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작가모집공고] 태국에서 프랑스까지 색소폰을 연주하며 길고 긴 여행을 떠났던 한 청년의 여행에세이 <Blowing West>의 그림작가를 구합니다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dianamun입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여행을 했던 색소폰 연주자 Pharadon Phonamnuai의 Blowing West를 이번에 더심플북스에서 출판하려고 합니다. Pharadon Phonamnuai는 이번 4월과 5월에 제주도와 서울에서 공연을 하는데요. Pharadon Phonamnuai는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The North Gate Jazz Bar의 공동대표입니다. 이번에 한국에 오면 재즈 공연뿐만 아니라 Blowing West 북콘서트도 같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

Blowing West는 총 40장의 챕터로 되어있습니다. 종이책으로는 텍스트와 사진으로만 구성하여 나올 예정입니다. 단, 굿즈 제작 및 추가 전자책을 제작할 때는 그림이 함께 들어간 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선 드로잉만으로 Blowing West의 느낌을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어떤 느낌이 Blowing West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스팀잇 안에 있는 분들께 이런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Blowing West의 일부 내용과 Pharadon Phonamnuai의 연주하는 모습과 영상을 통해 보시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그림 1점을 완성해주세요. 그리고 댓글을 통해 응모해주시면 됩니다. 자세한 참가방법과 참고자료는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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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방법

  1. 제목 말머리 : [Blowing West]
  2. 태그 : #kr-thesimplebooks (태그가 깁니다. 복붙해서 사용해주세요)
  3. 그림 출품 수 : 1점
  4. 그림과 Blowing West의 어떤 부분에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려주셨는지 짧게 글을 작성해주세요.
  5. 모집기한 : 3월 4일까지

참가자 발표 및 혜택

  1. 참가자 발표 : 3월 5일 이후
  2. 참가자 혜택
  • 응모해주신 분들 중 심사를 통해 총 5명에게는 각 2스팀달러를 지급합니다.
  • 최종 선택된 1명에게는 10 스팀달러를 지급합니다.

Blowing West 그림작가가 되면...

  1. 제작기간 : 3월 ~ 4월 (2개월)
  2. Blowing West 그림 : 45개 이내 (챕터별 1개씩, 주인공 그림, 색소폰 그림 등)
  3. 스팀잇 수익배분 : 25% (스팀잇 안에서 챕터별로 텍스트와 그림을 공개하여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때 스팀잇에서 받게 되는 저자 보상에서 25%를 스팀달러로 송금하겠습니다. 이 콘텐츠는 원문 작가, 번역가, 편집자, 그리고 그림작가 이렇게 총 4명의 제작자가 함께 참여하는 콘텐츠이기에 수익배분을 25%씩 나누는 것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4. 전자책 인세 : 10% (전자책으로 진행 시 인세는 10% 지급을 진행합니다.)
  5. 종이책 인세 : 5% (종이책 출판은 확정이 아니며, 종이책 출판 진행 시 인세는 5%로 지급합니다.)
  6. 굿즈 제작 : 수익의 40% (그림을 활용한 굿즈 제작 시, 수익의 40%를 지급합니다.)
  7. 4월과 5월에 진행되는 제주도와 서울 행사에 무료 참가 혜택 (제주도 항공권은 지급 X, 제주도 숙박비 지원 O)

참고자료

  1. Blowing West 영상 : https://www.facebook.com/biw99/videos/902458089881278/
  2. Pharadon Phonamnuai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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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장 두려움이 끓어오르는 밤
2장 적막이 흐르는 한순간
3장 넌 우주에서 가장 멋진 놈
4장 메콩 강을 건널 운명
5장 내가 다짐한 약속
6장 인생에 바라는 게 없다면
7장 베풀고 받는 것
8장 반짝이는 별들이 가득한 밤하늘
9장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10장 허리를 낮게 숙인 노인
11장 나도 모르게 도착한 곳
12장 항상 겉모습만 보고
13장 할아버지가 건넨 물통
14장 매 순간 진실하게
15장 따뜻하고 관대한 마음씨
16장 798 예술문화지구
17장 버드네스트 올림픽 주경기장
18장 인간의 실수는 끝이 없다
19장 보이는 건 오직 하늘과 땅
20장 소중하게 간직한 감사의 마음
21장 그들은 운이 좋았을까
22장 가슴 벅찬 기쁨
23장 마침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24장 친구들의 노래를 들으며
25장 빛나는 생명과 영원한 어둠
26장 멈추지 말고 계속 가
27장 무슨 생각을 했더라
28장 어디로 가고 싶어
29장 언젠가 다시 길을 잃고 만나요
30장 자유롭고 싶다는 욕망의 울림
31장 음악을 하는 이유
32장 황금빛 사막의 짙푸른 오아시스
33장 지금 연주하는 게 어때
34장 공동체의 생활에 관심을
35장 시원한 바람에 향기를 실어
36장 그 이상으로 훨씬 더 큰
37장 시간과 기회를 고맙게 여겨
38장 간절히 색소폰을 연주하는 것
39장 자연과 우정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40장 갈림길에서 우리를 이끄는 신호


