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비는 - 공15B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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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ookkeeper 예요. 어떤 이웃분이 추천해 주셔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재미있을줄 몰랐어요. 물론 시작하기 전에, 마음으로 기도했답니다.

나는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다. 드라마 보며 인생을 낭비하면 안된다ㅜ. 제가 뭐 하나 빠지면 너무 빠지는 스타일이라 꼭 필요한 의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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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처음 대학원 과정을 시작했을 때 하이킥 2탄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작했더랬어요. 제가 ‘순풍 산부인과’때부터 ‘김병욱’피디 팬이라서 그분이 연출한 드라마는 다 봐 왔던 터라, 정말 죽겠드라구요. 그래서 Quarter exam 끝나는 그날로 시작해서 일주일동안 97회 에피소드를 다 봐 버렸어요ㅜ. 물론 보기싫은 장면은 건너뛰고. 우리 신랑이 다 보고난 다음 날은 진지하게 병원에 가서 검진을 한 번 받아보라고, 아마 몸에서 혼이 다 빠져 나갔을거라며~~

이래서 저는 마약에는 절대 손을 대면 안됩니다.

어쨌든, 하루에 딱 한 편만 보기로 작정하고 지금 10회까지 마친 상태인데요. 몇회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공일오비의 ‘이젠안녕’ 이 흐르더라구요.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음악이 참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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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록새록 고딩때가 떠오르더라구요. 그때는 공일오비 객원가수로 활동하던 ‘윤종신’이 메인 멤버였던 ‘정석원’ ‘장호일’애 가려 그리 큰 빛을 못봤어요. 윤종신을 세상에 내보내고 알린 일등공신일거에요, 공일오비가. ‘텅빈 거리에서’는 명곡 중의 명곡일거에요. 한줄기 눈물이ㅜㅜㅜ

‘이젠 안녕’은 공일오비 모든 객원 멤버들이 같이 부르는 곡인데, 아마 그시절 고교시절, 대학시절을 보내신 분들이라면, 모든 성격의 모임의 자리가 파할 때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나요? 드라마가 끝나고 저는 예전의 공일오비 음악을 찾아서 들어 봤어요.

지금의 음악들과는 다르게, 예전의 우리가 즐겨 들었던 음악들은 그 음악 속에 시간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 노래들을 듣는 것 만으로도, 내 온몸이 추억을 소환하고 내 머리가, 가슴이 반응을 하거든요. 요즘의 노래들이 극단적으로 시각에 의존해 있기 때문일거에요.

저는 주로 공일오비 초기 음악들이 좋아요. 모든 뮤지션이 그러하듯, 어느정도 대중의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 대중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약간 틀더라구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일오비의 곡은 바로, ‘때늦은 비는’ 이라는 곡입니다. 이름은 기억 안나는, 사투리를 쓰던 한 남자 소년스러운 객원가수가 부른, 정말 투박하고 정직한 곡입니다.

공일오비 - 때늦은 비는

그대가 내게로 다가온 순간부터

그리움은 꿈결처럼 내 마음에 흐르고

그대가 내 곁에 머무른 순간부터

사랑은 눈되어 내 가슴에 쌓이네

때늦은 비는 사랑으로 변하고
비가 내리네

한송이 장미는 그대 위해 피어났어요

그대를 알고부터 사랑은 시작되고

사랑을 알고부터 그대만을 느꼈어요

온 세상 변해가도 그대 곁에 남아 있으리

내 모든 것 잃어가도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아아... 정말 솔직하고 순수한 사랑 고백이 아닙니까? 요즘 노래들 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서정적인 가사... 그리고 정직하고 앳된 목소리...
한 때 저는 노래방만 가면 이노래를 불렀어요.

여름방학 때 친구들이랑 부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잠깐 했었는데, 우리에게 친절했던 주방 조리사 오빠가, 제가 노래방에서 이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는. ‘야 홀딱 넘어가겠다야. 니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불러 그사람 앞에서.’ 라고 말해준 뒤로 호시탐탐 제가 짝사랑하던 동아리 오빠 앞에서 부를 기회를 노렸어요.

