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 본 크립토월드 - 8. 내부고발자(whistle-blower)가 요청되는 사회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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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서지현검사의 사진은 유튜브 클립이고 스노든은 위키피디아에서 갖고왔습니다>

위키리크스(WikiLeaks),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 최승호감독 다큐영화 <공범자들>, #metoo 운동, 그리고 서지현검사

위의 단어들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요?
저는 모두 ‘권력을 향한 경고’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들의 타겟을 향한 접근방식은 점점 더 진화해 이제 한방을 쳐도 제대로 치는 것 같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어마어마한 비리를 폭로해도 사람들이 자신과 그다지 관련이 없으면 보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죠. 이것을 깨달은 스노든은 자신이 여느 웹사이트에서 떠드는 것보다 신뢰가는 미디어를 찾아나섰습니다. 그리고 가디언지(The Guardian)는 그것을 훌륭히 수행해 내었죠(영화 ‘스노든’ 과 스노든이 직접 출연한 다큐영화 ‘시티즌포 CitizenFour’ 추천합니다).
영화 ‘공범자들’ 도 유튜브에 한달여 무료배포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알려졌습니다. 저또한 그것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전대통령의 비리에 대해 더 알게 되었구요.(다스문제도 다큐영화가 나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전세계로 확산된 #metoo 운동또한 우리나라의 어느 한 검사의 양심과 용기을 건드렸습니다.

서지현 검사가 JTBC 에서 한 18분짜리 인터뷰는 나를 울게도 했고 미소짓게도 했고 분노하게도 했습니다.
그녀는, 제가 생각하기에, 아주 현명한 루트를 선택했고(사내게시판 → JTBC 인터뷰), 확실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고, 무엇보다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저의 오감을 깨우더군요. (혹 인터뷰 못보신 분들을 위해 여기다 올려요)

전 세계는 18세기 이후 빠른 산업화를 이루면서 근대국가들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단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끌어모으게 되죠. 부와 권력이 넘쳐흐르고 군대는 더 강화되고 말이죠. 말그대로 부국강병의 시대입니다.

짚신하나로 살던 나의 할아버지 세대로부터 나는 신발장이 넘쳐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신발을 갖게 되었고, 옆나라 가는 데에도 밟을 수속도 엄청 많고 비싸서 엄두도 못내던 비행기삯으로부터, 나는 지구 반대편을 이제 비자도 없이 반나절도 안되어서 도착합니다. 우리의 생활은 정말이지 비교할 수 없이 윤택해졌습니다. 집에는 히터와 에어컨이 적정하게 나오고 자동차문화권이 형성되어 원하고자 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살 수 있을 정도죠.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전세대보다 훨씬 좋은 것, 진화된 것들을 누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공짜로 얻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나의 전세대가 주말도 없이 일한 댓가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전태일’이 그 희생의 댓가를 치러냈습니다. 그리고 그에 더해 나는 큰 것을 쥐도 새도 모르게 빼앗겨 버렸습니다. 부패된 권력에 대응할 능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고대나 중세, 근대 사람들은 이 정도의 사치도 누리지 못하면서 거기다가 부패된 권력에 대응할 능력도 더 없었습니다. 그때보다 나으니 조용히 살아야 하는 걸까요? 오르는 물가도 가랑비에 옷젖듯이만 오르니 눈감고, 각종 세금도 심하게 오르는 거 아니니 그것도 눈감고, 내 예금액의 이자도 계속 내리지만 그것도 내 원금 안 주겠다는거 아니니 넘어가고, 직장상사한테 인격적 모욕을 당해도, 그 상사도 그 윗상사한테 당하는 거 보니, 나라도 참아야 할 것 같고, 정부나 기관이 원하기만 하면 내 전화기의 문자메세지, 이메일, 전화통화, 나의 웹캠으로까지 다 볼 수 있어도, 내가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일까 싶어 내버려두고, 내가 평소에 그래도 믿고 의지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나를 이용하거나 추행/폭행해도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닐테니 이해해주자 하고….

나 하나 때문에 가정을 망칠 순 없지, 나 하나 때문에 속한 단체를 흔들어 놓을 수는 없지, 나 하나 때문에 국가의 안보를 위협할 수는 없지.

벤담의 공리주의를 여러분은 아시나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우리는 이것이 마치 변하지 않는 진리인것 처럼 살아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단체는 이것을 아주 유용하게 이용하지요. 이곳에선 개인의 가치는 없습니다. 커다란 허상의 이상을 만들어가는 부속품들만 있지요.

예전에 하버드 대학의 샌더스교수가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강의로 한국에까지 왔던 적이 있죠.
그가 인용한 예시 중에 달리는 기차 얘기를 아시나요? 브레이크가 고장난 기차가 갈림길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시속 80킬로로 달리는 이 기차는 두 갈래길에서 어느 길로 가야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세우지는 못하니까요.

오른쪽 트랙위엔 한명의 인부가 공사를 하고 있고, 왼쪽 트랙위엔 다섯명의 인부가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기차의 기관사라면 어느 길을 택하시겠습니까?

