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독후감을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 시간이 좀 지나서 자세한 내용과 감상이 남아 있지 않아서 책 소개 정도가 맞을 것 같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

이미지 출처: 김민식 피디 블로그

저자는 김민식 PD라고 예전 '내조의 여왕'을 연출하는 등 성공을 거뒀지만 MBC가 파업 이후 처참하게 망가지던 시절 말도 안 되는 핍박을 받고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이제 피디보다 작가로 더 유명한 분이다. 이 책도 그 어려운 시절이 없었으면 세상에 못 나왔을 수도 있으니 보다 많은 국민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꿈꾼 MB와 GH의 빅픽처였을까? (갑자기 어륀지~ 가 먹고 싶다. ㅋ)

작년 말과 올해 초 미친 척 3개월의 육아휴직을 했는데 아이들 학교랑 어린이집 보내면 집 앞 작은 도서관에 가서 책 쌓아 놓고 읽는 게 가장 재미난 시간이었고, 이 책도 제목에 끌려 집은 뒤 한 시간 정도만에 읽어버렸다. 그만큼 작가가 쉽게 읽히는 글을 쓰는 재주가 뛰어났고 내용도 호흡이 긴 생각은 필요 없이 술술 읽힌다.

꾸준한 노력을 지속해서 강조하기 때문에 영어공부를 주소재로 했지만 일종의 자기계발서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중국어나 일어 공부를 시작해볼까라는 생각도 하고 최근 무언가를 배울 때 노력이 부족했다는 자극을 받았던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남들보다는 영어 실력이 좀 낫다는 이유로 나도 영어공부법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는데 어릴 적과 다르게 요즘에는 일단 단어부터 외우라는 얘기를 먼저 한다. 자연스런 말투, 문법에 맞는 작문 이런 것들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말이라는 게 의사소통이 제일 목적이고 그러려면 띄엄띄엄이라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주장하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영어든, 프랑스어든, 중국어든 우리가 아기일 때 말을 배우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수도 없이 반복하고 틀린 말도 하다가 점점 유창하게 되는 건데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남의 말을 배우는 데 지름길만 생각하지 말고, 아무 책이나 좋으니 일단 한 번 외우면서 시작하면 점점 나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뻔하기도 하고, 누가 그걸 모르냐고 할 수도 있지만 결국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내고, 누군가는 영원히 못 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영어공부에는 왕도가 있고, 그 방법을 몰라서 영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깰 수만 있다 해도 이 책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역시 뻔한 얘기일 것 같아서 아직 읽지 않았지만 저자의 다음 책 제목인 '매일 아침 써봤니?' 덕분에 나도 일단 아무 글이라도 쓰는 걸 시작하자고 마음 먹을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