역에 작년(2015년) 기준으로 미세먼지(PM10) 측정소는 374곳, 초미세먼지(PM2.5) 측정소는 182곳을 운영했는데요. 초미세먼지는 유럽연합 기준치를 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미세먼지는 연평균 기준(40㎍)으로 유럽연합 기준치를 넘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지만, 일평균 기준(50㎍을 넘은 날이 35일 이상)으로 슈투트가르트의 암 넥카어토어, 바이마르의 슈토이벤슈트라세, 베를린의 프리드리히스하인-프랑크푸르터 알레, 3곳만 유럽연합 기준치를 벗어났습니다.

3곳 모두 도로가였고 측정소는 3미터, 5미터 뒤가 아니라 도로와 바로 인접해 있는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공장지대와 거주지 모두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아, 공장지대 조차 엄격히 관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감독하고 단속해야 하는 분들이 주오염원인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공장지대의 대기질 수치는 업계비밀이라고 까지 얘기하는 황당한 모습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뉴스타파 영상 : PM2.5에 무방비 대한민국

어쨌든, 지금은 데이터가 새로운 생각을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디지털 정보화/데이터사회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건 산업화 사회에서 불량 기계들을 운용하는 것과 같다 할 수 있는데요.

제발 데이터부터 신뢰할 수 있고,
문제가 부각되면 다른 큰 이슈 뒤에 숨고 뭉개고 가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가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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