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재앙론은 이제 그만 !!!
안녕하세요 @chipochipo 입니다.
이 땅에서 살아오면서 보수 기성세대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말들이 있습니다.
"머릿수가 국력이다"
심지어 몇년전에 민주당의 홍종학 의원이라는 분이 신혼부부 100만쌍에게
임대주택을 주자는 제안까지 했습니다.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를 하셨고 시민단체에서도
좋은 일을 많이 하셨던 분 같았는데, 이런 제안은 좀 생뚱맞네요.
그렇다면 임대주택 100만호를 대체 어디에 마련할 것인가?
100만쌍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가?
신혼부부라는 기준은 또 뭔가?
신혼부부의 생활을 안정시키는게 목적이라면 집을 지어줄 게 아니라
그냥 허경영이 말한 것처럼 인당 5천만 원, 부부당 현금 1억원 씩 쥐어주는게
가장 깔끔하고 가장 효율적이겠네요.
그리고 홍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저출산은 국가의 재앙'이라는 말을
몇번이고 반복했죠.
그러면서도 저출산이 왜 국가적 재앙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그놈의 저출산이라는게 도대체 재앙이 맞긴 할까요?
생각해보면 할 수록 현대 한국의 저출산 트렌드는 재앙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더 가까울꺼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저출산이 국가의 재앙이라는 근거는 ???
저출산의 위기론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습니다.
무슨 휴거 종말론 같이 느껴지는 ‘2750년 한국인 멸종론’까지 나올정도네요.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다자녀 가구의 세금을 깎아주고
셋째부터는 대학 등록금도 상당 부분 대신 내줍니다.
3자녀 가구는 전기값도 20% 깎아줍니다.
(이 얘기는 곧 다른 가구들이 이들의 전기값 일부를 보조한다는 의미죠)
최근엔 ‘싱글세’를 만들어 결혼을 독려하자는 얘기,
(혼자사는것도 은근 서러운데 ;;;)
신혼부부 100만 쌍에게 저가의 임대주택을 제공하자는 얘기도 까지 나왔죠.
다음번엔 또 누가 얼마나 상상력 넘치는 출산율 제고 아이디어를 내놓을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이를테면 ‘40세 미만 기혼자 피임기구 구매 금지령’은 어떨까요?
이런 논의의 밑바탕에는 ‘저출산은 국가적 재앙’이라는
대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제가 올바른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미래의 저출산은 우리가 지금 우려하는 것만큼
심각한 재앙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경제구조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선 1970년대부터 기업과 가계의 소득 격차가
꾸준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수익은 늘어나는데 노동자의 실질 소득은 그만큼 빨리 늘지 않습니다.
런던정경대의 찰스 굿하트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세계화와 생산성 향상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 설명했죠.
예를 들어 자동차 생산라인을 돌리기 위해 과거엔 1000명이 필요했다면
이젠 200명 이하의 인원으로도 가능합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인구가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것이
국가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기 어렵습니다.
새로 노동시장에 들어오는 인구가 경제에 도움이 되려면
그들에게 우선 일자리가 주어지고 소득이 생겨 소비력이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낮은 출산율 탓에 앞으로 노동력 부족이 걱정된다고는 하지만
실제 한국의 젊은이들은 취업을 하지 못해
‘88만 원 세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도 낮습니다.
사람이 부족한 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합니다.
그것도 많이 부족한 수준이죠.
'젊은 층이 부족하면 국민연금과 국가재정이 파탄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 젊은 층이 경제활동을 하고 소득이 있어야
국민연금과 세금을 낼수 있지 않을까요?
20대 고용률은 지난 10년간 계속 떨어져 이젠 40%도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청년층 고용이 늘어난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할수 있을까요?
여기에 통일이라도 되어 북한의 저임금 노동자들까지 유입된다면 ???
낮은 출산율이 끔찍한 재앙이 아닐 수도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인구밀도 입니다.
안에서 사는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한국은 특이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몰려 사는 초밀집 국가입니다.
방글라데시와 대만에 이어 인구밀도 세계 3위를 자랑할 정도이니 ㅠㅠㅠ
(1제곱키로미터당 517명. 이에 비해 일본은 350, 영국은 225, 중국은 140에 불과)
낮은 출산율은 과도한 인구밀도에 대한 집단의 자연스러운 반작용일 수도 있죠.
