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Them) - 조이스 캐롤오츠(Joyce Carol O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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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Them)] by 조이스 캐롤 오츠(Joyce Carol Oates)

'로레타'는 끔찍한 일을 경험한 후 그녀를 구원해준 하워드와 결혼해 그의 가족과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그녀가 살아나가야 하는 인생의 행로에는 이전까지 겪었던 불행 그 이상의 것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것들로부터 도피하듯 그녀가 정착한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로레타는, 다시 그녀가 꿈꾸는 인생으로 한 발 더 내딛을 수 있으리라 희망한다.

하워드의 구원으로 살아남은 로레타가 낳은 첫번째 아이 '줄스'는 언제나 그안에 있는 모든 감각들을 허공에 매달고 있는 것 같은, 기묘하면서도 따듯하고, 섬뜩하리만치 기민하지만 사랑을 찾는, 이 책 속에 나오는 거의 모든 말과 행동들에 공감하기 힘들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도 가슴이 저리도록 안타깝고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로레타의 둘째 '모린'은 가족 중 유일하게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의견을 가지고 눈을 뜨고 있는 소녀였다. 오빠 줄스와 여동생 '베티'가 있었지만, 그녀의 그러한 성향 때문인지 로레타가 가장 의지하는 딸이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모범적이고 우수한 학생이며, 의붓동생을 돌보고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성실히 해내고 모든 자신에게 할당 된 인생의 불행을 견딜 수 있을만큼 당돌하고 단단하게 그녀 자신을 지켜내려 했지만, 그녀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세상과 어른들의 폭력에 그동안 부여잡아왔던 스스로의 의식을 놓치고 만다.

[그들]은 다작가로도 유명한, 훌륭한 소설가이자 여전히 현역에서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이다. 발문에서 이 소설의 시작은 그녀가 가르쳤던 학생 중 한명인, 실제 등장인물이었던 '모린'으로부터 받은 편지로부터 시작되었고, 그녀의 믿을 수 없는 인생과 그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의 기록이라고 밝혔으나, 지나친 독자들의 실제 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그 발문 역시 픽션이며, 모든 인물은 허구라고 밝힌 바 있으나, 그것이 실존인물들을 보호하기 위함인지 실제로 허구인물인지는 독자로서 알 길은 없으나, 그시대에 대한 실제적인 묘사나 디트로이트 폭동과 같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가져와 인물들에게 대입해 풀어나가는 이 유려한 글을 읽다보니 모두 다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끔찍하게 우울한 시기를, 살아오면서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그때 보았던 세상이 어떠했는지, 그때 나를 중심으로 주위를 맴돌았던 사람들을 내가 어떤식으로 보고 느꼈었는지 기억 할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며 내가 처음으로 했던 생각이 무엇이었는지도 떠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떻게 내앞에 놓여진 그 비루한 삶을 지탱했었는지도 쓰리게 기억할 것이다. [그들]의 삶이 그러하다. 로레타는 오랜 시간을 견디다 무심코 닫아버린 감각이 되려 그녀를 줄곧 보호해왔고, 줄스는 단 한번도 현실에 속하지 않은 채로 살아가다 느닷없이 찾아온, 형체가 빠져버린 사랑 안에서 길을 잃은 후 잠을 자듯 꿈을 꾸듯 살아간다. 타협할 준비가 되었는데도 타협의 기회가 찾아오지 않아서, 알은 체 하지 않는 세상 사람들을 외면하는 방식으로 잠이 들어버렸던 모린, 잠을 깨자마자 그녀 자신의 삶의 형태를 찾아나서는 여정에 오른다. 그리고 깨어났지만 여전히 눈을 뜨지 않은 채로 스스로 짜놓은 형태에 시간과 공간과 생각을, 그리고 감정을 채워나간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나아질 가망조차 없는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부조리함에 불평하거나 비판적인 시선을 가질 의지조차 없다. 세상이 그쪽으로 흘러간다면 나는 그 세상에 휘둘리면 그만이다. 줄스와 모린은 단 한번도 오누이로서의 애절한 대화나 감정의 교류도 없이 같이 자라왔으나, 그들을 에워싸고 짓눌러 왔던 모든 비참함을 함께 견뎌내는 지난하고 피로한 과정들에서 그들의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는 서로의 감정을 독자로서 느끼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줄스가 그것으로 가족들을 '사랑한다'고 스스로 여겼던 것과는 달리, '사랑하는' 오빠의 실체를 원했고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줄스의 부재에 진저리 치며, 모린은 가족들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그녀 스스로의 삶을 다시 살아간다.

