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알러지

in #kr6 years ago

봄이니까 연애에 관한 짤막한 글을 올립니다.
봄이니까요...
네, 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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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리

남자 : 뭐 먹을까?
여자 : 아, 오늘 내가 생선이 먹고 싶더라. 생선 먹자.
남자 : 어? 생선?
여자 : 왜? 안 땡겨? 조금 그런가? 분위기 좋은데 갈까?
남자 : 아, 아니. 저기 들어가자. 생선구이 전문이래.

  1. 식당

여자 : 너 왜 찌개만 먹어? 자. 갈치도 먹고 고등어도 먹어.
남자 : 어. 응...
여자 : 여기 맛있다. 고기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나 봐.
남자 : 그런 것도 알아?
여자 : 그럼. 나 섬마을 촌년이잖니. 올라와서 먹은 생선 중에 여기가 제일 맛있어.
남자 : 응 맛있네.

  1. 남자의 집

북북. 벅벅. 긁적긁적.

남자 : 엄마 나 약 줘.
엄마 : 또 어디 가서 뭘 주워 먹었어. 왠 두드러기야!
남자 : 고등어.
엄마 : 고등어 먹음 올라오는 거 알면서 그걸 쳐 먹어 쳐 먹길!
남자 : ...
엄마 : 누구랑 먹었어?
남자 : 시현이랑....
엄마 : 시현이? 에라이 화상아. 여자 친구랑 데이트를 하면서 고등어를 먹였어?
남자 : 아니 먹고 싶다고 해서....
엄마 : 얼씨구. 그래서 알레르기 올라올 것을 빤히 알면서 그걸 먹었어? 걘 모르지 아직?
남자 : 응.
엄마 : 말도 못했지?
남자 : ...
엄마 : 잘못 키웠어. 내가. 세상에. 너 어디 가서 김수미 아들이라고 하지 마. 알았지?

  1. 문자 중

여자 : 다음에 거기 또 가자.
남자 : 거기?
여자 : 응. 생선구이 집. 네가 고등어 가시를 다 발라줘서 좋았어.
남자 : 응.... 또 가자. 가끔.
여자 : 근데, 있잖아.
남자 : 응 왜?
여자 : 소영이가 눈치 챈 것 같아.
남자 : 우리 사귀는 거?
여자 : 응.
남자 : 티가 났나?
여자 : 그런가? 그러니까 내가 비밀로 하지 말자고 했잖아.
남자 : 먼저 말하기가 조금..
여자 : 하긴... 조금 오글거리긴 해. 우리 사귑니다! 우리 cc에요! 으으으악. 다리미 다리미!
남자 : 다음 주에 엠티 가서 말할까?
여자 : 그냥 누가 물어보면 말하지 뭐.
남자 : 그래.
여자 : 지금은 뭐 하던 중이야?
남자 : 사실은 두드러기가 올라왔어.
여자 : 왜? 왜? 뭐 잘못 먹었어?
남자 : 생선?
여자 : 아닐걸. 나는 멀쩡하잖아.
남자 : 그런가.
여자 : 응 생선도 싱싱했어. 다른 거 잘못 먹은 것 같은데? 또 뭐 먹었어, 오늘?
남자 : 김밥.
여자 : 그럼 김밥이 문제인가 봐. 날 더워지니까 금방 상하잖아.
남자 : 그런가.
여자 : 응. 그런데 재환아~
남자 : 응. 말해.
여자 : 오늘 진짜 재밌었다.
남자 : 나도.
여자 : 그게 다야?
남자 : 아니. 오늘 밥도 맛있었고 영화도 재밌었고 너도 예뻤어.
여자 : 진짜? 아 어떡해. 나 가슴 한쪽이 간질간질 해. 기분이 이상해.
남자 : 히히

  1. 남자의 방

남자 : 나는 시현이를 좋아한다. 시현이도 나를 좋아한다. 시현이는 고등어도 좋아한다. 나는 고등어를 먹으면 두드러기가 난다. 시현이는 내가 고등어 가시 발라주는 것을 좋아한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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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알려야할..
정말 사랑한다면 이런 문제들은 솔직해지는게..

그렇죠? ㅎㅎ 숨기고 참고 이런것보다 솔직해지는 것이 좋아요~

말을해야죠...

나중에 여자친구가 자기한테 말도 안하고 혼자 묵묵히 견뎌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더 미안하겠어요ㅜㅜ

상대방과 오래오래 하고 싶으면 이런저런 대화하는걸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뵙고 싶어서 팔로우 꾸욱~ 해봅니다!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말씀 참 좋네요!

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판다군도 느끼한거 싫어하면서 연애시절 그냥 입다물고 판다양 취향에 맞춰줬다는 걸 결.혼.후. 알게되었습니다.
사실 알러지면 심한건데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게 너무 귀엽네요.
판다군이 생각나요 ㅎㅎㅎ

네네 쓰다 보니 좀 극단적이기는 한데 ^^
누군가를 좋아하니까 어느 정도 취향을 감내하는 모습은 참 이뻐요
남편분 자상하시네용 ~♡

저정도로 좋아해야 좋아하는 거구나, 싶습니다.
봄날 잘 느끼고 갑니다.

제가 최근에 생각한 것이~
"아 나는 참 내 취향이 중요했구나~ "싶었어요.
전 싫으면 싫은 거고 좋으면 좋은 것이었거든요~
그때 당시 남자친구가
'내가 이만큼 해주면 너도 좀 맞춰줘' 하는 요지의 말을 해서
'넌 왜 맞추는데? 힘들면 하지 마~' 이랬거든요 ㅎ
그 친구랑 기억이 참 안좋았어서 항상 걔가 나빠! 하는 마음을 가졌었거든요.
(구남친들 중 유일하게 안 좋은 기억이네여 ^^)
어느 부분 저도 참 어지간했다 싶어요.

하... 간질간질해서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 ^^
좋아하면 고등어 알레르기 따윈 애교죠 !

많이 심하지 않으면요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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