그리고 그는 또 이런 질문도 던지죠. 한 명의 살인자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응급실에 왔습니다. 피를 좀 많이 흘릴 뿐, 모든 장기도 멀쩡하고 정신도 멀쩡합니다. 다른 쪽 다섯개의 방에선 죽어가는 시민 5명이 각각 있습니다. 한명은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한명은 콩팥, 한명은 간, 한명은 눈, 한명은 폐.
살인자는 치료를 받고 나가면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되어 사형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범죄자의 장기로 5명의 환자를 살리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시, 기찻길 위에 기관사가 되어 봅시다. 인부가 한명만 있는 오른쪽 트랙위에 인부가 그냥 인부일 때와 그 인부가 나의 아빠라면 생각이 달라지시나요? 또, 응급실의 살인자가 누군가를 죽이긴 했는데 그가 죽인 사람이 자기가 어렸을때 자기를 성폭행했던 사람을 죽인것이라면요? 얘기가 달라질까요?

이 모든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정답을 낼 수 있다면 그것이 더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문제를 고민하며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아야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위키리크스, 에드워드 스노든, 미투운동, 공범자들에 나온 피디들, 그리고 서지현 검사.

위에 언급된 사람들이 폭로를 하기로 마음 먹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 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서지현 검사는 8년이 걸렸다고 했구요, 에드워드 스노든은 2001년 9/11 사태 이후부터 미국정부가 심각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그가 폭로한 것은 2013년이었구요. #metoo 는 2006년에 시작이 되었지만 이렇게 불거진건 작년이구요. 이명박 전대통령 때(2008~2013)에 미국산 쇠고기수입문제를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짤리게 된 피디들이 영화를 만들어 내놓은 건 2017년이고요.

그런데 반대로, 우리가 뭔가를 잘못했을때, 단체가 나를 벌주는 시간은 얼마나 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등골이 서늘해 지지 않나요? 그런데 더 등골이 서늘해지는 일이 있습니다. 어떤 파워있는 집단이 아무런 제약없이 나의 사생활을 단 몇 시간 안에 다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어떤 은행을 쓰고, 무슨 거래를 했고, 나의 배우자와 나의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내가 누구를 만나 무슨 얘기를 했고, 그 만난 사람한테서도 나로부터 알아낸 만큼의 똑같은 양의 정보를 또 알아낼 수 있고…
권력과 눈먼 돈이 넘쳐나 부패로 흐르고 있는 집단이 만약 있다면, 그 집단에 대해 내가 대응할 힘이 원래부터 별로 없었는데 나의 모든 신상을 그쪽에서 다 갖고 있다면 나는 과연 그들에 대항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에드워드 스노든의, 서지현 검사의, MBC 피디들의, 미투운동을 하는 성추행을 당한 인물들의, 모든 사생활이 다 노출되어 그들이 싸우고자 하는 상대가 그들의 목을 죄고 있다면, 과연 이들이 이런 용감한 행동을 8년, 10년이 흐른 뒤에라도 할 수 있었을까요? 평생을 가도 그저 한많은 가슴 옥죄며, 양심이란 마음속 친구를 조용히 죽여가며 살 수 밖에 없었겠지 않을까요?

개인이 단체에 대항하는 것보다 단체가 개인 하나 말살하는 것은 백만배 더 쉬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 용감한 자들은 단체를 말살할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스노든은 자신과 함께 일한 사람들이 good fellow 들 이었다고 합니다. 모두 화목한 가정을 갖고 남을 배려하며 사는 보통사람들 이었다고요. 스노든은 자신의 폭로로 인해 그들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서지현검사도 다시 자신의 직장으로 복귀해 일을 하고 싶다는 심정을 밝혔습니다. MBC 피디들은 그저 동료들과 다시 활기차게 일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단체가 건강해지길 바라는 것이지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위키리크스관계자들도 미투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그들로 인해 피해자들이 용기를 얻어 부패된 곳을 정화하고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런 내부고발자들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내가 속한 사회를 투명하게 해주는 정화제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신변의 위험을 무릎쓰고 그 일을 했습니다. 부국강병으로 정부와 단체가 ‘나'의 가치를 돌보지 않을 때, 내가 나를 돌볼 수 있게 해 준,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일을 적시에 해 준, ‘좋은 시민들' 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바라 본 크립토월드(CryptoWorld) - 1.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가?>>
https://steemkr.com/kr-cryptocurrency/@ddd67/cryptoworld-1
<<내가 바라 본 크립토월드(CryptoWorld) - 2. 16세기의 광부와 21세기의 광부>>
https://steemkr.com/kr/@ddd67/cryptoworld-2-16-21
<<내가 바라 본 크립토월드 - 3. 새로운 시대의 신개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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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 본 크립토월드 - 4.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최상극의 권리, Sovereign Individ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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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eemkr.com/kr/@ddd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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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d67님 제가 왜 이런 글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나요?
제목부터 정독하였습니다. 그리고 팔로우를 하게 됩니다. 진심입니다.

감사합니다. 방금 전에 올린 기사번역본도 이것과 많이 관련이 있는 글이라 링크 걸어드릴테니 한번 읽어보시고 글로 좋은 대화 나누길 바래요.
<선행으로 돈 벌기! 어떻게요? 기업의 재정에 관한 내부고발자가 되면 됩니다.>
https://steemkr.com/kr/@ddd67/xdx2x

정직하지 못한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들은 언제든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자에게는 항상 무서운 존재인거 같아요. 그래서 더욱더 억압하고 탄압하는거겠죠. 그럴수록 언론이 시민들이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권력자에게는 무서운 존재.. 너무 공감해요. 천적없는 권력자라고 볼게 아니고 사실은 아주 치명적인 취약점을 갖고 있는 존재인거죠. 제가 리스팀한 글을 하나 링크할게요. 조금은 아니,, 지금은 많이 앞서 나간 상상의 글이지만 세계시민들이 원한다면 이루어질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https://steemkr.com/kr/@project7/5p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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