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16. 마음의 주문 : @dianamun @yslee

in #kr6 years ago

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16. 마음의 주문

글 : @dianamun
그림 : @yslee

내가 힘들 때 안아주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가 힘들 때 옆에 있어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까지였다. 마음을 나눴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나눈 건 마음이었을까?라고 나는 혼자서 생각해봤다. 시간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나눴지만, 결국 우리가 나눴던 건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사라져갔다.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나는 소파에 누웠고 가만히 천장을 바라봤다.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많이 힘들고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나의 몸에서 단어가 사라지고, 그 단어가 누군가에게 전달이 되면, 나의 아픔도 내가 흘려보낸 단어 수만큼이나 줄어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진 단어든, 감정이든, 그 어떤 것이든... 나는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한참 동안 생각했다.

몸살이 걸려서 일주일 동안 아팠다. 몸도 마음도 그렇게 나약해져가고 있을 때, 나는 죽을 먹었고 눈을 꿈뻑 거리며 가만히 앉아있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이렇게 말라버린 풀처럼 희미해지는 색을 내는 게 싫었다. 희미해진 색이 나를 없애버릴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픈데, 그는 멀쩡했다. 나는 그제야, 나는 그와 마음을 나눈 게 아니라, 나 혼자서 마음을 줬음을 깨달았다. 나는 그와 시간을 나눈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을 그에게 바쳤음을 알았다. 우리는 추억을 나눈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아니었다.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음을 나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몸살을 앓고 나서야 깨달았다.

친구에게 괜찮냐는 연락이 왔다.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마음도 괜찮냐고 다시 친구가 물었다.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아팠던 시간이 가고, 마음에 새싹이 나기 시작했다. 마음만 먹으면 향기로운 꽃이 되기도 하고, 푸르른 나무가 될 수도 있는 새싹을 나는 품었다. 나는 충분히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건강하고 예쁜 사랑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도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그럴만하다고 계속해서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점점 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무너져서, 아파서 울 때마다 나는 그때를 떠올린다.
아픈 시간이 빨리 지나가도록 나는 몇 번이고 나를 향해 되뇐다.

"나는 충분히 건강하고 좋은 사랑을 할 수 있다. 나는 그럴만하다"라고.


@yslee 작가의 시선

마음의 주문 (1).jpg

사막 같은 마음을 헤매고 있을 때, 혼자 되뇌는 긍정의 주문은 신기루 일지라도 오아시스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줍니다. 그 희망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오아시스를 발견하게 되는 날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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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항상 고맙습니다 ~ ^^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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