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안에 읽지 않으면 사라지는 "시한부 책"이 나왔다 by Eterna Cadenica

"책을 얼마나 읽으십니까?"

지인의 집에는 방 하나가 작은 도서관인 양 빽빽한 책장마다 책들이 빼곡히 꽂여있는 것도 부족해서 꽂힌 책 앞에 책들이 이중으로 쌓여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에는 '독서경영연구소'가 있는데요. 이 연구소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직장인 독서경영실태조사라는 결과로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2011년 한해동안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평균 1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 전년도에는 평균 15.5권이었다 합니다. 이중 전자책은 2권으로 전체 독서량의 1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단말기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데다 전자책 보급 확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전자책에 대한 만족도 측면에서는 종이책이 낫다는 응답이 85.2%로 조사되어, 디지털시대에서도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소재한 소규모 서점이자 출판사인 "Eterna Cadenica"는 재미있는 컨셉의 '종이책'을 발간하였습니다. 이 책의 수명(?)은 불과 2개월 밖에 안된다는 군요.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특수잉크를 사용해 제작한 이 종이책은 기밀포장되어 있는데, 포장을 뜯는 순간 특수잉크가 공기와 반응하여 두 달 후에는 글씨가 모두 사라져버려 결국에는 백지가 되어 버립니다. 개봉을 했다면 약 60일 이내에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것이죠.

재미있기는 한데, 60일이 지나면 백지가 되어버리는 책을 과연 독자들이 선호할까 모르겠네요..한 보고에 따르면, 이 종이책의 초판의 경우에는 하루만에 완판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구요.

이 회사는 이러한 '시한부 종이책'이, 구입한 책을 읽도록 독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작가들의 저작활동을 촉진함과 동시에 종이책 출판사의 수익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또 다른 '시한부 종이책' 제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시한부 종이책'이 하나의 시장으로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보다는, 전자책 매출이 종이책 매출을 앞지르고 있는 위기에 직면한 종이책 시장에 새로운 흥미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이 종이책을 읽는 습관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거나 새로운 종이책 선호 독자를 만들어내는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 정도일 것입니다.

'시한부 종이책'의 글씨는 60일 만에 사라지지만 이를 통해 사람들의 독서 경험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어떤 제품에 대한 이러한 '시한부' 컨셉의 아이디어가 적용될 만한 아이템이 또 뭐가 있을까요...

아니면, 이와는 반대로 첨에는 백지였다가 일정 기간 후에 글씨가 나타나는 D-DAY 북 같은 어떤 이벤트 용도로의 역발상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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