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를 황금 화분에 심고 난이라고 우겨도, 잡초는 잡초입니다.

in #kr7 years ago (edited)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안톤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 선수가 금메달을 놓친 사건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사건을 잊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입니다. 손에 땀을쥐게 하는 숨막히는 쇼트트랙 결승전에서 어처구니없는 일로 실격 판정을 받은 그 날, 전국민은 김동성이 되어 울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전에서 신아람의 마지막 1초는 흐르지 않았습니다.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에게는 네번의 공격을 할 수 있는 기나긴 1초가 주어졌고, 이는 우연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경기장에 주저앉아 통공하는 신아람 선수를 보며 함께 설움을 느낀 사람은 저 뿐만은 아닐것입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밤을 새가며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대한민국의 국민들.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했던 김연아 선수의 연기는 피겨스케이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을때 저는 너무나 큰 배신감과 분노에 손이 떨렸습니다.

올림픽 영웅들에게 어찌 1위와 2위의 실력 차이를 따질수 있겠습니까. 김동성, 김연아, 신아람만 위대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노, 소트니코바, 브리타 하이데만도 모두 대단한 선수들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응원하는 선수가 이기지 못했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닙니다. 판정의 불공정함에 분노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불공정함에 분노합니다. 어릴적부터 우리가 당해온 불공정함, 우리의 자식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함에 분노합니다.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법망을 피해 교묘한 방법으로 이득을 보는 기득권들에게 분노합니다. 자신의 권력으로 자기 자식 군대를 면제시켜주는 자들에게 분노합니다. 돈과 인맥을 이용하여, 자기 자식들을 남들이 가고싶어도 못가는 대기업에 꽂아주는 행태에 분노합니다. 부모 빽으로 이대에 입학한 정유라에게 분노하고, 자신의 힘과 권력으로 더럽고 불공정한 세상을 만들어버린 최순실과 박근혜에게 분노합니다.

불공정한것은 누가 봐도 불공정합니다. 어떤 절대자가 판단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내 판단 니 판단이 다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알고 당신이 알고 모두가 압니다. 뇌물로 사업을 따낸 사람도, 낙하산으로 요직에 앉은 사람도, 선생에게 촌지를 찔러준 부모도 자신들이 불공정한짓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단지 들키지 않으면 될거라고, 잘 감추면 아무도 모를거라고 생각하면서 양심에 눈가리개를 하고 함구 할 뿐입니다.

스팀잇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있는 담합보팅 논란. 이건 논란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있는 명확한 사실입니다. 이 글에서 열거한 것들 중 한가지에라도 분노 해 본 적 있다면, 본인들의 행동에 모두가 분노하고 있을것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고있을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본인들의 행동을 혐오스럽게 생각하고 있는지 외면하고 싶겠지만 추측은 하고 있을겁니다. 눈을뜨면 너무나 선명하게 보일까봐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을 것입니다.

스팀잇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불공정한 보팅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고, 받아들이고 안고 가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좋은 쪽으로 해결해 보려고 하는동안 이 불공정 보팅은 도가 지나친 어뷰징으로 발전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도 소트니코바 때문에 분노 했습니까? 안톤 오노 때문에 분노 했습니까? 그렇다면 초등부 스케이터가 부모 빽으로 김연아를 이기고 금메달을 따는장면을 몇달째 보고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지 잘 알것입니다. 궤변으로 정당화 하려고 하지 마십시요. 떠날 때 떠나더라도 최소한의 품위는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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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신 제목을 보고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수 없었지만
차분히 글을 읽고나니 어떤 심정인지 공감이 갑니다..
아무리 겉포장을 좋게 포장하고 꾸민들
그 속 내용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야이야이야~ 내 보팅이 어때서~ 담합하기 딱 좋은 나인데~~♪

캬하 ! 베어님 필력은 언제봐도 후덜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제가 단 대댓글 한번 봐주세욥 :D

냉정한 일침이네요... 좋은 비유입니다,

누군가를 당연스레 욕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 차려 보면 자기가 그 누군가가 되어 있는 경우가 있지요, 그래도 처음부터 그런 나쁜 의도는 아니지 않으셨을까.....

뉴비인 제 블로그까지 와서 댓글과 업보팅을 해주는 @asbear 님과는 다른 분들인가보네요. 감사합니다 팔로우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글을 써가는데 큰 용기가 될듯합니다.
그리고 담합보팅 관련해서도 찾아보고 블로깅 해야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담합보팅이 불공정한 보팅이라면, 마찬가지로 불공정한 보팅이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아니, 담합보팅의 기준을 찾는게 우선이겠지요. 1~2명에게 보팅파워의 50% 이상을 소모하는 일은 굉장히 흔합니다. 과연 어디부터 담합이며, 어디부터 느슨한 관계일까요? 불공정하게 가로챈 금메달에만 분노한다면 나머지 불공정은 주목 받지 않고 숨어서 편익을 취하겠지요.

아직도 어리버리하게 방황중인 뉴비입니다. 지금은 스티밋으로 인한 즐거움이 제 가장 큰 동력이고, 여기의 시스템을 알아가는 중이에요. 언젠가는 이 곳을 더 많이 이해해서 이런 글을 읽고 통찰력 있게 댓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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