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무빙 - 김중혁

in kr •  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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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무빙] by 김중혁

김중혁 작가의 문학세계는 참 단순한 듯 보인다. 내가 처음 접했던 그의 장편 [미스터 모노레일]이 처음 출간 되었을 때, 작가는 어떤 매체의 인터뷰에서 ‘한 편의 커다란 농담’을 썼다고 이야기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모든 단편과 장편들의 소재는, 우리가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독특한 정신 세계에서나 나올 법한, 우스갯소리에 지나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한다.

공공연히 그는 ‘몸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다. 실제로 [바디무빙]이 나왔다고 했을 때에 나는, 작가를 애정하는 팬으로서 기대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그동안에 그가 구축한 그만의 작품세계에 반하는, 아주 진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까지 했더랬다. 혹시라도 몸의 각 부분 부분에 대한 의학적인 설명이 있다거나, 그로 인한 신체적인 질병이라든가, 도저히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또다른 분야의 소재들을 다루지는 않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김중혁 이라는 작가를 독자로서 애정하는 지점에는, 항상 그가 지향해 왔던 가벼운 ‘농담’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여전히 그가 써낸 ‘몸에 관한’ 이야기, [바디무빙]에는, 내가 이제껏 그에게 매료되었던 모든 요소들이 그대로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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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시, ‘단순’해 보이거나, ‘가벼운’, 그의 농담의 문학을 이야기 해보자. 어떤 사람이 실없는 소리를 즐겨하고 다른 사람을 자주 웃게 만든다고 해서 우리는 그를 가벼운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 가벼움 이라는, 사뭇 진지하지 못한 태도로서의 화법은, 그의 ‘무겁고’ ‘깊은’ 사유에 대한 우리 모두를 배려한 화법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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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의 글을 읽으며 피식피식 새어 나오던 웃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웃음 뒤에 자연스레 따라왔던 김중혁이 만들어낸 그 많았던 인물들의 삶을 떠올린다. 그들의 삶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너무 새로와서, 그 새로움의 모습이 가끔은 우스꽝 스러웠을 뿐이지, 그들이 가졌던 생각과 취하던 행동과,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던 그들만의 아우라는, 작가가 선사하던 수많은 유머코드를 등에 업고 자유로이 유영했다. 그것이 바로 작가 김중혁이 세상에 내보낸 인물들의 화법이자, 김중혁의 화법인 것이다.


엄밀히 말해 [바디무빙]은, 몸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고자 그 이야기와 관련된, 혹은 그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 몸의 일부가 움직이거나 반응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작가의 사변을 늘어놓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의 각 부분 부분에 깃들어 있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끄집어내서 성인이 된 지금도 그의 삶 속에 깊이깊이 박혀서 작용하는, 그 몸의 한 부분과 그와 관계한 이야기에 대한 그만의 단상 이라던가, 몸에 대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새 그가 보았던 영화, 읽었던 책이나 그가 즐겨 들었던 음악 -작가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등등에서 그가 느끼고 체험했던 또다른 층위의 이야기들이, 마치 한 자리에 앉아 그의 목소리로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 주듯이 자연스레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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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이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 강력하게 추천하지만, 아직 이 작가를 모르는 독자라면, 다른 작품들을 먼저 읽어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책의 어느 한 부분을 펼쳐서 그 챕터를 시작으로, 그때 그때 관심이 가는 챕터들을 순서로 읽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각 각의 챕터들이 독립되어 있고, 일기를 쓰듯이, 메모를 하듯이 쓰여진 듯 해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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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과 스달이 키스를 했네요!
스팀과 스달의 가격상승은 고래도! 뉴비도 모두 춤추게 할텐데!
즐거운 스티밋 라이프!

감사해요~~

책 표지보고 확 끌리네요. ㅎㅎㅎ 제스타일. ㅎㅎ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

네 꼭 읽어보기요 ^^ 김중혁이라는 작가에게 반하실듯.

김중혁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았습니다. 책 사진들을 보니 ㅎㅎ 정말 유쾌한 작가인 것 같습니다. 수영글 ㅎㅎ 괜찮은 글이네요~~

혹시 추천하실 다른 작품은 있나요? 이 작가 책 하나 사야겠습니다.

네 아주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작가입니다. 초기작 [악기들의 도서관]과 [좀비들]은 제가 안읽어봤눈데 이미 해외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어 반응이 좋다고 하네요. 그 외 나머지는 가 읽었어요. , [미스터 모노레일], [펭귄뉴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일층, 지하 일층], [대책없이 해피엔딩], [나는 농담이다], [가짜팔로 하는 포옹]... 빠진거 없나?ㅋㅋ 다 좋으니 그 중 골라보세요

책을 즐겨 읽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다가가서 작가에게 매료될 수 있는 그런 책인것 같네요~
책에 관한 이야기는 무거워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김중혁의 바디무빙은 이러한 저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네요~
북키퍼님의 리뷰가 그런것 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