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in #kr7 years ago (edited)

손톱

키보드를 치는데 손톱이 깨졌다. 둥그랬던 끝 모양이 오돌토돌해져 있다. 어제부터 긴 느낌이 있어 깍아야겠다 하고 있었다. 까먹고 있으니 스스로의 몸을 망가뜨려 헤어질 때가 되었다며 알려온다. . 손톱깎이를 찾아 손톱을 깎기 시작한다. 손톱깎이를 손톱에 대고 자르는 순간 똑 소리와 함께 흔들림이 손톱을 타고 손목까지 느껴진다. 딱... 딱... 딱... 3번의 힘을 주니 몇주간 손톱에 함께 다니던 손톱이 잘려져 나간다. 손톱 자체에는 감각이 없는지 아픈 느낌.. 비명 한 마디 없이 묵묵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아래의 가냘픈 속살이 차가운 손톱깎이의 진동을 전달할 뿐..

손톱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떠올라 적어 본다.

안녕 손톱아 고마웠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뭔가 시원섭섭하다. 너란 녀석이 있어서 조그마한 것들을 집을 때 편히 집을 수 있었고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무언가를 만질 때 좀 더 편리하고 좋은 촉감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너의 아래에 있던 연약한 피부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었지. 고맙다. 이제 쓰레기통으로 스며들어 매립장으로 갔다가 다시 태워져 땅속으로 들어가겠지 운이 좋으면 어딘가에서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날테고...

그냥 손톱 자르는 모습을 써보고자 했는데 손톱에게 고마움이 한 가득 느껴진다. 미련도 함께.. 강을 건 넌 뒤에는 뗏목을 놓아 주어야 하는 것처럼 각자 일이 끝났으니 갈 길을 가야지.. 나의 육체도 언젠가는 가루가 되어 땅을 돌고 돌테니 언젠가 인연이 되면 만나겠지.

뿌링클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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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어떤 분의 포스팅에 BBQ 치킨이 맛있어 보여 주문을 하려 했더니 해당 매장이 영업하지 않는다고 한다. ㅠㅜ

무엇을 먹을까 하다 아래의 표를 보고 BHC로 가자 결정~~ 메뉴는 뭘로 먹을까 하며 둘러보다. 보통은 맵스터를 골랐겠지만 오늘은 다른 맛이 끌려서 고민을 한다.

뿌링클의 다음설명에 눈길이 가서 뿌링클로 선택한 뒤 양념소스만 추가로 해서 주문했다.

갓 튀겨낸 바삭클치킨에 블루치즈, 체다치즈, 양파, 마늘이 함유된 'Magic seasoning'(치즈 야채맛 시즈닝)을 뿌려준 짭조름하고 크런치한 식감의 뿌링클! * 닭고기 : 국내산

고소한 맛이 난다. 향에서 살짝 갑갑한 느낌이랄까. 분말의 향이랄까? 마치 후라이드치킨에 카레가루와 파가루를 살짝 뿌려둔 모양새다.
아이보리색 뿌링클 소스에서는 마요네즈에 새콤한 것을 첨가한 향이 난다.

치킨을 한입 물어 드니 담백하면서 새콤한 맛이 난다. 분말의 느낌이 있어 치킨의 질감을 방해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치킨에 라면스프 뿌려 먹는 느낌이랄까. 튀김은 얇은건지 바스락거리는 느낌이 없이 분말 뒤로 치킨살의 질감이 느껴진다. 다른 부분을 먹어보니 바스락 소리가 난다. 아마 바로 전 내가 먹은 부위만 얇았나 보다.

뿌링클 소스를 함께 찍어 먹어 본다. 치킨만으로는 살짝 갑갑할 뻔하던 느낌을 새콤한 뿌링클 소스가 감싸면서 깔끔한 맛이 난다. 조합이 좋다.

먹을수록 뿌링클 소스에 카레색 분말이 혼란스럽게 섞이면서 모양새가 안 예뻐지는 게 안타까웠다.. (응? )

맛있기는 했으나 금세 질리는 느낌이다. 반 정도를 먹고는 저녁끼니 겸해서 한켠에 남겨 둔다. 소스의 뚜껑이 비닐 접착식이어서 덮어두기 애매한 게 아쉽다.

맛은 있지만 금세 질리는 감이 있으므로 여럿이 모여 몇 마리 시킬 때 그중 하나로써의 역할은 좋을 듯 하지만 뿌링클 솔로는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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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링님 포스팅 기다렸는데...이렇게 맛있는 치킨 먹기 있기 없기? 입니까?ㅠㅠ
저 뿌링클 아직 한 번도 못 먹어봤어요 ㅋㅋㅋㅋ 그냥 양념감자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죠? ㅋㅋㅋㅋ

