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뷰져들을 위한 답변을 준비해야 할 때

in #kr6 years ago (edited)

(짱짱맨 태그 때고 cvso로 변경합니다. 공지 전에 쓴거라 보상거절 상태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글 마지막에도 적었지만 보팅수익은 특정 프로젝트에 기부될 예정입니다. 보팅은 하지않으셔도 됩니다.)

포스팅 추천음악은 맥스 리히터의 "Dream 13" 입니다.

요즘 좀체 포스팅을 못했습니다. 며칠은 술에 취해 있었고, 정신이 멀쩡할 때면 어뷰징 논란에 빠져있었습니다. 오늘은 정기 구독하는 포스팅에 댓글을 남기고, 구상하고 있던 개인 포스팅 한가지를 업로드하려고 방문했습니다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지겹게도, 또 어뷰징에 대한 것입니다. 읽어달라 요청은 드릴 수 없습니다. 이 포스팅은 잠시 제 머리 속에서 어뷰징 이슈를 꺼내놓기 위한 작업입니다. 본업으로 돌아가기 위해 잠시 내려둡니다. 작심했던 연재소설 "레드벌룬 바이러스"는 프롤로그를 쓴 이후로 도무지 진전이 없으니까요. 부끄럽습니다.

그들은 항상 묻는다. 어뷰징이 무엇이냐고.

어뷰징은 그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남용한다는 것이죠. 남용한다는 것은 부정적인 언어이기에, 누군가 "어뷰징이 뭐가 나쁘냐?" 라고 말한다면, 굳이 상대를 하지 마십시오. 대화하다간 뒷목 잡게 될 것 입니다. 그건 "과식이 건강에 뭐가 나쁘냐?" 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적어도 대화를 하시려면 "제가 하는 것은 어뷰징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을 상대하시는게 수명 유지에 좋습니다.

그들은 항상 "무엇이 어뷰징이냐?" 묻습니다. 그들의 전략은 개념을 혼동시키는 것입니다. 어뷰징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중단해야 할 명분이 분명해지기 때문에, 내가 하는 건 어뷰징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뷰징이란 개념을 모호한 위치로 옮기려 합니다. (물론 정말 자신의 행위가 어뷰징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대화로 해결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선한 거짓말" 문제와 유사합니다. "거짓말"이란 단어는 말자체에 부정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의미"는 본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입니다. 유구한 시간 속에 인류는 거짓말은 사회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정직하라고 가르치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죠.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실행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살다보면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직장 생활이나 부부 관계에서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생각을 죄다 얘기하다 보면 갈등이 증폭될 경우도 많고 감당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람들은 가끔 자신의 생각을 숨겨야 할 때도 있고, 그것을 포장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일종의 "선한 거짓말"이라고 분류될 수 있는 범주입니다. (물론 통제의 한계도 존재합니다만, 여기선 허용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을 강조합니다.)

선한 거짓말의 존재는 "거짓말"을 완전히 말살 시킬 수 없다는 근거가 됩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놔둘 수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면 함부로 기짓말을 해대다간 사회가 엉망진창이 될 것입니다. 대안은 사례를 구분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현실 세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사안들을 선별하여 법적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사기행각 같은 것들입니다.

세상은 거짓말을 허용하면서도 그것을 강력하게 규제한다는 이중적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본성을 인정하되, 지나친 경우가 없도록 법을 세웠습니다. 이 법은 "선한 거짓말"의 영역에 숨어서 "이건 선한 거짓말이야" 라고 주장하는 거짓말쟁이들을 향한 대답입니다.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성경의 글귀입니다. 개념을 혼동시키려는 자들에게 분명한 대답을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가 필요한 3가지 답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저 이러한 종류의 답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라는 늬앙스입니다. 이 답변들의 구체적인 내용들. 그리고 누가 어떻게 언제까지 상세화 해야될 지에 대한 부분은 제가 말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침묵합니다.

도덕적 답변

왜 어뷰징을 하면 안되는가? 에 대한 거시적 관점의 답변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글을 적으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헌감"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사회는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번영, 두가지를 동시에 추구됩니다. 개인의 행복이 사회의 번영을 이끈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고,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두 견해가 극단으로 치닿은 경우가 개인주의와 전체주의입니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여기에 대해 훌륭한 답변을 남겼습니다. 개인의 행복은 사회와 분리되어 형성될 수 없다. 행복은 내가 속한 사회에 스스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공헌감"에서 온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사회에 속해 존재하고 그 사회에 공헌해 스스로 가치를 증명함으로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양 극단주의 경계에 선 현명한 답변입니다.

스팀 체계에서 공헌의 형태는 5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스팀잇 개발자.
둘째는, 스팀 투자자.
셋째는, 컨텐츠 생산자.
넷째는, 큐레이터
다섯째는, 스팀 생태계 운영자 (증인)

어뷰징의 개념을 혼동시키려는 자들에게, 상기 각 공헌에 대해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왜 어뷰징을 하면 안되는지로 이어집니다. 도덕적 답변은 추상적이도 좋습니다. 이는 헌법과 같은 것입니다. 헌법은 법 체계의 근간법으로 추종되는 모든 법률에 당위성을 제시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도덕적 답변은 구성원이 가져야 할 상식과 통념에 대한 것으로, "왜 거짓말이 나쁜가?" 에 대한 답변과 같습니다.

