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러기

in #kr6 years ago

폰이 끊겨서 빈대 붙어 살고 있다. 시골에 있던 와중이라 와파 쓸 곳도 마땅찮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집을 잘 안나가긴 한다. 또 공공와파? 쓰기 싫어서 요금제를 바꾼거라 와파 찾아 굳이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다 가족인데 '와파 즘 열어죠' 한마디 하기가 왜 그렇게 싫은 건지. 오늘은 집사람들이 모두 제사보러 나간다. 내일까지 꼼짝없이 인터넷 세상으로부터 격리된다. 딸랑 하루.ㅋ 그런데 그것보다집에서 혼자 자는 게 걱정된다. 어렸을 땐 집안 식구들이 몽땅 나가서 혼자 지내는 게 그렇게 좋더니. 아니 뭐 지금도 그건 좋은데 밤에 혼자 자는 것 만큼은 좋지 않다.

스티밋에 별 생각없이 왔고 글도 드문드문 쓰고 있지만 그리고 돈도 없어 투자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지만 글쓰기나 투자 말고도 이용하려면 얼마든지.. 열려있는 곳 같다. 돈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금광을 발견해도 캘 곡괭이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짧은 동안이고 본다고 해봐야 몇몇에 불과하지만 이리저리 보면서 나는 내가 생각한 이상의 쭉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짧은 시간에도 남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했다. 나는 그런 것과는 진짜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이지. 그냥 스쳤다 갔다. 내 손에 곡괭이를 쥐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전적으로 나의 일인 것이지. 능력이 없어 그렇지 있다면 나같은 인간에게 잘 맞는다. 여기뿐만 아니라 시대가 나같은 인간이 살아가기 좋게 흘러가는데(살기 쉬워진다는 게 아니라) 나는 흐름을 탈 재주 하나 없다. 솔직히 이런 시대가 올 줄 생각이나 했나. 이 나이까지 살아있기는 할까 생각만 했으니 당연한 결과지.

비참한 심정을 토하는 건 아니고. 남들 열심히 자기 마당에 샘을 파고 있는 것을 담장 너머로 흥미있게 구경하고 있다는 그 말이다. 저 사람은 벌써 우물을 파서 쌀을 씻고 밥을 짓네. 저 사람 곡괭이는 튼튼해 보여. 저 사람은 이웃집 일손 거들러 다니고. 나는. 아직은 마당에 앉아 아무생각없이 일광욕. 정신 들면 가끔 우물을 파야한다는 생각만 할 뿐 일광욕만 쭉 하며 끝없는 무념무상.

이제 생각을 좀 해야지. 정신 나간 사람짓도 좋지만 더 좋은 짓은 없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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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하다보면 스팀잇 잼나요 ^^

잘 쓰면 스티밋 재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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