[그들]은 독자를 슬프게 만드는 소설이다. 닿을듯 닿지 않는 줄스와 모린 남매의 감정선 때문에도 그러하고, 상식적인 시선을 가지고 판단 가능한, 등장 인물들의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삶의 과정들을 목도할 때가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지 않는 작가에 대한 야속함도 있다. 아직 알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도 순식간에 한 챕터가 끝나버릴 때의 그 당혹스러움. 그 다음 챕터에서 던져주는 단서들로 독자들은 그게 또 그렇게 흘러가고 말았구나... 하고 이해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슬픈 것은, 페이지가 몇 남지 않았는데도 도대체 끝나지가 않는 이야기... 마침내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는데도 도무지 닫히지 않는 줄스와 모린에 대한, 그시간들을 견뎌내며 살아왔을 그들에 대한 내 부질없는 연민. 당연하게도 계속될 그들의 삶, 미약하지만 어렴풋이 내보이던 그들의 미래, 희망, 다짐에 대한 내 진실된 바램....그것들이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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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모두 다 허구라고 하더라도 감동은 크지만, 가끔은 진짜로 있었던 일인지 아닌지가 많이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어찌 보면 그건 지엽적인 문제인데..

맞아요. 작가 자신도 책머리에 아는 사람의 일이라 해놓고 워낙에 관심이 커지니까 허구라고 했는데... 전 일부분은 실제일거라 생각이 들더라구요^^

뭔가 영화화해도 좋을것 같다는 느낌을 받네요~

그죠? 저도 읽은 내내 각 역할에 맞는 배우를 생각했던것 같아요...

슬프게 만드는 소설이란 여운을 많이 남기는 소설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 뒤엔 어떻게 되었을까 더 안타까워지는 이야기...

읽고 나서도 계속 그들이 걱정됩니다ㅜ

소설이군요.... 문제가 되니 허구라고 하겠습니다만 아마 단초가 된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을걸로 저는 추정이 되는군요.....원래는 결말이 슬픈 소설은 잘 읽어보지는 않지만한반 찾아봐야 할듯 하네요

조이스 캐롤오츠는 엄청나게 글을 여전 많이 쓴다고 해요. 그러한 느낌이 진하게 드는 글입니다. 다른 책도 좋다고 하네요^^

하필 정착한곳이 디트로이트라니...
그것부터 벌써 암울해집니다.

모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조금더 살을 붙인.... 그런 책이겠거니 추측해보네요.

그렇죠... 디트로이트ㅜ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가족의 엄청난 비극이 시작되죠

디트로이트는 괜히 암울해지는... 디트로이트 출신 친구가 있었는데 엘에이 출신 친구하고 같이 있음 완전 극과 극으로 다르더라구요. 우울해요. 상당히 ㅠㅠ
북키퍼님의 리뷰를 읽고 있음 뭐랄까 또 다른 책을 더 읽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어요. 저는 언제나 이렇게 풍부하게 표현해낼수 있을까 늘 조급함이 생깁니다.

우울한 하루에 단비같은 답글입니다. 스티미언 시작하고 매일 느끼는 것이 조급함 입니다. 언제쯤이면 나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읽으시고 저의 글로부터 그런 생각을 하신다니 과분한 말씀이시나 힘이 되네요.

^^ 즐거운 스티밋!!!

항상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안착한 곳이
하필이면...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도

불합리한 현실에 좌절하는 모습이 생각만해도
헛웃음이 나려고 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불합리한 현실... 맞아요. 더 심하게 말하면 부조리한 현실입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