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야만인을 기다리며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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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를 비판하는 소설임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있는 책이었다. 어느 나라라고 정확히 지명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제국, 야만인이라고만 명시가 되는데 우리는 그 제국이 야만인들을 핍박하는 것을 보며 우리 역사의 많은 것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그냥, 완전 제국주의 비판 소설이고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데 그것을 문학적으로 굉장히 잘 표현을 한 것 같다. 이런 좋은 내용들은 굳이 내가 쓰지 않아도 노벨문학상 탄 작가라니까 찾아보면 많이 나올테니 안 좋은, 작품 텍스트 내용 상의 외적인 부분을 좀 말하고 싶다.
왜 굳이 야만인 여자에게 육체적인 성을 느끼고 그것에 대한 묘사가 그리 상세히 나왔어야 했으며 야만인 여자를 안지 못하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이 자신을 안기를 바라는 여자가 나왔어야 하는가. 주인공도 원래는 순응하는 사회의 일원이었지만 제국을 비판하는 도덕적인 사람으로 변모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를 동등한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는 점은 역시나 똑같다. 심지어 제국의 사람에 의해서 그 사람의 집에 살게 되고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모두 들을 수 밖에 없는 처지인 야만인 여자를 성적으로,(주인공이 여자에게 그 짓을 할 수 있든 없든 간에) 그렇게 바라보고 그것에 대한 묘사가 거의 소설의 삼분의 일이고 그런데 여자가 왜 저 주인공이 자신을 안기를 바라는지. 이것이 야만인들이 제국에게 부당하게 적으로 몰림받는 것을 비판하고 평화를 원하는 사람이 할만한 짓인가. 그렇다면 주인공은 야만인이라는 그런 뭉뚱그린 집단을 위한 것이지, 야만인 여자를 위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만약 저게 야만인 여자를 만나 그 여자에게 정을 느껴 서로사이의 통하는 게 생겨 야만인들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주인공에게 생긴 것이라 말할려면 야만인 여자를 그런 식으로 바라봐선 안됐다. 혹여 성적으로라도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간의 자유로운 생각교환이 가능한 위치에서나 그게 가능한 것이지 주인공이 제국의 치안판사이고 야만인 여자를 그녀보다 아래로 이미 여기고 있기 때문에(동정심과는 별개로)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저 여자는 대체 이 책에서 무슨 역할을 위해 그렇게 길게 쓰였는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왜 늙은 치안판사 주인공의 성적 고뇌를 읽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몸을 파는 여자를 매번 찾아가는 주인공을 보고서도 느낀다. 주인공은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도덕적인 사람으로써 이런 일에 비판적인 부분은 책에 어디에서도 내포되어 있지 않다. 도덕적인 주인공의 이중성. 이딴걸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냥 몇 번이나 몸파는 여자에게 찾아가는 것이 올바르지 못한 일이라는 내포 자체가 없다. 오히려 그리워하고 그때를 생각하며 눈물 겨워하는 장면만이 나올 뿐이다. 대체 왜 내가 늙은 할아버지 주인공이 침대 밑에서 자신이 몇 번이나 몸을 섞은 여자가 다른 남자와 섹스하는 것을 몰래 듣고 있는 장면을 내가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데. 뭐 대단한 의미가 있나? 대단한 의미 없는거면 그냥 이런거 빼면 안될까? 재미도 없는데. 감동도 없고. 1980년대 지어진 소설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를 그런 존재로 애초에 설정하는게 문학에서 당연히 이루어지던 때였으니까. 그러니 지금에서는 좋은 부분들은 당연히 보고 감명을 받고 이런 부분들은 비판을 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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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굳이 그 시절 글을 찾아 읽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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