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常 - 경기도 청소년 문화예술제 일정 시작 (남양주시) - 2018 5월 18일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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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 체육문화센터 굉장히 잘 지었더군요)


내 연중 행사들 중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기도 청소년 문화예술제의 일정이 시작됐다.자주 들르던 녹음실 사장님께서 꺼내신 심사위원 한번 해보지 않겠냐는 말에, 애가 애를 어떻게 심사하냐며 줄곧 고사하다 계속된 권유를 마지 못해 수락한 때가 2007년이다.그러던 것이 감사하게도 매년 부름을 받아 어느덧 내게는 12번째 되는 해를 맞이했다.

고백하건대 경력 한 줄이 아쉽던 20대 시절, 나 자신의 영달을 위한 발판 중 하나라는 경솔하고 치기어린 마음만으로 발을 내딛은게 사실이다.다행히도 이런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대회 주관단체인 한국청소년재단 관계자 분들에게서 엿본 청소년들을 향한 깊고 무한한 애정,아이들의 마냥 순수하기 그지없는 시선과 음악에 대한 진중함은, 내게도 일찌기 어느 일에서든 느껴보지 못한 책임감 내지 사명감 같은 감정을 싹트게 했다.세속의 잣대에 닳고 닳아 삐걱거리는 내 감성에 가해주는 주기적인 기름칠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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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도 기대이상으로 잘 해놨습니다)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해 크게 낙담하는 참가자들과 지도교사 및 학부형들, 그리고 그들을 뒤로 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와야 하는 나를 포함한 모두가 뼈 아픈 애로가 있겠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드 부문은 꽤나 흥미로운 경연이다.

5월달부터 수개월 간 오늘의 남양주 시를 비롯, 넓디넓은 경기도 각 지역의 예선을 거쳐, 최종 선발된 지역 우승자들이 한데모여 결승전을 연다.이를 도 대회라고 일컫는다.지역 최강자들이 경합하는 무대임에도 도 대회는 참가팀 간은 물론, 지역 별로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나,전통의 강호를 패대기치고 올라선 언더독의 파란이 연출되는 경우도 더러 있어 가끔 뭉클함을 느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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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데 예체능은 무엇보다도 환경과 재능이 중요하다.이것이야 말로 공평할 수 없다.출발선은 같을 수 없고 같아서도 안된다.아이들도 표현 못하지만 다 안다.그럼에도 아이들은 도전한다.그래서 패배주의와 염세에 찌든 요즘 어른들보다 더 어른스럽다.

일련의 과정 한복판에 서 있는 그들에겐 지금 당장의 아쉬움이나 환희같은 말초적인 부분이 크게 와 닿겠지만,세월이 지나면 경험에 통찰이 더해질 것이다.나는 믿는다.이는 앞으로의 예술과 인생 전반에 있어 튼실한 버팀목이자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으로 작용할 귀중한 자산임을...그저 밴드부를 문제아의 욕구 해소처 정도 필요악으로 인식하던 학창시절을 보낸 내게는 무엇보다도 부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나 많이 변했다.그러니까 좋은 세상이다.
이래도 저래도 살만한 세상이다.
모두가 절망을 노래할 때 우리만큼은 가끔 희망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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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해진 귀를 달래고자 영파여고 앞 셀프하우스 마늘떡볶이로 기력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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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욕심은 있는데 큰아이에게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엄마라 현실이 매우 아프네요 ㅠ
그래도 즐겁게 해가는데 감사해야겠어요^^
잘보고갑니다~

환경이 분에 넘치게 좋으면 좋은대로 느끼는 것이 있고,
환경이 여의치 않으면 그것을 극복하든, 받아들이든 하며
느끼는 것이 각기 다르기에 어느 방향이든지 의미가 깊습니다
일단 쥐어줘 보세요:)

자신이 원하는 걸 할 수있는 청소년이 됐으면 좋겠네요 ㅎㅎ 조금씩 바껴나가는거겠죠!

지도교사 님들과 학생들의 돈독한 관계를 곁에서 지켜보면 절로 흐믓해집니다

아직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많겠지만
그래도 원하는걸 도와주고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이 있다는게 어찌나 좋아보이던지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아니 하루에 두번씩이나 와주시다니!!
든든한 빽이 있는 것 같아 큰 힘이 됩니다^^

요즘은 그래도 다양한 기회가 있어 좋은거 같아요.
심사위원이시면 기간 내 고생하시겠어요;
마늘떡볶이와 순대로 충전되셨다니 다행입니다 ㅎ

평균적으로 20팀 내외로 생각하면 되는 것 같네요 물론 더 적은 지역도 있구요
문제는 가끔 특정 지역에 따라 참가팀이 엽기적으로 많은 경우인데
4시간 가까이 쉬지않고 집중해서 음악을 듣고 오면
하루 종일 이명 증상에 시달립니다
이런게 고충이라면 고충이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예체능은 무엇보다 환경과 노력이 중요하다. 맞는 말입니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신의 열정을 꽃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글 잘 읽고 갑니다.

각자의 환경과 타고난 재능이 같을 수 없기에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다른 사연의 다양한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방향이 어긋나지 않게 도와주고 그 안에서 제대로 된 노력을 할 수 있게 '조언 정도만'
해 줄 누군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

요새 청소년들은 그래도 예전 보다 다양한 기회가 다양한 길들이 있어서 다행이예요. 다양성을 인정해서 좀 더 많은 다른 기회의 채널이 있으면 좋겠어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타고난 개성을 잘 살리는 쪽으로 가야겠지요

이런 점에서는 청소년들에게도 좀 아쉬운 부분은 있어요

보통 전공입시를 비롯해서 경연 류를 뜯어보면 이 친구들이
부르고 연주하는 곡들이 상당히 획일적입니다
제가 학생이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아직도 아쉽긴 하네요

지금이 여러면에서 과도기인듯 합니다. 이런 과도기를 지나면 좀 더 개성을 찾지 않을까요?

사실 키키님 말씀이 이번에도 정확하십니다
세게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우리나라가 특히나
상업예술 전반적인 부분에서 극심한 과도기를 겪고 있죠

아무래도 저처럼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객관적인 시각을 보장하기 어렵더군요
자꾸 국지적이고 미시적인 것들이 크게 보인달까요 헤헤

예체능쪽 일을 하시나 봅니다? 떢볶이랑 순대가 맛있어보이네요 ㅋㅋ

네 음악을 하고있습니다 연주하다가 작편곡으로 돌렸네요^^
올림픽공원 밑에 영파여고쪽 셀프하우스라고 나름 매니아들 많이 있는 분식집입니다
여기 음식 괜찮아요

이벤트 당첨되셨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보팅 봇의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아. 스팀 달러로 대체합니다. 보팅봇을 사용했다면 약 5달러 정도의 보팅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tip! 2.5

캬...쟁쟁한 분들 사이에서 제 글을 선정해주시니 이거 몸 둘바를 모르겠네요
어째 글은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진지해져서 신문 사설마냥 딱딱하게 적은지라ㅋ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은밤 되시고 자주 왕래해요~~!!!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ㅎㅎ

헐 저 수티민 쇼 팬입니다 영광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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