11장

나도 모르게 도착한 곳
샹그릴라, 5월 3일

창밖으로 아름다운 티베트 고원의 풍광이 스치는 버스에서 다섯 시간 동안 내 옆에는 젊은 중국인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여자는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여자는 곧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처럼 목소리가 떨렸다. 여자는 전화를 끊고 슬픈 표정으로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았다. 잠시 후 전화가 다시 울렸다. 여자는 가방에서 전화를 꺼내 벨을 울리고 진동하는 전화를 가만히 보기만 했다. 여자는 전화를 받지도 않고 끊지도 않고 도로 가방에 넣고 지퍼를 채웠다. 전화는 계속 울렸다. 전화벨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듯했다. 여자는 선글라스를 써서 눈을 가린 뒤 가방을 꼭 쥐었다. 창밖에는 산들이 높이 솟아 있고, 계곡 중앙 광활한 평야를 가로질러 작은 마을들이 흩어져 있었다. 벼들이 자라는 논과 채소를 기르는 계단식 밭들이 자연이 만든 오색찬란한 빛깔을 뿜어냈다. 여기는 색이 어울리고, 저기는 대비됐다. 여자의 행동에 눈이 간 이유는 모른다. 쳐다볼 용기조차 없었다.

‘제발 전화를 받아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나는 속으로 간청했다. 여자는 내 간청을 들을 수 없었다.

오늘도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바로 이 산길에서 버스가 옆으로 넘어져 쓰러져 있었다.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곳곳에서 부상자들을 도왔다. 차들은 길게 줄지어 거북이걸음으로 엉금엉금 나아갔다. 나는 버스에서 목을 길게 빼고 사고 현장을 봤다. 목은 뻐근하고 생각은 무거웠다. 문득 ‘오늘 아침에 놓친 버스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는 저녁 늦게 샹그릴라에 도착했다. 나는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서 (역시) 리가 싸고 좋다고 추천한 스카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지만 게스트하우스는 아주 오랫동안 인적이 끊긴 곳처럼 을씨년스럽고 어수선했다.

아무튼 공기는 희박하고 얼어붙을 뜻 차가워서 몸 전체가 으슬으슬 떨렸지만 큼직한 목재와 흙으로 지은 건물들이 보이는 구시가지를 구경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티베트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다. 티베트 사원과 불탑에는 황백홍청녹 오색 기도 깃발이 나부꼈다. 티베트인들은 바람이 불면 기도가 더 잘 된다고 믿었다. 티베트어에서 유래한 샹그릴라라는 지명은 영혼이 해와 달에 이르는 길이라는 뜻이다.

나는 시장 모퉁이에서 쉬면서 거리 공연을 했다. 하지만 겨우 십 분 남짓 연주를 했을 뿐인데도 더 이상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었고, 어떤 할아버지가 밖으로 나와서 고함을 지르면서 나를 내쫓았다. 시계를 보니 아홉 시가 가까운 때였다. 하늘이 아직 밝아서 시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는 잠을 이루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거리가 어둠에 잠길 때까지 걷다가, 어두워지고 나서야 거리에 가로등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무지 길을 분간할 수 없어서 나도 모르게 길을 잃었고, 거리에는 적막이 흐를 뿐이었다. 간간히 희미한 그림자 한두 개가 지나가는 게 보였다. ‘누구한테 길을 물어보지?’ 나는 영어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며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떠돌았다.

“헤이!” 어둠 속에서 어떤 사람이 불렀다.

“헤이.” 나는 대답했지만 여전히 어두워서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다리에서 색소폰을 연주했죠?”

“나는 색소폰을 연주합니다. 그리고 다리에서 왔습니다. 하지만 다리에 사는 사람은 아니고 태국 사람입니다.”

이윽고 그는 친구 셋을 데리고 가까이 다가왔고, 간신히 얼굴을 보니 서양인인 건 알겠는데 국적은 짐작할 수 없었다.

“저기...나를 어떻게 아세요?”
“다리에 있는 술집에서 연주하는 걸 봤어요. 정말 잘하던데요. 색소폰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어디 연주하러 가세요?”
“길에서 연주하고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려고 하는데...길을 잃었어요.” 나는 싱겁게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는 친구 생일잔치 하러 술집에 가는 길이에요. 혹시 같이 가고 싶으면 같이 가요.”
“정말요? 나는 아는 사람도 아니고...또 돈도 부족하고...분위기가 어색할지도 모르는데.”
“걱정 마세요. 내가 쏩니다.”

