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개똥철학] 나는 내가 아니다

in #kr6 years ago (edited)

미래에 대한 상상에서 자주 나오는 게 바로, 영혼을 기계에 복사해서 영생을 산다는 개념일 것이다. 아래 영화를 보면 그런 내용이 나온다.

movie_image.jpg

하지만 나는 매우 단순한 사유만으로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간단한 예를 들어, 내 체세포를 복제해서 인간이 만들어지면, 그건 과연 나일까? 이건 말할 것도 없다. 간단하게 일란성 쌍둥이를 생각하면 된다. 그 둘은 다르다.

거기에 대해 종교적인 사람들은 유전자가 같아도 영혼이 다르다는 말을 할 것이다. 하지만 영혼이 같다고 해도 그건 내가 아니다. 만일 평행우주를 이동해서, 다른 우주에 사는 나를 만나게 되면, 그는 나일까? 그래서, 그가 보고 듣는 것을 나도 느낄 수 있을까?

백 투더 퓨쳐 같은 영화에서야 그런 일이 생기면 우주가 폭발한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스타트랙에 나왔던 에피소드처럼, 다른 차원의 나는 내가 아닐 것이다.

여기서 나라는 존재의 유일성은 간단히 정의가 된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유일해야 한다. 즉, 지금 이 순간, 바로 내가 위치한 장소에 있는 것만이 내가 된다. 즉, 나라는 존재는 세상에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이런 나의 영혼을 복사한다는 개념은 그래서 우습다. 내 체세포를 복사하면 내 쌍둥이 형제가 하나 만들어지는 것이지, 내가 새로 생기는 게 아니다. 그건 이미 내가 아니다. 이건 마치 하드 포크 같은 거다. 이더클래식에서 이더가 하드포크 되어 나왔지만 그 둘은 다른 코인이다. 내 체세포를 복제한다는 것은 나를 하드 포크한다는 것이고, 그건 이미 내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에 내 뇌를 복사한다고 해도, 그건 나의 전자적인 하드포크일 뿐, 내가 아니다. 그건 그냥 나의 과거를 토대로 하는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인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이 순간, 이 장소를 벗어나면 죽게 된다.

개념을 확대해보자. 그렇다면, 과거의 나는 어떨까? 타임머신을 타고 어제로 가서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그건 나일까? 아마도 아닐 거다. 그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의 두 사람일 거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나 역시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여기서 시공간의 미분으로 들어가 보자. 과거를 어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에서 매우 짧게, 찰나의 순간으로, 더 이상 분해되지 않을 짧은 시간의 과거의 나라고 해 보자. 그건 나일까? 위의 방식대로 구분하면 그건 내가 아니다.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매우 짧은, 아주 극한의 미래의 나 역시 내가 아닐 것이다. 결국 나라는 것은 이 짧은 시간에 이곳에 현존하는 나일 것인데, 문제는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는 것이다. 즉, 지금은 곧 과거이자 미래이다. 그렇게 되면 나라고 부르는 존재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면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로 다른 존재고, 또 지금의 내가 된 미래의 나 역시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국 나라는 존재는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허상의 존재가 되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제법무아(諸法無我)인 것이다. 또한 이것을 내가 아닌 세상 만물에 적용하게 되면 그것이 바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이 된다.

이 세상 만물은 고정된 것이 없고 매 순간 변한다. 이것은 경제에도 적용이 된다. 부동산 가치나 코인에도 적용이 된다. 그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다시 정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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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철학 안같습니다.^^
제법무아, 제행무상이 쉽게 풀이되는군요.
깊이 사색하셔서 그렇겠지요.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다핑님 안주무시고 머하세용ㅎㅎ

개똥철학 연구 중이었습니다.

ㅋㅋㅋ언제주무시게요

일어난지 얼마 안되는데요.. ㅎㅎ
수면시간이 계속 순환하는데 요즘은 낮에자서 밤에 일어납니다.

안녕하세요? 다른분들의 댓글에서 여러번 뵀었는데 직접 다크핑거님 글을 본건 처음입니다^^ 글속에서 이런 영감과 사고를 하시는게 참 대단해 보입니다!! 다른 글들도 궁금해지네요 자주 글 읽으러 오겠습니다^^

넵. 감사합니다 ^^
다른 글들은 더 재밌습니다.

여긴 이제 잠들 시간인데...
심란해서 잠 못이룰듯...
하이데거의 존재란 무엇인가...사르트르의 존재와 무까지 이해해야 댓글다운 댓글이 나올 것 같은데요 ㅋ 그래서 전 포기
저에게는 나라는 존재가 내가 필요로 하는 존재에 의해 정의될때 존재의 의미를 가질수 잇는것같아요. 그래서 내가 살아 잇다는것 보다 내가 기억되고 잇다는게 더 중요한것 같아요. 지금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나는 스스로 나라고 증명될 수 없을것 같아요.
양한마리 양두마리 양세마리...

하이데거나 사르트르는 저도 잘 모릅니다 ㅎ
양세마리는 압니다.
양세바리~ 양세바리~

난 이쁜 우리 연아로!!!연아야가즈아.png

세상만물은 곧 허상입니다.

그 허상을 쫓는 또 다른 허상과 허상에서 파생되는 허상의 허상 ...

프랙탈이로군요.

이 세상 만물은 고정된 것이 없고 매 순간 변한다. 이것은 경제에도 적용이 된다. 부동산 가치나 코인에도 적용이 된다.

빠르게 다가오는 새로운 부와 미래에 대해서 다루시게 되는 건가요? ㅎㅎㅎ 글이 기대됩니다

따로 쓸 예정이었는데 방금 위에 쓴 글도 맥락은 비슷한거 같아서 퉁칠까 아니면 새로 써 볼까 고민중입니다. ㅎㅎ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흥행은하지못했었죠

충분히 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미를 보여준 영화였지요

진짜 재밌고 잘 만들었는데,
막판에 주인공 죽는 영화는 반드시 망한다는 정석대로
망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이 부활해서 뙇 나왔으면 성공했을 겁니다.
너무 철학적이기도 하고... 대중이 원하는 결말은 아니었던 걸로..

제가 좋아하는 주제입니다~~ ㅋ 앞으로도 자의식 관련 철학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가즈앗!!!

이런 글은 별 재미는 없는 관계로 지양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전 재미있는데~ 가즈앗!!!

매초 인지할 수 있는 순간의 자신만이 자신...이조차도 자신이 아닌건가요?
어렵습니다...@_@

아무것도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 모두가 자신인 것입니다.

Wow!!. Thank you.
Have a good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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