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노래

in #kr6 years ago (edited)

@kimkwanghwa 님의 포스팅을 읽었다.

https://steemit.com/booksteem/@kimkwanghwa/69hx6


leeoh_01.jpg

그리운 이오덕 선생님.

2000년도의 어느날.
공대 도서관 구석 먼지쌓인 책을 가져다 읽던 날.
햇살이 좋았던, 참 놀기좋은 날이었다.

우리글 바로쓰기 1 (한길사)

이 책을 읽은 후에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내 말하기와 글쓰기를 완전히 비워내기 위해서였다.

이는 허튼 소릴 지껄이지도, 쓰지도 않겠다는 의미였으며
이제부터 그저. 그저 살아가겠다는 각오였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생동하는 말을 뱉지 못하고, 진실한 글을 쓰지 못하니.
어리고 미숙했던 나는, 이제 아둔한 자가 되었다.

일평생을 교사로써 우리말 바로쓰기와 참된 교육 운동에 전념하신
이오덕 선생님
임종을 맞이하기 6일전 병실에서 남긴 마지막 시를 여기에 옮겼다.
빛과 노래.
2003년 8월 23일,
78세로 충주의 자택에서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빛과 노래]

한 달 동안 병원에서
밤낮 노래를 들었다.
며칠 뒤에는 고든박골 병실로 옮겨
햇빛 환한 침대에 누워
새소리 바람소리 벌레소리를 듣는다.
아 내가 멀지 않아 돌아갈 내 본향
아버지 어머니가 기다리는 곳
내 어릴 적 동무들 자라나서 사귄 벗들
모두모두 기다리는 그 곳
빛과 노래 가득한 그 곳
그리고 보니 나는 벌써
그곳에 와 있는 것 아닌가
그곳에 반쯤 온 것 아닌가
나는 가네 빛을 보고 노래에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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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드립을 치려왔다가 이 진지함에 숨막혀서 말을 할수가 없군요..........
이럴때 쓰라고 만든단어가 있죠.~

사랑해~.ㅋㅋㅋㅋ

저도 방금 보고....
같은 생각했는데....

김소희씨 오셨군요. 알라뷰 투.

전 갓쏘핫 입니다.^^

저도 스골형과 함께

사랑해 형아 :)

아트라떼 장인어른 오셨군요. ^^
미 투 쏘 마취.

이 소리는 맥주를 마시고픈 한 찡산부의 상상 음주에서 비롯된 단발마 입니다.

이오덕선생님의 저서를 교재로 수업을 들었었어요
저도 광화님 포스팅을 통해 반가운 존함을 뵙고 놀랐답니다
마지막으로 남기신 시는 처음 봐요
생의 끝자락에 섰을 때 진정한 빛과 노래를 남길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왠지 도담랄라님은 읽으셨겠지 했습니다. ^^ 역시나. 교재로도 활용되는군요. 내용을 보면 충분히 그럴 것 같아요. 시에서 옛시절의 그리움과 살아낸 자의 홀가분함이 느껴집니다. 소리내서 읽으면 더욱 좋으니 과연 이오덕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침 출근길에 잔잔한 감동 한가득 안고 갑니다ㅠㅠ

땡챠모님.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ㅎㅎ

유툽 올려주세요
저 정말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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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이오덕 선생님에 대한 글을 보니
새삼 반갑습니다.

노래에 실려
하늘 나라로 가신 선생님...

좋은 포스팅을 해주셔서 오랜만에 묵은 추억을 꺼내보았습니다. 따듯하군요. 감사합니다. ^^

아!! 이분이 훌륭한 분이셨나보네요...
위 댓글보니 아시는분들이 많아요...

ㅎㅎ 네. 글 쓰시는 분들은 이오덕 선생님을 대체로 알고 계십니다.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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