통계적 답변

통계적 답변은 "선한 거짓말"에 대한 문제입니다. 거짓말을 완전히 말살할 수 없다면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의 문제와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어뷰징이고,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에 대한 답변입니다. 스팀 투자자들과 큐레이터들에게 적절한 자기 보상이 필요합니다. 자기 보상을 어디까지 허용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뷰징이 셀봇 외에 다른 형태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어뷰징 행태에 대해서도 범주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뷰징 행태, 즉 매커니즘을 표준화 해둔다면 어뷰징을 분별하는데 효율적입니다.

좀 더 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어뷰징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 관리하는데는 개인의 시간과 돈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퍼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어뷰징을 어느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설정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어뷰징에 대한 전체 개략도가 존재해야 하므로 쉽지 않습니다.

어뷰져들은 이러한 상세 기준을 세울 수 없다고 말합니다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정의로운 사회의 특징은 단지 기준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준에 대해서 포기하지 않고 논의하는 것에 있습니다. 불완전한 기준이라도 일단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실행하고 지켜야 합니다. 완벽이란,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clayop은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그분이 제시하는 대답을 소개합니다. 공감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법률적 답변

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제제를 가할지에 대한 답변입니다. 스팀잇에는 정부가 없기 때문에 법률적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개념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어뷰징을 판별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으니, 이를 어길 경우에는 가해질 수 있는 제제가 명료해져야 합니다.

어뷰징의 다운보팅에 있어서, 누가 어느 시점에 어느 수준으로 제제를 가할 것인지도 구체화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우나 고우나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앞서 포스팅한 많은 글에서 인류 역사를 관통한는 맥은 인간의 욕망이며, 이 욕망을 통제하는 것이 정치라고 자주 적었습니다. 앞서 누가 이 답변을 준비하고 공표할지에 대해 침묵한다고 적었으나, 그 우려심은 표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팀잇에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하면 저를 미친 사람처럼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저는 현재의 스팀잇이 어느정도 중앙집권적 형태를 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게임의 룰을 바꿔야합니다. 앞서 언급한 5개 주체의 공헌에 대해서도 고찰해보고, 스팀파워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헌에 기초한 중앙권력의 형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뷰징 이슈로 인한 진통은 계속될 것입니다. 다운보팅만으로는 어렵지 않을까요?

세계입니까? 아니면 도박장 입니까?

블록체인이 있고, 투자자가 있고, 컨텐츠 생산자가 있고, 그리고 가상화폐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에 대한 완결된 역사를 경험한 사람은 여기에 아무도 없으며, 서로 부대끼며 그 역사를 경험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혹자는 이곳을 생태계나 세계로 인식하는 반면, 누군가는 도박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박장은 돈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세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상화폐는 기존 금융시장에 대한 도전이고, 이는 분명한 세계 간의 전쟁이라는 점을 생각해야합니다.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이 자생하는 건전한 세계를 만들어갈 수 없다면, 도대체 어디서 가상화폐의 가치를 찾아야 할까요?

스팀은 투자자와 큐레이터, 컨텐츠 생산자가 손을 맞잡을 때 의미가 생깁니다. 의미는 애정을 만들고 애정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그 가치는 화폐 경제의 핵심이죠. 인간의 마음은 세상의 근간입니다.

지리멸렬한 글을 마치며.

한동안 머리 속을 어지렵혔던어뷰징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미미합니다. 어뷰징을 대하는 자세와 방안에 대한 개선이 있기를 바라고,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좋겠군요.

이 글에 대한 보팅은 @clayop어뷰징 감지 개발의 지원금으로 사용됩니다.
항상 말씀드지만, 글을 안읽어도 포스팅 추천곡은 꼭 듣고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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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은 투자자와 큐레이터, 컨텐츠 생산자가 손을 맞잡을 때 의미가 생깁니다. 의미는 애정을 만들고 애정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그 가치는 화폐 경제의 핵심이죠.

맞습니다. 이런 이상향을 만들어가는 지금 이 순간들이 사실 투쟁의 현장입니다.

방금전 @clayop 포스팅 다녀왔는데... 스팀의 창조자들은 스팀파워 외에는 어떠한 관리권한을 만들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지난한 과정을 거쳐할 것 같은 강력한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다운보팅 밖에 없다면 이는 스파 세력전이 될 것이고 기업의 주주 경쟁처럼 흘러가겠지요. 게임의 룰이 바뀌지 않는다면 어뷰징을 견제하는 유일한 방법처럼 보입니다.

깊은 성찰 잘 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리스팀 감사드리고,주말은 평안히 보내시길.

많은분들이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하고, 나아갈 방향도 제시하면서 좋은 발전이 있었으면 합니다!!

네. 말씀하신 대로 그런 과정을 계속 해나가는 지속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해요.

깊이 있는글 읽을수 있게 해주시어 고맙습니다.

지난한 글을 읽어주셔서 오히려 감사하네요. 주말 평안하십시오.

어뷰징 논란은 아마도 끊임없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스티미언들이 훨씬 많지만 언제나 불미스런 일은 소수에 의해 일어나는 법이라 걱정이네요.. (팔로우 합니다..^^)

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 (맞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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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

잘 읽었습니다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문장이 부드럽네요.
부럽습니다.

소요님. 지나치게 겸손하신 표현입니다. 부럽다는 말은 제가 소요님의 그림을 볼 때나 쓸 법한 표현이죠. 바꾸자면 안 바꾸실거면서. ㅎㅎㅎ
방문해주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감사해요. ^^

!! 정말 잘 쓰셨습니다.

^^ 이 긴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의 어뷰징 논란에 피곤하신 분들이나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 싶으신 분들은 이 글 하나만 읽어도 될 거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뷰징 논란에 한 줄 보태어 죄송한 마음이 많았는데 위로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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