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dPXsociety의 거꾸로 읽는 세상_#3] 누가 놀이를 모함하는가?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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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이 말했던가, "노동은 신성하다"고. 하지만 또 누군가 이런 얘길 했던 것 같다. 진짜 신성한 건 "놀이"라고.

사람들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헝클어진 세상을 근거로 신을 부정한다. 신이 있다면 세상을 이대로 놔두지는 않았을 거라는 말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신성을 오해하는지 깨닫는다. 신이 성스러운 이유는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힌두교의 소(신)는 어떠한 노동에도 기여하지 않음으로써 신성을 획득한다. 귀족이 되기 위한 조건은 땀 흘리지 않는 것이었다.

혹자는 그럼 창세기에 신이 한 행동은 뭐냐고 물을 것이다. 좋은 지적이다. 하지만 좀 더 멀리 봤으면 한다. 신은 어둠 속에서 깨어나 세상을 만들었고 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순간 손을 떼고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방관했다. 이유가 뭘까?

창조는 놀이지만 관리는 노동이었기 때문이다.

축제의 6일째, 놀이가 모두 끝났다는 걸 깨달은 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놀이 공원을 떠났다. 그의 실수는 놀이 공원을 떠나면서 불을 끄지 않았다는 것. 그렇게 이 세계는 방치됐다.

무료해진 신이 다시 놀이공원을 찾은 적이 꼭 두 번 있다. 한 번은 줄기차게 비를 뿌려 세상을 물바다로 만들었고 또 한 번은 자기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킬까봐 바벨탑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건 노동이 아니냐고? 천만에. 재미로 오줌을 싸 개미굴을 무너뜨리는 아이를 떠올려 보자. 도미노를 쌓을 때 보다 무너뜨릴 때 손뼉을 치며 황홀해하는 아이를 떠올려보자. 창조가 놀이라면, 파괴는 더 큰 놀이다.

이 무책임한 신을 모욕하고 싶다면 부정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그건 그저 도피일 뿐 현실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방법은 두 가지다. 그를 죽이거나 우리 모두 신이 되거나. 나는 신을 죽이는 법은 알지 못하지만 신이 되는 법은 알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했던 것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힘 없고 비굴하고 미천한 인간들아 놀자. 노는 것만이 우리를 신으로 만들지니, 놀고 놀고 또 놀아,

우리 스스로 우리를 구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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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니쉬 좀 읽어보신 듯한..

오 라즈니쉬라니 다크핑거님의 한계는... 하지만 이 글은 진중권의 책을 읽고 inspired 되서 쓴 글입니다. 그 사람 글 쓰는 걸 보니 유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가즈아~~~ 코인가즈아 ~~ ㅋㅋ 코인으로 구원하리니 .. ㅋㅋ 죄송합니다 너무 도박꾼처럼 보였나요. 전 블록체인에 올인하는게 아마 평생 잘먹고 잘사는길일듯싶어요.. 블록체인회사를 들어가던지 투자를하던지 둘중하나는 꼭해야댐 !!

블록체인 회사 가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요 ㅋㅋ 콧대가 너무 높아서 저 같은 사람은 안 뽑아주는 거 같습니다.

ㅋㅋ 맞아요.. 인재들이 몰리는 현실. .. 일단 영어 번역못하면 쫓겨날듯싶어요.

호모 루덴스!

요한 하위징아!

우리 스스로 우리를 구원하자 정말 그렇습니다.. 크...

구원할 준비 되셨나요?

노가다 경제신화에 물든 우리사회에 이런 발상 매우매우 필요합니다

노오오오오오오력을 합시다 노오오오오력을! ㅋ

제가 그래서 스팀잇을 좋아합니다

땀흘리고 스트레스 받아서 돈 버는게 아니거든요

놀면서 돈 버는 것, 이 얼마나 근사합니까?

더 노십시요. 놀수록 우리는 더 신성해집니다!

좋은 이야기 잘 접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놀고 먹읍시다!

네 놀고 먹읍시다. 그것도 다같이!

글쓰기 한 수 배우려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저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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