처음 동아리에 들어가서 한 기수 높은 오빠를 좋아했는데, 4년동안, 휴... 생각하면 슬픈... 그 오빠 앞에서 한번도 부르지 못하고 졸업을 했답니다. 별명이 ‘변태’였어요, 이유가 성이 변씨 라서... 예전엔 그랬어요 그렇게 유치하게 별명들을 지었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 4년이 아까워 죽겠어요. 얼마나 예뻤을까요? 스무살, 스물 두살, 스물 셋... 제가 원래 누굴 좋아하면 앞만 보고 가는 순정파예요. 왜 경주마들 보면 앞만 보라고 눈가리개 하잖아요. 제가 딱 그래서 누굴 좋아하면 주위가 안보여요.
근데 그런 여자를... 남자들은... 싫어합니다ㅜ

만약 제가 우리 신랑 같은 순둥이를 안 만났다면, 만약 못된 놈, 극단적으로 나쁜놈을 만났다면, 지금 쯤 어딘가에서 마약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ㅋ

요새 ‘정석원’이 마약을 해서 난리인데, 그보다 먼저 공일오비의 ‘정석원’이 있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아요. 요즘은 잘 모르겠고, 가수 ‘박정현’이 빵 터졌던 앨범을 프로듀싱 했는데 정말 천재 작곡가예요...

‘이동진’ 영화 평론가님의 명언 중에 ‘감기 클리셰(Clicher)’ 라는 말이 있어요. 세상 모든 감기는 ‘이번 감기가 제일 독하다.’는 말에서 유래했어요. 아무도 이번 감기는 가볍다는 말은 안하고 항상 이번 감기는 제일 독하다네요. 제가 지금 그 흔한 감기 클리셰 중이에요. 이렇게 독한 감기는 처음인듯.

남은 한 주도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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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하다는 감기 클리셰는 처음 듣네요~
이렇게 또 상식 하나 얻어가네요~~
감기 어서 이겨내세요~ 저도 지금 항생제 투여중입니다^^

아ㅋ 상식은 아니고요~ 이동진 평론가님이 우스갯소리로 하신 말이에요. 팬들은 다 알고 있을 듯^^

015B 는 군대 있을때...참 좋아했었는데 추억이 새롭네요. '텅빈 거리에서' 를 불러 연대 장기자랑에서 입상을 하고 그 뒤로 제 18번곡중 하나였는데 그때는 공중 전화가 20원이었다고 시간이 지난고 난후 낄낄 그렸는데 그나마도 이젠 유물이 되어버린 세월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아 노래를 잘하시는군요^^ 공중전화 20원~ 맞아요 그런 가사가 있지요^^

예전엔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TV 에 나오는 아마추어 가수 지망생 분들 보니까 어디가서 노래 좀 했다는 말 못하겠더군요. 우리나라엔 왜 이렇게 노래 잘하고 춤 잘추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대단들 합니다.^^

맞아요~ 요새 오디션 프로들 보면 혀를 내두른다는ㅜ 정말 요새 아이돌들도 예쁘고ㅠ잘생기고 춤도 잘추고 노래까지 잘하는... 대단해요 진짜

잉?? 진짜에요??? 음.... ㅎㅎㅎ 그래도 지금은 멋진 남편님과 같이 사시니 된거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그러니 지금 같이 사시는분이 더 멋져 보이고.. .그런거 아닐까 해요... 제가 원체 낙천적이라... 되도못한 긍정적인 부분이 많긴 하다보니... ^^ 감기 조심하세요

하하 감사해요. 감기 조심하세요 정말 힘들어요~

슬기로운감빵 재밌게봤었어요
그 캐릭터도 착하고 멋진것같아요
영상이 이쁘고 노래도 좋죠~

모든일에 이유가있는것처럼
연출을 나중에 이런일있었다 처럼 알려주더라구요

그랬군요~ 맞아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어요. 감사해요~

ㅋㅋㅋ저도 015B좋아하는데 노래들이 너무 따뜻하고 아련하고 마음에 울림이 있는 것 같아요~ 감기시라니;;아구 몸 따뜻하게 하시고 푹 땀내고 주무세요;;

네 너무 따뜻해요~ 감기... 여름감기는 개도 안걸린다잖아요 여긴 사시사철 여름이라 개도 안걸리는 감기 걸려 지금 개고생 중 ㅜ

으~ㅜㅠ 언넝 나으시길바래요~~

제목 보고 너무 반가워서 들어왔어요.
때 늦은 비는.. 공일오비. 저 진짜 좋아했거든요.
이젠 안녕, 텅 빈 거리에서.. 다 주옥같은 노래죠.
정석원과 장호일 둘이 형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맞죠?

아 역시... 네 맞아요 형제에요. 한 때는 적극적으로 방송도 나오고 했었어요 둘다. 정석원이 진짜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두문불출 음악만 하니 궁금해요 어떻게 늙었는지...

짱짱맨은 스티밋이 좋아요^^ 즐거운 스티밋 행복한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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