  • 순간똑 소 리와 ㅡ> 순간 "똑" 소리와
  • 한입 ㅡ> 한 입

음 양념감자 비유 딱이네요 치킨에 양념감자 ㅋㅋㅋ

그쵸 ㅎㅎㅎ 런던에서 일할 때, 뿌링클처럼 가루 뿌려먹는 치킨이 있긴 했어요. 그것도 맛나던데 ㅎㅎ 기억이 나네요

손톱 하나에도 마음을 담아서 소통을 하시는 분이시군요, 대단하셔요.
자르는 순간똑 소 리와 함께 --> 순간 똑소리와 (뛰어쓰기, 붙여쓰기)
분말 뒤로 치킨 살의 질감이 느껴진다 --> (치킨살) 붙여쓰기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헉 대단이라니요 ~~ 손톱을 깍으며 올라오는 생각들을 받아 적었습니다 ㅎㅎ

어제부터 긴 느낌이 있어 깍아야 겠다 하고

  • 어제부터 긴 느낌이 잇어 깎아야 겠다 하고

그 아래의 갸냘픈 속살이 차가운 손톱깍이의 진동을 전달할 뿐..
-그 아래의 가냘픈 속살이 차가운 손톱깍이의 진동을 전달할 뿐..

오타 두개 댓글 달아요 ^^

한야 난다.
-향이 난다.

한 분당 2개 까지여요 ㅎㅎ 그래도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고소한이 난다 - >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서택한뒤 - > 선택한 뒤 ^0^

고맙습니다~~ 고소한이 난다라니 시적표현 느낌도 살짝 나네요 ㅋㅋ

문학적 표현(?)으로 일부러 쓰신 것인가 안그래도 3초간 생각했었습니다 ㅋㅋㅋ

깍아야 겠다 -> 깎아야겠다

망가트려 -> 망가뜨려

손톱깍이 -> 손톱깎이

스며드로 -> 스며들어

안예뻐지는게 -> 안 예뻐지는게

그 중하나로서의 -> 그 중 하나로써의

오늘도 정독했습니다 :)

두개까지인데 이리 가득 찾으시면 아니되옵니다 ㅎㅎㅎ 다듬부터 두개 한정을 부탁드릴께요 오타는 가득 보이겠지만요 ~~

네 알겠습니다ㅎㅎ

:)

뿌려먹는 - 뿌려 먹는
겸 해서- 겸해서

센터링님~ 오늘은 한창 배고파서 저녁메뉴 정할 시간에 올려주셨군요 ㅎㅎ 점점 게시시간이 버라이어티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 뿌링클이라니, 저는 뿌링클에 같이 동봉되어 오는 소스가 정말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오래 먹기에는 약간 질리는 맛이라는 의견에도 공감합니다 ㅎㅎ 요즘 한국음식을 영어로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는데, 센터링님 글을 읽으며 '맛 표현'면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ㅎㅎ

겸해서가 글의 맥락에 따라서 다르게 띄어쓰기가 되어서 혼란스럽더라구요 ㅎㅎ 좀 더 명확하게 알아 두어야 겠습니다.

앗 도움이 되신다기 기쁘네요 ^^ 써보면서 조금식 표현력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답니다.

깍아야 겠다 >> 깎아야겠다
손톱깍이 >> 손톱깎이

손톱과도 정이 들고 헤어지는데도 고마움과 미련이 느껴지는군요. 언젠가는 나도 가루가 되어... 힝 ㅠㅠ 괜시리 아련하고 뭉쿨합니다. 뿌링클소스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뿌링클솔로 ㅋㅋㅋㅋㅋ 또 괜시리 아련하고 뭉클 ㅠㅠ ㅋㅋㅋㅋ

이리 슬퍼해주시면 ㅋㅋㅋㅋ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매번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어요~ 오타찾기 하면할수록 중독이네요~ 더불어 밑에 댓글을 의식하게되는 버릇까지 생깁니다. 찾는동안 누가 먼저 내가찾은 오타를 쓸까바 조마조마 하면서 하네요 ㅋㅋㅋ
땟목 -> 뗏목

앗 뗏목으로 쓰여 잇네요 ^^ 아마 처음에 쓰고서 제가 수정하기 전에 보셨나 보네요. 헷갈려서 국어사전에서 찾아 봤거든요 ㅎㅎ 그래서 수정하기 전에 보셨으니 보팅을

아래의 가냘픈 속살이 차가운 손톱깎이의 진동을 전달할 뿐..
이말이 너무 가슴 깊게 와닿네요..
손톱깎기에 의해 드러난 가냘픈 속살이 현실세계에서
남들 앞에서 한꺼풀 벗겨진 나로 빗대어서 생각하게 되네요.

이벤트 참가로는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둥그랬던 -> 동그랬던 아닌가요?

제가 느끼는 것을 표현했을 뿐인데 ~ 문장 하나로 깊이 들어가시는 거 보니 멋지시네요 ㅎㅎ

엇 그렇네요. 동그랬던이 사전에는 명확히 안나오는데 찾아 보긴 해야 겠어요 ^^

짭조롬
-> 짭조름
또는 짭쪼롬(경상도 사투리 라고 나오네요 ㅎㅎ)

요건 버릇이 되서 자주 틀리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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