우리는 한 줄로 서서 어두운 거리를 통과해 불빛이 환한 술집에 도착했고, 생일을 맞은 미국인 여자를 만났다. 우리는 서로 통성명을 하고 여행담을 나누었고, 그녀의 친구들은 생일을 맞은 그녀를 위해서 색소폰을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친구가 됐다. 잠시 후 나는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이 친구들과 여기 생일잔치까지 오게 됐지?’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여행 계획을 세세하게 세우지 못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길로 예상하지 못한 곳에 나도 모르게 도착해 있었다.


38장

간절히 색소폰을 연주하는 것
프랑크푸르트, 6월 6일

나는 자리에 앉아서 도시의 지도를 펼쳐 놓고 (히치하이크를 하려고)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리로 가는 도로를 찬찬히 살폈다. 그러다가 도시 이름 하나를 보고 무릎을 쳤다. 베를린에서 브뤼셀로 히치하이크를 할 때 빈센트와 나는 종이에 영어로 브뤼셀(Brussels)이라고 썼다. 사실 그 지명은 프랑크푸르트를 지나 300킬로미터 떨어진 독일 마을 이름이었다. 독일인은 벨기에 도시 브뤼셀을 ‘Bruxelles’라고 쓰고 ‘브뤼셀’이라고 발음했다. 그제야 나는 지나가는 차들을 얻어 타려고 손을 흔들었을 때 여러 운전자들이 반대쪽을 가리키면서 우리를 태워주지 않았던 이유를 알았다. 그들은 우리가 가려는 도시가 ‘반대 방향’이라는 것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오늘 아침 늦게 이모는 프랑스 국경 도시 자르브뤼켄까지 차로 데려다주었다. 거기서는 버스를 타고 시외로 나가 국경 근처 주유소까지 가서, 거기서 히치하이크로 여행을 마치려고 했다.

몇 시간이 흘렀다. 혼자 추위와 싸우며 기다렸더니 기분이 상하고 부정적이고 우울한 생각이 밀려들었다. 주유소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는 건 진즉 알아챘다. 시설은 낡고 부서진 곳이 눈에 띄었고 아주 오랫동안 찾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았다. 이런 황량한 곳에서는 지나가는 차가 있더라도 낯선 사람을 태워줄 것 같지 않았다.

라오스 북부에서 불볕더위와 싸우며 차를 기다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제 나는 독일 남부에서 고속도로 갓길에 혼자 서서 추위와 싸우며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게 인생이지.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까.’ 내가 언제 거기서 나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십 분이 걸릴지, 다섯 시간이 걸릴지, 내일까지 기다려야 할지. 가만히 보니 재미있게도 불안하면 겁이 나게 마련이다.

두려움을 느끼자 다시 버스를 이용해 이런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왜 쓸데없이 기다리면서 시간을 낭비해...이렇게 추운 날.’
‘이번 여행에서 거쳐야 할 마지막 관문이니까.’ 나는 나를 채근했다.
‘기다려야 해...나중에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느냐” 물었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렇게 기다려봤자 아무 소용없는 것 같아도 누군가가 운명처럼 나타나 기다림에 보답할 거야.’

나는 색소폰을 꺼내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추위 때문에 손가락이 굳어서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악기는 온갖 이상한 소리를 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연주했다. 바로 이런 순간, 아무도 없이 오롯이 나 혼자 남았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 바로 그 순간 내가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은 간절히, 색소폰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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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dianamun
재능 있는 많은 금손님들이 참여하셔서 멋진 사진이 선정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멋지세요 ♡

네네 스팀잇 안에서 활동하는 그림작가분과 함께 일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

이번에는 그림작가를 구하는 이벤트를 하시는군요ㅎㅎ
스팀잇에 금손분들께서 좋은 작품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네네 ㅎㅎ
출판해야되는 책들이 많아 고민하던 차에 스팀잇에서 그림작가를 모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멋진 시도네요 ^^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좋은 이벤트네요! 시간이되는한 참여해보고싶습니다~!

좋아요 ^^

엄허 이건 꼭 리스팀해야해~ ,
보팅도 하고가요~ 좋은 이벤트~
부끄러워하는호인.png

ㅎㅎㅎ 고맙습니다

이건 무조건 리스팀해야겠네요! ㅎㅎㅎㅎ
이런 콜라보너무너무 좋아요!

리스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오 너무 좋은이벤트네요!!
다만, 저는ㅋㅋㅋ 그림실력이 대단하지 않아서...역시 패스입니다.
kr-thesimplebooks 구경갈게용ㅋㅋㅋ

응모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면 좋을 거 같아요. ^^
(없으면 어쩌지 ㄷ ㄷ ㄷ )

그림에 재능 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셨으면 좋겠네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그림작가분과 함께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본다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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