경제사학자 그레고리 클라크는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인구가 줄어들 때 오히려 국민 개개인의 생활수준과 행복도는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일례로 13세기 말부터 16세기 초까지 흑사병 창궐로
영국의 인구가 600만 명에서 20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던 시기에
국가 경제력은 약해졌지만 1인당 소득은 오히려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또 근대 이후 아직 저출산 때문에 망하거나 몰락한 나라가 없다는 사실 역시
‘저출산 국가 재앙론’에 의심을 품게 만듭니다.
일본을 보통 저출산으로 저주받은 나라라고 말들을 하지만,
실제로 일본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경제성장이 정체되긴 했지만 인구는 줄었으니 1인당 경제규모는 도리어 커졌죠.
국민 소득은 한국의 2배 가까운데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갔고
심지어 고용률도 한국보다 조금더 높습니다.
'잃어버린 20년'은 말 만들기 좋아하는 경제학자들의 표현일 뿐이지,
실제로 일본 사람에게 물어보면 지난 20년 동안
불행했다고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없습니다.
이렇게 일본처럼 되는 걸 재앙이라 부르고 싶다면,
그런 재앙을 우리나라도 당해보면 괜찮을껏 같네요.
저출산 현상이 국가경제에 끼치는 악영향도 있겠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경제구조의 변화와 한국 특유의 인구구조 때문에
그 악영향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잘 된 일일 수도 있죠.
저출산이 국가 경제와 국민의 행복에 가져올 영향은 장점과 단점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출산율에는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아직 연구가 많이 미흡하고 의심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죠.
이런 상황에서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는 단순무식한 목적으로
출산하는 사람에게 돈다발을 쥐어주는 형태의 정책이 과연 바람직할까요?
출산율을 정책의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만 참고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래도 꼭, 부득이하게, 정말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신혼부부 지원 정책을 도입하고 싶다면 변두리 임대주택 말고
요즘 흥미로운 글 자주 써주시는데,
스팀잇에서 훌륭한 작가로 정착하실 것 같습니다.
풀봇하고 리스팀해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ㅠ 글 하나당 평균 2시간씩 투자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ㅠ
넵 현금이 최고입니다.ㅎㅎ
저출산에 관한 정책 중에 맘에 드는 걸 참 찾기가 힘드네요.
사실 애를 안 낳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애를 못 낳는 사람이 더 많이 늘어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출산이 절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데 왜 자꾸 출산 이야기를 하는지 저두 잘 모르겠어요.ㅋ
싱글세는 저두 듣고 완전 빡쳤던.ㅎㅎ
싱글인 저는 그 자체로 사는것만으로도 힘겹고 서러운데 싱글세라니요 ㅠ ㅠㅠ
저런식의 세금은 싱글을 죄인 취급할려는 건지 ㅠ
마지막 허경영처럼 현금으로 주는걸 강력히 제안합니다!!!!
엄청 마음에 드는말이네요 정말 혜택좀 많이 주었으면 좋겠어요 ㅜㅜ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해야 외국인의 어뷰징을 막을 수 있을 지 고민 중입니다^^
저런... 비루스님은 외국분들에게도 유명한 모양이네요. ^^
This post received a 44% upvote from @krwhale thanks to @chipochipo! For more information, click here!
이 글은 @chipochipo님의 소중한 스팀/스팀달러를 지원 받아 44% 보팅 후 작성한 글입니다. 이 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click here!
이글을 보니 저출산보다는 오히려 노령화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풀봇합니다. 이렇게 데이타를 근거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아주 좋아합니다^^ 저출산을 걱정하는 이유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생산이 감소 곧 GDP 감소때문에 그러는 것인데, GDP와 삶의 질이 그리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듯 합니다. 생산성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늘려줄수 있을테니 그분야의 발전에 돈을 더 투자하고 향상된 생산성으로 인해 창출된 부를 어떤식으로 재분배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듯합니다. 그래야 돈이 풀리고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테니깐요^^
제 글의 진면목을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출산 재앙설에 대한 좋은 반론이네요.
객관적 수치를 바탕으로 펼쳐주신 논지에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사실 너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좋은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저출산은 위기이다' 라는 프레임으로 항상 우리나라 출산률에 걱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또 마냥 걱정만 할 것은 아닌 것 같군요 ㅎ 좋을 글이라 풀봇하고 갑니다 ~
저출산에 대해 이렇게 상세히 분석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ㅎ
저도 양보다는 질, 무조건 낳으라고 하기보다는 낳고 싶게 하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금으로 주면 다른 나라의 경우 아이를 낳고 버리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바 있어서.. 분할 지원, 현물, 주거 지원 등이 나을 수 있다고 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